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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태국(42)동문의 중앙일보 신년 대담 소개
글쓴이 동창회사무국(1) [ donggoyamail@hanmail.net ]
작성일 2007-02-07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강원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며 한국사회학회장인 전태국(42)동문의 2007년 중앙일보 신년 좌담  <`외환위기 10년` 전문가 좌담 가자! G10으로 > 를 소개 드립니다.

[2007년새해특집] `외환위기 10년` 전문가 좌담 가자! G10으로 [중앙일보]
`정부·기업·가계 모두 우울증서 벗어나야`  

 
한국 경제 특유의 역동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외환위기 이후 약해진 우리 사회의 연대의식을 높이는 방안을 좌담회 참석자들은 논의했다. 좌담회 참석자 - 김정수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 전태국 한국사회학회장,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 이영선 한국경제학회장


세계에 역동을 자랑하던 한국 경제.사회를 뿌리부터 흔들어 놓았던 1997년'IMF 외환위기'.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국은 아직도 그 위기가 몰고 온 상실과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환위기로, 또 그 이후 10년을 지나는 동안 한국 경제.사회는 과연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가. 잃었던 경제 활력과 사회적 일체감을 되찾고 새로운 역동의 10년을 맞을 길은 없을까.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사회학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댔다.



▶김정수 중앙일보경제연구소장(사회)=올해는 97년 외환위기를 맞은 지 10년이 되는 해다. 우리는 과연 위기에서 말끔하게 벗어난 것인가.

▶이영선 연세대 교수=지표로는 일단 성과가 있다. 거시경제 지표가 좋아졌고, 기업의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등 실물지표도 나아졌다. 금융 구조조정을 했고, 금융감독 체계도 통합.재편됐다. 그러나 바뀐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구조조정을 열심히 했으니 성장 동력도 얻고 미래가 좀 보여야 하는데 썩 밝은 모양새는 아니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외환위기의 측면에서만 보면 외환보유액 등을 감안할 때 다시 그런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전태국 강원대 교수=경제위기가 우리에게 준 상처는 너무 컸다. 비정규직이 확대됐고 고용이 불안정해졌다는 점에서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보긴 힘들다.

▶사회=외환위기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정 소장=변화의 측면에서 보자면 과거 10년간 기업이 가장 많이 변했다. 기업 경영이 과거 규모 위주에서 수익성과 성과 위주로 변했다. 그 결과 기업 실적과 체질이 개선됐다. 금융도 대규모화됐고 건전성도 좋아졌다. 그러나 정부와 노동계가 변하지 않았다. 정부는 여전히 비효율적이고 시장에 많이 개입한다. 노동시장은 대기업 강성 노조를 볼 때 유연해졌다고 하기 힘들다.

▶전 교수=외환위기는 우리가 세계화를 경험한 최초의 역사적 사건이다. 개별 국가 단위의 시각에 머물러 있던 우리 사회가 포스트 내셔널 시대에 살게 된 것이다. 권위주의 발전모델을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계기도 됐다. 합리성.투명성 등도 세계화 과정 속에서 얻은 것이다.

▶이 교수=글로벌 기준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았다. 과거엔 시장이 잘 작동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시장이 기능하는 영역이 커졌다. 하지만 글로벌 기준이 우리 경제에 제대로 접목돼 잘 돌아가고 있는지는 여전히 연구 과제다.



▶사회=위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잃은 것도 있을 텐데.

▶정 소장=영미식 자본주의가 도입되면서 자본시장이 기업을 규율하는 변화를 겪었다. 회사가 잘못하면 경영권을 빼앗길 수도 있고, 주주가 경영진에 압력을 넣을 수도 있다. 부채비율 감축, 계열사 간 상호지급보증 폐지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업 경영은 보수적으로 변했다. 이는 부분적으로 투자 부진과 저성장으로 이어졌다. 외환위기 당시 혼났던 경험까지 합쳐져 기업 경영이 보수적.방어적이 됐다. 한국 기업의 특성인 역동성이 사라졌다.

▶전 교수=공동체적 유대의식이 흔들리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신자유주의가 도입되면서 상생의 개념도 약화됐다.

▶정 소장=외환위기는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직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고, 공격적으로 도입된 성과급제도 등으로 전체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각박해졌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저출산으로 이어지는 등 한국인의 심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더 치열하게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도 강해졌다. 아파트 투자 열풍의 원인도 이런 게 아니겠나.

▶이 교수=국가재정이 어려워졌다. 재정 건전성이 낮아지면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아진다. 민간투자까지 위축될 수 있다.

▶사회=저성장의 병폐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양극화가 아닐까 한다.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면 일자리가 불안해지고 투자와 소비가 위축된다. 한마디로 만병의 근원이다. 양극화는 사회 갈등을 일으킨다. 정치가 이런 사회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 교수=지니계수를 보면 위기 직후인 98~99년 소득 불평등이 확대됐지만 그 이후 서서히 회복된 것도 사실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소득 불평등이 더 악화됐다고 얘기하긴 힘들다.

▶전 교수=국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는 그래도 국민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해 줬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국가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노동시장 유연화니 구조조정이니 하면서 국민 각자의 삶의 터전인 일자리를 불안하게 했다. 지니계수가 개선됐다고 하지만 아직 가장 양호했던 수준까지 회복된 것은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소득보다 자산 불평등 문제다. 이념 갈등으로 인한 손익은 함부로 판단하기 힘들다. 냉전 체제 하에서 정치적 미성숙 상태였던 국민의 정신이 최근의 좌우 갈등을 겪으면서 깨어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정리=서경호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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