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직 감정평가사로서 시간날 때 글을 끄적거리는 취미를 가졌습니다. 소설 몇 권과 여행 수필 몇 권을 냈죠. 아래 글은 생각이 있어 각 게시판에 도배를 한 글입니다. 적극 참여되도록 행사에 대해 알리는 게 중요한 것 같아서.******

동기회 모임이나 크고 작은 동문회 모임에 참석하며 언제나 가슴 뿌듯한 감동을 느끼고 동고인이라는 걸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것은 항상 마음깊이 후배들을 아끼고 배려해주시는 훌륭하신 선배님들과, 선배들을 존경하고 따르며 선배의 말이라면 이유 없이 오케이 할 수 있는 후배님들, 그리고 동기들 간에 오고가는 형제 같은 끈끈한 의리와 정이 한데 똘똘 뭉쳐진데서 오는 것이며 그것은 오랜 세월 공들여 빚어진 멋진 예술작품으로 아무나 쉽게 흉내낼 수 없는 우리만의 자랑인 것입니다.
올해 동문회 관련 여러 행사에 참석할 기회가 가끔 있었습니다. 몇 번에 걸친 저희 47회 동기회 전국 모임이라든가 등산이나 마라톤, 혹은 강남포럼 등 그룹별 지역별 모임, 망월산악회의 금오산 모임 등 크고 작은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선후배 동문들간에 이심전심으로 흐르는 동고인의 뜨거운 피를 느끼며 가슴이 벅차 오르고 코끝이 시큰한 기분이 맛볼 때가 많았습니다.
등반이 끝나고 헤어질 때 버스를 타고 떠나가는 동문들과의 작별이 아쉬워 눈가를 훔친다거나, 본인은 달리지도 않으면서 선후배들의 달리기에 참석하여 동반주나 응원을 해주는 일 등 예를 들자면 셀 수 없이 많지만 이런 일들이 누가 시킨다고 할 수 있는 일이겠습니까? 길바닥에서 구두 한 짝씩을 벗어들고 동고야를 외치는 멋과 낭만을 우리 동고인 아니고 누가 알겠습니니까? 우리는 이런 멋진 동고정신을 끝까지 살려나가야 하겠습니다.

9월6일 저녁 6시, 9월20일부터 시작되는 '경부이어달리기' 행사에 대한 실무진 모임이 서초동에서 있었습니다. 이 날의 모임은 그 동안 여러 번 진행된 모임의 마무리, 총점검 성격의 모임으로 그 동안 이 행사를 기획하고 실질적으로 준비해오며 혼신의 힘을 기울여오신 많은 분들이 마지막으로 세부적인 것들을 체크해서 결정짓고 나가는 모임이었습니다.
이 행사가 우리 동문들만의 집안 잔치가 아니고 대외적으로 커다란 의미를 지니는 중요한 행사이고, 더구나 처음 치르는 행사를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들도 많았지만 8월23일과 8월24일 양일간에 걸친 서울부산 합동 '영동-김천-현풍'간 연습달리기를 끝내고는 행사에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이날 모임에서 모든 행사에 대한 구체적인 것들을 하나하나 점검, 마무리지어서 이젠 날짜만 기다려도 될 단계가 되었습니다. 다만, 아직도 이번 행사에 대해 잘 모르고 있거나 혹시 달리는 사람들만의 행사로 잘못 알고 있는 동문들을 위한 홍보를 통해 많은 동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이번 '경부이어달리기 행사'의 의미는 아시다시피 우리 동고의 개교 105주년과 부산항일학생의거 기념일 제정을 기리기 위해 올해 처음 범 동창회 차원에서 마련한 것으로서 9월20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출발하여 11월16일 동고의 날에 부산 모교 교정까지 동문들이 함께 달려 내려가는 행사입니다. 이 행사의 대외적인 중요한 의미는, 우리 동고가 주체가 되었고, 배경과 규모 면에서 다른 어떤 항일학생운동보다 비중 있게 평가받아야 마땅할 소위 노다이 사건이라고 불리는 부산항일 학생운동이 미미한 평가를 받고있는데 대해 역사적 재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있는 바 따지고 보면 그 의미가 아주 큰 것입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으로는 그런 거창한 의미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이런 전국적이고 대외적인 행사에서 혼연일체가 된 동고의 힘을, 끈끈한 의리와 정으로 똘똘 뭉쳐져 조금치도 흔들림 없는 의연한 우리 동고인의 어떠함을 만방에 펼쳐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 동문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하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경부이어달리기'가 달리는 동문들만의 행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달리는 것이 행사의 주가 되니까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꼭 달리지는 않더라도 이 행사에 힘을 합쳐줄 수 있는 방법들은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 행사에는 9월20일 첫 출발부터 11월 16일까지 특정 토요일, 일요일에 9회에 걸쳐 달리기가 있습니다. 누구든 날짜와 구간을 체크하여 스스로의 체력에 맞게 단 얼마 거리라도 동문들과 호흡을 맞춰 달릴 수 있으면 달리는 것입니다(걸으면 또 어떻습니까?). 어차피 제대로 달릴 수 있는 동문들은 많지 않기 때문에 누구라도 함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간단한 도우미(음료수를 제공하거나 물을 뿌려준다거나), 응원도 좋겠지요. 달리는 코스가 경치가 좋다니 바람도 쐴겸 가족들과 drive라도 나오셔서 동고인이라는 이름아래 마음껏 악 한번 쓰며 응원하는 것도 멋진 일 아니겠습니까?
첫날 여의도에서 출정식을 마치고 달리기 출발할 때, 또 마지막 날 동고의날 학교로 들어갈 때 오십여 년 세월을 달리하는 선후배간에 함께 호흡을 맞춰 달리는 그런 그림을 한 번 그려보십시오. 이 행사는 어느 특정한 동문들을 위한 행사가 아니고 우리 동고인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행사입니다. 동고인으로서 그 이상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고 경부이어달리기'에서 나는 어떤 구간에서 뛰었다, 나는 어디에서 어떤 식으로 참석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요소요소에 동문들의 힘이 표출되도록 이 번 행사에서도 언제나 처럼 하나된 힘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동고야!

멋진 인생
부드러운 세상을 꿈꾸며

47회 박봉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