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으뜸 맛,장생포 고래고기
                                                 유 대 지(劉 大 知)
                                                1949년,울산시 성남동
                                                     울산초52.일중14,동래고44
                                          前, 울산시청
                                                 現, 6·25유자녀 25년사
 고향 음식 가운데 특이하면서도 오래전부터 시민들이 즐겨찾는 먹거리 가운데 한 가지를 고른다면 아마도 고래고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고래고기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출향민들에게도 아련히 떠오르는 향수과 더불어 고래고기의 그맛을  기억하고있다. 고래고기 맛은 향토적이면서도 고향을 떠올리는 대표적인 으뜸음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960년대쯤만해도 고래고기는 흔하게 맛볼수 있는 서민적인 음식이었다.
그시대는 포경업이 발달하여 고래잡이가 법적으로 허용되어 많은 식도락가들과 음식점은 물론이고 재래시장에서도 가격이 비싸지 않아서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그당시 고향의 포경산업이 이렇게 번성하게 된 것은 선구자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때문이었다.
  바로 나라가 해방이 되자 일제 강점기때 일본 포경회사에 근무하고 있던 김옥창(金玉昌)선원을 비롯한 다수 선원들의 눈물겨운 노력의 결실이 가져다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1946년 이들은 ‘조선포경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고래사냥에 뛰어들었으며,포경선을 구입한 김옥창, 맨몸으로 고래와 맞섰던 김세옹 등의 명포수, 작살포를 처음 제작한 양원호, 고래고기를 삶으며 기름을 분류하였던 김윤태 부자 등..
초창기 이런 분들의 고전분투가 있었기에 오늘의 장생포항은 포경산업의 전진기지로서 전국에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고 자료는 전하고 있다. 그로부터 장생포 고래잡이의 명성에 걸맞게 음식문화도 함께 발전하여 전국 식도락가들의 사랑을 받는 고향의 으뜸음식으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부~~웅”1960년대, 멀리 파도가 출렁거리는 장생포항구에서 구시가지로 어렴풋이 들려오는 포경선의 뱃고동 소리는 고래를 잡았다는 반가운 메시지로서 시민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기도했다. 고래를 잡은 그날이 되면 포경선 뱃고동 소리를 듣고 많은 사람들이 장생포로 구경가는 사람, 고래고기 음식점 주인들..그러나 대부분 일반 시민들은 그 현장을 상상하면서 고래고기 맛을 알게 모르게 느끼게된다.   나도 1960년대 할머니께서 멸치장사를 하시던 옥교동 중앙시장에 가면 바로 옆 노점에서 지푸라기로 얼거맨 삶은 고래고기를 할머니께서 사주셨는데  어린 나는 고기를 집으로 가지고 와서 부엌에서 소금에 찍어 혼자 먹었다. 그때 그맛을 지금도 잊지않고 있다. 할머니께서 어린손자에게 이렇게 가끔 고래고기를 사서 먹도록 한 것을 보면 그때 고래고기 가격이 결코 비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만큼 내가 즐겨먹으니 할머니께서 손자사랑하는 마음으로 삶은 고래고기를 자주 사주었다고 생각한다.그때 노상 옆에서 중년되시는 분들이나 노인들이 술잔을 나누시면서 고래고기를 안주삼아 이런저런 이야기하시던 풍경이 까마득하게 머리에 떠오른다. 그당시 고래고기는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기도하고 나처럼 나이어린 애들도 즐겨 먹는 부담없는 음식이었다. 고래고기 맛은 부위에 따라 열두 가지를 낸다고하니 그맛은 무궁무진하다.그때 우리집에 어머니라도 계셨더라면 기름이 잔뜩 배어있는 고래고기에 배나 무우를 썰어서 더욱 맛깔나게 먹을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남아있다.
그후 1980년대 포경업은 국제적으로 포획이 금지되는 등 사양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고래고기 중 가장 맛있는 부위는 뱃살. 고래뱃살 육회는 쇠고기 맛이 나고, 살짝 얼려 먹어야 제 맛이 나는 고래 가슴살인 배폭살(우네)은 씹을수록 고소하다. 꼬리, 지느러미 부위를 6개월~1년 정도 소금에 절인 꼬리살(오베기)은 차돌박이 맛이 난다. 이러한 여러 가지 맛을 골고루 다 맛 볼 수 있도록 모든 부위가 한 접시에 담겨져 나오는 게 ‘고래고기 모둠’이다. 현재 고향에는 30여 곳의 고래 전문 음식점이 영업 중이라고한다.
장생포의 그옛날 포경산업은 세월이 흘러 많이 변천되기도 했지만 아직도 장생포는 옛고래잡이의 항구로서 그명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불법 고래고기 환부사건으로 검찰에서 진실공방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고하니 안타깝다. 어서 사건이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어 고래고기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울산시에서 고래잡이의 옛 전진기지였던 장생포에 이전의 포경유물을 전시하고 고래와 관련된 각종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건립된 장생포고래박물관에 가면 포경산업 발전사와 고래이야기를 직접 볼수 있다고한다. 나도 올봄에는 고향에 가면 고래박물관을 둘러보고 그옛날 할머니께서 자주  사주시던 고래고기 맛을 보면서 옛추억에 잠겨 볼 것이다. 감사합니다.
동문님^ 항상 건강하세요. sps3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