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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우리 부부가 38선을 달리는 까닭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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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유대지(44) [ sps38@hanmail.net ] |
| 작성일 | 2015-03-15 |
우리부부가 38선을 21년간 86번째 가는 까닭은
나는 6.25전쟁때 아버지를 나라에 바친 경찰유자녀이다. 6.25전쟁이 발발하기전인 1949년 그해는 좌익세력들이 전국곳곳에서 출몰하여 크고 작은 사건들이 끊일 줄 모르게 발생하여 그야말로 국민들이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던 시기로 치안이 불안하여 국민들의 일상은 극도로 혼미하였으며 정부도 그당시 이러한 시국을 제대로 수습할 여력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왜냐하면 광복된 지 얼마되지 않아 정국이 어수선한 때였기 때문이었다. 당시 전국에서 날뛰던 빨치산들의 주요 근거지는 지리산을 비롯하여 준령을 끼고 있는 산세가 험악한 산골짜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인적이 드물고 발길이 뜸한 이러한 곳에서 특히 심야에 인근 양민들을 괴롭히고 경찰지서 등 지방 관공서를 습격하여 온갖 노략질을 일삼았으니 국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러한 살벌한 시기에 선친은 대한민국 건국의 경찰로서 경북도경 경주경찰서 안강지서장(전사당시 27세. 劉貴龍 경위)으로 근무하고 계셨다.3월이면 겨울이 채 지나지 않았던 그때, 선친은 애국청년단원 두 명과 함께 관내를 순찰하기 위해 지서문을 나섰다. 밖에서는 찬바람이 불었을 것이고 함께 나선 이들도 이처럼 추운 날 왜 순찰을 하려나하면서 속으로 다소 불만섞인 표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평소 그들이 평소 근무했던 지서와의 마지막이 될 줄이야, 그누가 알았으리요. 호젓한 산길을 걷고 산계곡에서 불어오는 그 찬바람을 맞으면서 한참을 가던 일행의 눈앞 산자락에 자그마한 초가집이 나타났으니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혹시나 이 부근에 준동하던 빨치산에 대하여도 물었으리라.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 주인은 이미 빨치산과 평소 내통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일행들은 몰랐으니.. 잠시 방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그때, 이들 일행의 귓가에 들려오는 빨치산 우두머리의 육성.
“ 경찰새끼들은 들어라! 네놈들은 이미 우리들에게 완전히 포위되었다! 손을 들고 항복하면 생명만은 살려줄 것이다! 열을 세는 동안 밖으로 나와라! 내말이 들리느냐? 하나, 둘, 셋,넷,다섯,여섯,일곱,...”
바로 그 집주인이 인근 산에 은거하고 있던 빨치산에게 연락하여 이십명의 빨치산 대원들이 그 초가집을 에워싸고 있었던 것이다. 사태를 직감한 일행은 대응 준비를 갖추자 적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교전이 시작되었고 수시간 만에 선친을 비롯한 대원 세 명은 이들의 손에 무참히 당하고 말았다. 이러한 교전사실을 전해 들은 인근 국군합동토벌대는 이 지역에 긴급하게 출동하여 잔당과 교전하여 적을 일시에 소탕했다. 이 전투가 바로 경찰전사에 빛나는 경주 안강읍 두유리전투이며,이 전투의 승리로 이곳마을 부락민들이 그후 생업에 안전하게 종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정부에서는 선친의 애국애족 정신을 표창하고 경찰 합동장례를 치루었다고 한다. 이미 고인이 되신 할머니로부터 수없이 들었던 선친의 무용담이다. 그후 나는 조손(祖孫)가정으로서 어렵고 힘든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정을 이루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선친의 그 구국정신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1994년은 남북이 핵문제로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도는 그때였다. 나는 전쟁의 그 쓰라린 아픔을 그 누구보다도 일찍 체험했기에 집사람에게 휴전선 155마일을 함께 걷자고 제안했다. 나의 이 황당한 제안에 순순히 응해준 집사람에게 나는 지금도 마음속으로 고마운 감정을 가지고 있다. 우리부부의 함께한 휴전선 155마일횡단은 남북이 휴전협정이 체결한 후, 사상 처음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를 출발하여 휴전선 가까운 지방도, 국도를 20일간 걸으면서 우리 부부는 드디어 파주 임진각까지 무사히 도착하여 이 행사를 마쳤으며 각 언론에서도 그 당시 이 횡단을 크게 다루어 주었다. 그만큼 그때 남북관계가 위중한 시기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부부는 휴전선 155마일 횡단기사를 지금도 읽어보면서 비록 힘들었지만 보람차고 얼굴도 모르는 선친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찬 고난의 길, 그 시간을 가끔 회상하곤 한다.
그후 우리는 강원도 양양에서 경기도 파주 임진각까지 민족의 비극이 서린 삼팔선을 21년째 85회를 걷고, 뛰고, 차량으로 달리고있다. 아시다시피 삼팔선은 휴전선과 더불어 우리민족에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전선이다. 우리가 이 삼팔선을 이토록 달리는 이유는 바로 전쟁의 무서움과 가정의 소중함을 국민과 전후세대에게 알리고 싶어서이다. 집사람 친정오빠도 6.25때 참전하여 전상으로 고통을 받다가 20년전에 돌아갔다. 우리는 한마디로 전쟁 최대피해자로서 그 아픔을 함께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이 삼팔선 횡단행사를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연초와 6.25전후 등 일 년에 두 번정도 함께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러한 우리부부에게 부쳐진 닉 네임은 바로 38선맨이며,우리부부에게 걸맞는 이름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업적으로 2013년 나는 당시 김문수 경기도지사로부터 경기도 최고도민으로 선정되어 표창을 받기도 했다.
지금 북한은 우리 대한민국을 향해 연일 비방하면서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핵무기로 공갈협박을 일삼고 있다. 언제 또다시 제2의 6.25가 발발할지 모를 상황이다. 우리부부는 북한의 위협이 또다시 다가온다면 언제나 38선으로 향할 것이다. 그리하여 호국영령들의 그 숭고한 숨결을 느끼고 그 의미를 새롭게 할 것이다.지금쯤 38선인근 산야에는 수많은 호국의 영혼이 서린 진달래가 곱게 피어날 시기이다. 이번 호국보훈의 달에 우리부부는 또다시 86번째 38선을 달릴것이다. 감사합니다. 01062559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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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동기님
항상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