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강철희 
| 제목 | 휴가를 설악에서 암벽과 함께 (장군봉) |
|---|---|
| 글쓴이 | 박기현(40) [ coma21@chol.com ] |
| 작성일 | 2007-08-29 |
2007년 8월11일 토요일부터 7박8일동안
설악산 비선대산장에서 여장을 풀고
코오롱등산학교
암벽반23기에 입교를했다.
두달전에 전국에있는 등반 메니어들이
코오롱 등산학교 암벽반에 참가하기위해
56명이 입교하게되었다.
그중 운좋게도 나도끼어들수있었다.
8월11일 토요일은 서울건축사등산동호회에서
춘천에있는 오봉산 산행이 있어
산행후 춘천에서 설악산으로 가는데
설악동에 도착하니 밤10시.
설악동에서 비선대산장까지
40kg 정도의 짐을지고 캄캄한밤에
올라가는데
땀방울은 비오듯
흐른다.
계곡에서 흘르내리는 물소리
한 여름밤을 그토록 흔들어대며
토해내는듯 울어대는 매미의 울음소리
그렇게
한여름밤은 깊어가고있다.
11시에 도착했음을 알리고
잠자리에 들어갔지만
앞으로의 7박8일 동안
일들이
첫날은 잠을 설치게 했다.
시간표는
새벽 5시30분에 기상
30 여분동안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7시20분 아침식사
7시40분 (약10시간) : 보통 8 ~ 12 피치 정도 암벽등반 오후 5시~6시.
6시 ~7시30분 : 저녁식사.
7시30분 ~ 10시 : 등반에대한 역사와 이론
10시 ~ 10시30분 : 반별로분임토의
잠 잘시간도 별로없다
설악산 비선대에서 금강굴 쪽으로 보이는 장군봉 과 적벽
금강굴쪽에서 마등령으로 오르면 왼쪽은 마등령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출입이 금지된 장군봉 쪽으로 가는 길이다.
앞도 뒤도 좌도 우도
쏫아오른 절벽앞에
인간의 나약함이
그기에 있지만
인간 이기에 또한 해 낼수있는
용기와 힘이 있다는데
놀라지 않을 수없다
오르고 내리고
떨어지지않는 두발과 두팔이
두발은 두팔을 의지할려고 하고
두팔은 두발에 무게를 맡길려고
한다
중심은 내가 잡아야 하건만
잡을곳도 발뒤딜대도 없다.
그렇게해서 잠시숨돌릴 시간에
딸아이와 나이가 같은 동료와함께
뒤에 서있는 이친구도 딸아이와 나이가같다
17살 부터 내나이까지이고
그의대부분 30대와40대 젊은이들이다
암벽등반을위해
한달전부터
팔굽혀펴기
턱걸이
들어올리기
양재천걷기 등을해왔지만
순발력과 굳어있는몸은
정신력으로 지탱해본다.
장군봉 정상에서 천불동쪽으로
바라보는 시야는
비록 설악산의 일부분만 보이지만
중국의 황산보다 더 우람하고 장대하고
남아의 호연지기를 느끼게하는
산은 없을거다.
온 몸과힘으로
정상에 올라 섰을때
생과사의 갈림길에서
무언가 해냈다는
온몸으로 느껴오는 전율같은
자부심이란...
여기서
실제로
자일로 내려가는거리는
약 100 미터 정도이지만
밑에서위로올려다보면
500 미터가 넘는다
금강굴쪽으로 하강 했을때
벌써
5시가넘어서고있었다
어려운난관을 무사히 해냈다는
뿌듯한 기분으로 동료들과 함께
암벽반을 함께 수료한 한 친구의 절규같은 글
다른 생의 체험 코오롱 등산학교/
끝이 보이지 않는 벼랑에 대롱대롱 매달려
밑을 내려다보면 오싹한 느낌,
온몸엔 소름이 돋았습니다
무너질 듯한 바위들의 장대한 힘은
사정없이 나를 압박하고
현실의 기억조차 생각나지 않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추락 속에서 전율하는 가슴은 멍들고
흘러내린 땀방울에 얼룩진 몸,
바위들은 날카로운 모서리로 그어댔습니다
내가 왜 여기에 와서 이 힘든 길을 선택했을까 ?
후회와 절망의 나락을 오르내리면서도
함께하는 동료가 있어 절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쉬익! 허공을 스치는 자일 소리,
나는 고통스러울 때마다 외쳤습니다
"이 길 또한 내 인생이기에 포기는 없다 !"
매 순간, 그 말이 바위마다 새겨진 설악산,
암벽 23기 여러분과 함께한 7박8일,
또 다른 생의 체험을 한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