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20일
2박3일 동안
코오롱등산학교 설상반 제24기 교육훈련에 참가하기위해
오전11시에 차를 몰고 설악을 향했다.

가는길에 저녁을먹고 오후6시경
비선대산장에서 장비를 풀고
7시부터 설상훈련에 대한 동영상교육

1) 설상등반기술 2) 설상확보기술 3) 설상확보물설치
4) 글리세이딩,활락정지 5) 안자일렌과 팀제동 6) 크레바스 구조
7) 설동/눈블록만들기
등등 ....

밤 10시 이후에는
내일 새벽5시부터 죽음의 계곡으로 이동하기 위한
장비 점금에 들어갔다.
각자 개인 장비들의 무개는 대략 23~25 kg

비선대산장에서 침낭속에 누워 잠을 청해 본다.

2월21일 새벽5시에 기상
조별로 바나에 불을 피워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죽음의계곡으로향했다.

무거운 빙벽화의 신발을 신고
일어서기 조차 힘든 배낭을 어께에 메고
미끄러운 산길을 올라가는 산사나이들

세상에 태어나서
하고싶은 일들도 수없이 많을 터인데
왜
하필이면
이렇게 힘든 길을
왜
돈까지 바쳐 가면서
목숨을 걸고 할려고 하는지


아마도
모르리라





양폭산장을 지나 천불동 계곡을 오를때 쯤에는
배낭의 무개와 DK의 무개가 발걸음을 무디게 한다.
지금까지의 완만한 경사
지금 오르는 철계단의 연속

자기 나름대로 살아온 生의무게 만큼이나
몸속에 젖어 들어온다.

천불동을 지나
희운각 가기전에 좌측으로 들어 서면
죽음의 계곡으로 가는 길이다.

설상과빙판을 이리저리 연달아 지나
30여분 지나면 1968년도 인가
히말라야 원정대원 10 여명이 훈련중 눈사태로
영원한 산악인이 된 곳이 바로 여기이다.







survival 훈련

칼날 같은 눈으로 뒤덮힌 산등성이를 지나다가
앞으로던 옆으로던 뒤로던
넘어 졌을때 살아남는법

또한
크레파스에 빠졌을때 팀전체가 살아남는법 등을
실제로 훈련을 하지만

정말 살아남을수있을까?






여성 등반가로 8000미터이상 고봉을 일곱좌 등정하는데 성공한
고미영 등반가
또한
8000미터이상 고봉을 일곱좌 등정하는데 성공한
김재수 등반가는 말한다.

확율상으로 아마 1/100 도 살아남기 힘들 거라고

떨어지면 수백미터
크레파스에 빠질때는 떨어지면서 이러저리 부딧쳐
살기힘들 거라고


그르나
우리는 확율상으로
살아남기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법을 배운다.

할수 있다는 것과
할수 없다는 것과의 차이는

삶과죽음의 차이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여기서 배울수 있지 않을까?






설동
눈보라가 휘몰아쳐 더이상 진퇴가 어려울때
눈을 파고 동굴을 만들어 대피하는법

눈블록을 쌓아 바람을 막고 대피하는법

실제
설동을 파고 들어가 보면 그렇게 안온하고
따스할수 있을까 할정도로 포근함을 느낀다.




훈련을 마치고
설상을 깍아내어 오늘밤 잠자리를 만들고

팀별로 저녁식사를 하는데
우리조는 동태찌게를 해서 먹었다.
산속에서 해먹는 동태찌게의 맛은 천하의별미

날은 저물고
저녁을 먹고난 후의 커피맛
또한 별미라

해보질 않고는 느낄수없는 짜릿한 맛들





바람이 서서히 불어온다.
훈기는 어둠속에 뭍혀가고
영하25~26도의 냉기만이 감돈다.

바닥에 메트레스를 깔고
침낭속에 몸을 웅쿠려 보았지만 몸은 으시시하다.

바람이 더욱 거칠게 몰아친다.
거센 파도가 몰아 부딧치듯 골짜기를 울리고 사라졌다가는
다시 몰려오고 수없이 반복된다

별들은 더욱 초롱초롱 하다
침낭속에
눈만 내어놓고 밤하늘을본다

북두칠성이 언제부터 인가 내머리위에서 나를 내려다 본다.




죽음의계곡에서 대청봉에 이러는 길이다.
굵은 등고선과의 거리는 100 미터
굵은 등고선이 8개

그래서
직선상의 높이는 800 미터
경사도를 감안하면 약 1000 미터
경사도는 60~70 도 이다.



오르기전 우리팀이다.
대단한 친구들 이다
북미대륙의 최고봉인 메켄리봉을 등정한 친구들이 둘 있고
백두대간과정맥.지맥을 두루 섭렵하고 킬로만자로 등을 등정한 친구들도 있고
얼마전에
김재수등반가와 고미영등반가와 함께 겨울의 후지산을 등정한 친구도 있
다.

두사람은 코오롱등산학교 대표와강사님 이다





죽음의계곡을 오르고 있다.
설상: 바닥은 눈이얼어 붙어 빙판이고 위는 눈으로 덮혀있어
일반 아이젠으로는 올라갈수 없고 빙벽화에 크렘폰(아이젠)을 착용하고
아이스바일 이나 피켈을 사용하여 올라 갈수 있다



피켈을 가지고 눈위를 박으면서 오른다.



점점 날씨가 흐려 지면서 눈바람이 휘날린다.
앞과뒤가 잘보이질 안는다



안전벨트는 하고있으나 아무른 안전장치없이 그냥 오르고있다



사진으로는 경사도가 별로없어 보이지만 갈짓자로
올라도 힘들정도로 가파르다.




힘들어하고있는 모습
담력없이는 오르기가 수월하지 않다






죽음의계곡을 약200 여미터를 올랐을때
오른쪽 허벅지의 근육이 굳어왔다.
손을따고 근육을 조금풀었지만 발끝에 힘을 주기가 불편했다.
점차 팀과의 거리가 멀어져 가고
운무속에 휘날리는 눈들이 시야를 더욱 흐리게 한다

아이스바일을 눈속에 찍어넣고 크렘폰으로 차넣고 몸으로
아이스바일을 누르고 쉬어본다.
몸이 풀릴때 까지
그리고 오른다.

이렇게 하기를 수십번
밑을 내려다 본다.
수백미터의 아찔한 낭떨어지만 보일뿐
아무도 없다.

위를본다
인기척도 그림자도 운무속에 끝도 보이질 않는다.

오직
나 혼자만이 존제할 뿐이다.

이를지 저를지의 갈등은 있을수가 없다.

선택은 단 하나
나는 오를수 있다는 나자신의 믿음과
오를수 밖에 없다는 의지로 오르는것 뿐이다.



우리조 만이 힘든 구간을 올랐고 다른조들은 우회하여 올라 쉬고있는 모습

그래서

내뒤로는 아무도 없었다



극한 상황을 이겨낸 후의 흐뭇한 모습



대청과중청 사이에 있는 표시판

언제인가
삼십대 중반 이었을까
1월1일
산장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출을 보고 설악동으로
하산을 할려고 할때

희운각 대피소에서 소청까지 등산객들이 빨렛줄 처럼 늘어져 있어
죽음의계곡 윗능선을 타고 희운각까지 내려온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젊은 혈기가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짓게 한다.



내뒤에 있는 친구가 내가 올라오는 사진을 찍어 주었다




모든 훈련을 끝내고 비선대 산장으로 가고있다

이러한 모든 훈련들이 내생애에 어떤 영향을 줄것인지
또한
내가 원하고 바라는 히말라야 등정을 할수 있을지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는 대는 팀당 약 1억 여원을 네팔당국에
내어야 하는데 그리고 팀의운영비 등등...

극한 훈련을 이겨내고 부푼 가슴으로 하늘을 본다
운무가 걷혀가고 푸른 하늘이 산허리를 휘감아 온다.

곡주 한잔이 그리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