제가 운영하고 있는 독서실을 마치고 배가 고파서 야참을 먹고 집에 들어가니 4시....

준비물들을 챙기고 간단히 씻고 나니 4시반..
아침에 6시까지는 일어나야 되는데...

잠이 들었다.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새벽5시 50분.....
밖은 아직 칠흑같이 어둡다. 밤이 무척 길어 졌군~!!
다시 잠을 청했다. 10분이라도 더 자야한다.
6시에 나의 핸드폰이 무섭게 울어댄다.
주인님 일어나시라고.....  ㅡㅡ;;

핸드폰을 끄고 다시 잠시 눈을 감았는데....
앗~!! 6시 20분이다.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
이 얼마만에 느껴보는 아침이란 말인가~!!

버스가 오질 않는다. 맘은 초조하고...
저 멀리 버스가 오길래 양재역을 경유하는 것을 확인하고는 무작정 탔다. 그런데.... 분당 내를 한참이나 돈다. ㅡㅡ;;
맘은 초조해 지고...... 늦으면 안 되는데....
일요일 아침이라 차가 적어 둘러 왔는데도 양재에 도착하니 7시 15분이다.
김정걸 선배님이 첨 산행이니 얼굴을 모르니까 양재 서초 구민회관말고 사당으로 오라셔서.....
택시를 잡아탔다.
택시 운전기사가 어딜 가시느냐고 묻는다.
월악산 산행을 한다고 했더니 월악산 좋은 산이라고 말한다.

관광버스 많이 세워진 곳에 내려 달랬더니....
1번 출구에 내려 준다. 시간은 다 되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망월산악회 버스는 없다. 아는 분 얼굴도 안 보이고......

다시 김정걸 선배님에게 전화를 했더니.....
10번 출구로 오라신다.
허겁지겁 다려 갔더니.......

첨 보지만 친숙해 보이는 얼굴이 날 맞아 준다. 정걸 선배님~!!

버스 안에서는 얘기하다 자다를 반복했다.

10시 반이 지나서 월악산 초입에 도착했다. 벌써 공기가 신선하다.
음~~~ 내가 여기서도 막내군~!!  ㅠㅠ

전삼영 선배가 선두를 맡았다. 막내는 삼영 선배를 따라 다니라 해서 열심히 따라 다니다 너무 늦게 간다 싶어 앞장을 섰건만...
이미 내 앞에는 수많은 선배님들이 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난 그걸 모르고 있었다니~~!!

중간 중간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챙겨 주시는 선배님의 따스함에 감복을 했고,
형님을 따라나선 형수님들의 산행 실력에 또 한 번 놀랐다.

아~!! 정상이 눈 앞에 보인다. 영봉~!! 바로 눈 앞인데...
왕복 두시간이 걸린단다. 설마~~

근데 설마가 사람 잡을 줄이야 ~~  ㅠㅠ

오를 때는 그래도 투지가 생겨서 자알 올라갔다.
정상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선배님들이 정상주를 마시고 계셨고...
나도 한잔 얻어 먹었다. 아~~~ 술 맛 조옿다...!!  ^^*

호연지기[맹자의 공손추 상편 참고] 란 이런 것이구나~!!
운무를 발 아래 두고 천하를 굽어보는 느낌~!!!

정상에 안 올라가신 선배님들 후회하셨을  겁니다.  ^^*

엥? 근데 내 뒤에 계실 줄로 알았던 전삼영 선배님과 이재민 선배님이 먼저 와 계시는 것 아닌가? @,.@
날아 오셨나?  ㅡㅡㅋ

기념 촬영을 하고 다시 하산을 하는 길은 곤욕이었다.
운동을 쉰 지 2달이 넘었고... 체력이 많이 바닥 난 데다가
군대 있을 때 말뚝박기로 탈이 난 왼쪽 무릎 측면 관절...
게다가 50kg을 지고 매일 아침 10km를 장장 5개월간 무장구보해서 탈이 난 무릎과
겨울철 스케이트 타다 넘어져서 물이찼던 무릎~!!

가파른 길을 내려 딛을 때마다 관절의 통증은 더해갔다.
젊은 놈이 그 것밖에 안 되느냐? 고 선배님들이 나무라실까봐 내색도 못하고..

점심을 먹고 내려가는 길은 더 통증이 심했다.
춥기까지 하고......  ㅠㅠ

악자 붙은 산은 정말 "악~!"소리 나게 만든다더니~!!

수안보 온천에 도착해 목욕을 할려고 양말을 벗어 보니... 왼쪽 엄지발가락 측면에 물집이 잡혀 있다.
ㅡㅡ  쓰리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니.... 온 몸의 피로가 싸악 가시는 것 같다.

저녁을 허겁지겁 먹고 .......(저녁 시간 좀 넉넉히 주세요~!! ㅠㅠ)
귀가차량에 몸을 실었다.

차 안에서도 선배님들의 술판은 질펀했고....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난 지쳐서 쓰러져 자기 바빴다.  (죄송했습니다. 선배님~!!)

눈을 뜨니 10시쯤... 복정 역이다.
내 몸은 안 아픈 곳이 없다. ㅠㅠ

독서실로 돌아와 아이들 귀가차량운행을  하고 일과를 정리하니 새벽 두시~!!
배가 고프다. 여느때처럼~!! 야참을 먹고 다시 돌아오니 새벽 네 시다. 난 잠을 청한다. 내일 제발 몸이 쑤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선배님들의 체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 다시 몸 만들기에 들어 갑니다.
다음 산행에는 날진 못하지만... 뛸 수 있도록~!!  ^^;;


산행을 다녀온 후 아쉬운 것이 있습니다.
아마 제 후배도 곧 생기겠지요?
그 후배도 똑같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생각이 되어...
제가 감히 건의 드립니다.
많은 선배님들을 뵈었지만....

정작 제가 기억하는 선배님 존함은 겨우 이채근 선배님, 진진하 선배님, 전삼영 선배님, 이재민 선배님, 이치원 형  정도가
고작이었습니다.

다음 산행부터 기수와 이름을 기입한 명찰을 만들어서 산행 때마다 총무 선배님이 가지고 오셔서 오신 분만 부착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선배님 이름을 보다 빨리 외울 수 있어서 더 빨리 친해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맨 아래는 망월산악회라고 조그맣게 소속을 새겨 넣고...
그리고 형수님들 명찰도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누구누구 선배님 형수 누구누구 뭐 이렇게....

지금 제 몸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욱신거리지만.....
기분은 날아갈 듯 좋습니다.

다음 산행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