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봉 귀바위는  인수봉 정상 바로밑 동쪽사면에 마치 귀처럼 볼록 튀어 나온 바위이다.
저번  4월 14일  선배님들과 암벽교실 교육중 올랐던 곳인데 이후 전철을 타고 북한산 근처를
지나면서  아스라이 보이는 귀바위를 볼때마다  그때의 긴장감과  그 어떤 성취감으로 나도
모르게 손에 땀이나고 마치 지금 그위에 서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한다.
귀바위등반은  취나드B 코스( 5피치. 177미터)를  거의 5시간에 걸처서 오른 다음,
귀바위 바로 밑 테라스에서 시작된다.

취나드B 코스를 끝내고  성기가  프렌드를 다시 회수하고  돌아왔다.  뒤이어 올라온
뒤팀 2명이  점심을 먹는데  긍재가 주머니에서  부시럭 부시럭 단무지를
꺼내어 건내준다. 참 재미있는 친구다. 주머니에 단무지 넣고 인수봉을 오르다니…
그러나 저러나 이 귀바위를 올라야하는데  아까부터  둘러봐도 내상식으론 도저히
감이 잡히질 않는다.둥글 둥글 한 것이  전면은 약간 오버행이고 잡을만한 홀드가 없다.
여기서 하강하는 것도 아니고 오르긴 올라야 하는데 도데체 어떻게…
드디어 우리의 멋쟁이 선봉장  성기가  선등준비를 하는데 슬링을 두어개  쇠막대에
연결하여 오른손에 잡고 왼손엔 킥드로를 잡고 귀바위 좌측끝으로 바짝 다가가서 왼발을 귀바위에 걸치고 아슬아슬하게 귀바위에 붙더니만  왼손의 퀵드로로 10cm이상 떨어진 볼트에  
정확히 꼿고  그 퀵드로를 잡고 귀바위위로 가뿐히 올라서더니 약 15~20m의 슬랩을  올라갔다.
밑에서 보고있는 내손에 땀이 베어난다. 다음은 리정씨 차례다. 리정씨는 평택 벽우회 멤버로
성기와 같이 와서 우리와 합류했다. 구력에 걸맞게  3피치에선  연등하는 긍재와 재연의
후등자 확보도 했다. 암벽등반을 배우면서 보니  여자라고 얕보다간 큰코 다칠것같단 생각이
자주들었다. 도봉산 선인봉에서도 길자씨의 슬랩등반 솜씨는 우리를 주눅들게 했다.
리정씨가 귀바위에 발을 올려보지만 쉽게 발을 때질 못한다. 발아랜 정말 천길 낭떠러지니
아무리 확보줄이 있어도 자신이 서질않는 모양이다. 두어번 망설임 끝에 리정씨도 올라갔다.
먼저 올라가 있는 두사람이 솔찍히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내차례, 오른손에 슬링을 잡고 귀바위위에 발을 올려봤다. 왼발에 중심이동하면서
귀바위에 붙어야하는데  아래를 처다보니 아찔아찔 밑도 보이질 않는다. 용기를 내어 몸을
귀바위에 붙이는데 발은 그냥 있질 않는가!  다시한번 해보지만 역시 마찬가지. 여기서
내려갈수도 없고 길은 한가지 오르는 것 뿐이다. 심호흡한번 다시하고 에라~~
귀바위에 붙으면서 벙어리 홀드같은  바위를 한번만지고 퀵드로를 잡았다. “잘했어요” 라고
누군가 밑에서 용기를 돋워준다.볼트를 왼발로 딛고 일어서니 슬랩이 만만치 않다.
아침에 멀리 밑에서 보던 귀바위 위에 있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아득하다.선인봉에서
연습했던것을 다시 새겨보며 발은 11자로, 팔은 바위에서 떨어져서  발을믿고  몸무게를 실어서
한발 한발 조심조심 올랐다. 다행히 추락한번 안먹고 귀바위 정상에 올랐다. 오르면서 보니
오른쪽 발이 더 믿음이가고 왼발은 좀 불안했다. 공찰때도 오른발로 차거든요…왼발 운동을
좀 더 해야지…귀바위 정상에 올라서 사방을 조망하니 정말 장관이다. 내가 저~~어~~밑에서
올라왔다니…이어서 긍재와 재연이  솜씨좋게 올라왔다. 긍재는 어제저녁 알파인 스타일로
소주 마시는 바람에 혼자만 많이 마셨다면서도 잘도 올라온다. 바람이 새차다. 어제저녁
야영장에서도 바람 때문에 걱정을 했는데. 인수봉 정상에서 교장 선생님 목소리가 들린다.
빨리 올라오라고. 고독길로 간 팀은 벌써 두어시간전에 올라와서 기다리고 있단다.
성호도 무사히 올랐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놓인다. 어린 자식놈이 아빠 잘못만나 고생하는구나
때때로 반성도 해본다. 그래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촣은 추억거리가 될거다. 귀바위에서 20m 하강하고 영자크랙을 고정시킨 자일을 잡고 쉽게올라 인수봉 정상에서  고독팀과  합류했다.
아침 출발땐 모두 굳은 표정이었는데  정상에서는 다들 얼은 표정이다. 바람이 하도 세차게
분데다가 두어시간을 정상에서 기다렸으니… 서둘러 가지고간 점심을 먹고 증거를 남기는
기념촬영도 하고… 백운대가 마주보이는 하강코스에는 여러팀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50미터 자일  2동을 연결하여  1차 하강하고 다시 20미터정도 더 하강하니 비로소 땅이
밟아진다. 조금씩은 지친표정이지만  모두들 무언가 해냈다는 표정들이다.

이번 암벽교실  실습중  내나름대로 가장 인상깊었던 귀바위등반에 대해서 생각나는대로
적어봤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어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번 암벽교실에 수고하여주신
수원 클라이밍센터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함께하신 정호진.정태년.김광섭 선배님. 이긍재님.
박길자님. 그리고 흥열이, 성호 모두 좋은 추억이 되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주신 여러 선,후배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