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산행기

  (시조읊조리듯)

  목요일밤 과음하여 이틀간을 배앓았네
  금요일은 쫄딱굶고 토요일은 죽만먹네
  어느덧 선배님들께 약속한날 돌아왔네

  동래고 사나이로 한입에 두말할까
  비오든 태풍치든 간다면 가야하네
  일요일 이른아침에 주먹불끈 일어섰네

  집사람 애보느라 간밤에도 고생했네
  그러나 낭군님 망월산악 모임인데
  피곤한 몸이었건만 정성스레 점심싸네

  감자갈고 야채썰고 햄넣어서 샌드위치
  山타보면 眞價아네 싱싱한 오이챙겨
  산에선 나눠먹어야 넉넉하게 준비하네

  양재에서 버스타고 강남에서 지하철로
  강변역에 내려보니 여기저기 배낭일색
  와따메 우리선배님 이렇게들 많을시구

  오십구회 이쯤이면 중간은 될까했네
  아니었네 아니었네 내밑으로 둘뿐이네
  처음엔 보리자루마냥 어색함이 쬐금있네

  버스타고 삼십여분 내려보니 은고갤세
  강남포럼 모임갔다 망월산악 소개했던
  한원호 등반대장님 따뜻하게 맞이하네

  사람이 목맸다네 세상을 등졌다네
  약간은 움찔했네 재수좋다 위안했네
  아아아 어찌됐거나 고인명복 빌며가네

  비온뒤라 깨끗하네 촉촉하니 낙엽밟네
  능선따라 가는걸음 사뿐사뿐 가벼압네
  햇볕도 따갑지않고 공기마저 달콤하네

  날씨좋다 공기맑다 코스좋다 기막히다
  초보들 신났지만 선배님들 중간말씀
  오늘은 산보코스니 자만하지 말지어다

  땀흘리고 배살빠져 피부졿고 혈색돌고
  노폐물 빼다보니 어느덧 정상일세
  벌봉아 네이름마저 우릴위해 있구나

  즐거운 점심식사 김밥에 샌드위치
  참외에 매추리알 오이에 수박까지
  오홀치 고참선배님 소주내어 히트치네

  선배님 산상설교 귀담아 새겨듣고
  신참들 씩씩하게 신고식 거행하네
  어느덧 동고야함성에 남한산이 쩌렁쩌렁

  참석인원 팔십명 말이좋아 그렇지
  기수별로 골고루 나이차도 몇십년
  짝짝짝 일사불란은 진생선배 덕분일세

  땀도흘려 밥도먹어 서너시간 보내보니
  맞다네 그렇다네 잊고지낸 동고라네
  지잘나 동문회안간 지난날을 반성하네

  도란도란 지난얘기 음담패설 섞어가며
  선후배랑 질긴인연 확인하며 내려왔네
  그렇지 안홍선배님 滅私奉共 뺄수없네
 
  산사나이 산이좋아 그이유는 여럿있지
  웅장한 산봉우리 대자연 왔다지만
  동동주 도토리묵에 두부김치 버금가네

  주거니 받거니 선후배 잔돌리네
  고래심줄 질긴인연 외면한들 피할소냐
  동래고 벌한마리가 가슴팎에 새겨지네

  쫓다보니 2차에 가다보니 3차네
  중간에 살짝가는 요령을 못배웠네
  맥주에 노래방까지 첫모임에 뿌리뽑네

  아쉬운밤 거룩한밤 뒤로하며 헤어지네
  선배님들 좋은시간 다음으로 기약하며
  어즈버 망월산악회 무궁발전 기원하네

  집에와 생각하니 이틀동안 위염인데
  동동주에 맥주까지 잊고서 마셨다네
  그렇네 좋은만남엔 병까지 낫는다네

  집사람 피곤한지 아들과 자고있네
  늦결혼에 애키운다 수고많네 미안하네
  다음번 가평모임엔 가족동반 가볼까나

  (주 : 위 글은 망월산악회에 처음으로 참여한 동고인으로서 산에 대한 호연지기와 인간사랑의 따뜻한 정을 잘 표현한 시조형식의 글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