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승가사의 여흥을 즐기러 승가사 주위의 남은 코스를 위하여 집을 나섰다.

불광역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삼천사골에 내렸다.

서울시내 한 낮 기온이 15도라 하였으니 바람만 불지 않는다면 사모바위 정상에서의 기온은 10도는 족히 넘으리라 예상을 하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삼천사골을 지나다 보니 우측 계곡에 전투수영장이라고 군인들의 훈련장도 있었다.

내 생각에는 훈련도 훈련이지만 하계휴양소개념으로도 활용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측으로 사모바위 2.9키로, 비봉 3키로 푯말을 보며 오르막 산길을 오르고 올랐다.

일행들은 사모바위에서 점심 먹고 탕천대로 간다고 하여 꼭 가보고 싶었던 비봉을 보아야 겠다는 생각에 동기 민광이와 나는 산행 부대장께 살짝 보고 드리고 대열을 앞서 나갔다.

최소 30분 이상의 시간을 벌어야 했기에 서둘렀다.

아침을 먹지 않은 민광이를 위해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싸준 김밥에 막걸리 한잔을 하였다.

산에서 먹는 막걸리…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병풍처럼 둘러 진 바위산의 위용을 보면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바로 능선을 오르는 길이라 쉽지 않다.

금요일 마라톤 연습을 하고 토요일 승가사를 다녀온 터라 허벅지가 퍽퍽한게 운동한 효과가 있어서 힘은 들었다.

하지만 진흥왕순수비를 꼭 보아야 겠다는 생각에 발길을 서둘렀다.

사모바위 도착하니 큰 광장에 1만명 단위의 큰 행사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사모바위..

사모바위에 대한 여러 설이 있었으나 모가 4개 나서 사모, 인조때 병자호란으로 전쟁터에 갔다 온 남자가 사모하는 여자가 청나라로 잡혀간 여인을 생각하며 북쪽을 바라보다 돌이 되었다는…설…양쪽 어깨에 견장을 올린 형상이라 하여 장군바위라고도 하였고, 1968년에 북한에서 청와대 폭파를 하려다 생포된 김신조일행의 1차 목표지점이어서 김신조바위라고도 불렀단다.

서둘러 비봉을 향했다.

200미터 가니 비봉 올라가는 입구가 보였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거나 눈이 녹지 않았을 때에는 바위를 타지 못하게 하고 있단다.

좋은 날씨에 감사하며 조심조심 비봉 정상을 향해 올랐다.

겨우겨우 올라서니 556미터에 위치한 국보 3호 진흥왕순수비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진흥왕 순수비는 신라 제24대 진흥왕(재위 540~576)이 한강 유역을 영토로 편입한 뒤 이를 둘러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순수척경비(巡狩拓境碑)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정확한 연대는 기억 나지 않으나 1970년대에 국립공원직원이 국립박물관으로 옮기고 복제비를 세워 놓았으나 원형에 가깝게 복제되지 않아서 2009년 2월 19일 균열을 내고 귀퉁이를 제거하고 난 후 제막식을 거행하였다고 한다.

이 비석은 암석 덩어리인 비봉 꼭대기에 세워진 이래 오랫동안 그 존재가 잊혀졌으나 1816년 추사 김정희가 친구 김경연과 함께 발견, 그 내용을 판독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광개토대왕이 남진하여 한반도의 중심인 충주(忠州)에 중앙탑을 세운 의미.

진흥왕이 서울을 수복하고 한강유역을 신라의 영토로 편입한 의미.

사나이의 기개와 감회를 다시금 생각케 한다.

 

탑신의 뒷면에는 6.25 전쟁으로 추정되는 총탄흔적이 보인다.

아마도 사격연습을 했다고 하니 시대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탑신을 안고 진흥왕순수비를 세웠을 감동의 그 시절을 연상해 본다.

비봉을 조심조심 내려와서 다시 사모바위의 광장에 앉아서 일행보다는 약간 늦은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비봉을 비껴 지나 향로봉 입구에서 탕천대로 방향을 돌린다.

상명대 방향-구기동쪽으로 내려오니 50회 선배님께서 운영하는 장독대에 도착하였다.

넉넉한 인심으로 동문을 맞아 주시는 선배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과메기와 두부김치, 파전, 된장국을 안주 삼아 반가운 선배님들과 서로의 안부와 건강을 묻고 즐거운 시간 이었다.

이틀에 거친 산행이었지만 이틀 내내 크고 작은 감동을 느끼며 승가사, 사모바위, 비봉을 둘러 보았다.

묵묵히 외롭지 않게 동행해 준 아들 재경이와 친구 민광이…

동문 선후배님들게 감사의 말씀과 건강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