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고등학교재경총동창회

제가 소속된 망월마라톤회의 강릉 경포대 전지훈련(5/25-26)시

시간을 내서 첫날(토) 사천진항에서 배를 빌려 6명이 가자미 낚시를

하였고, 다음 날(일)은 새벽 3시 30분에 기상하여 동쪽 바다를 향한

룸 창에서 커튼을 살짝 젖힌 채로 검은 장막이 걷히기를 노심초사 기다려서

마침내 4시 40분 홀연히 그리고 쥐도 새도 모르게 숙소를 빠져나와 해변으로 향했습니다.

역시 경포 해변은 길고 길어서 남쪽끝 갯바위와 테트라포트가 있는 곳까지는

약 1.5km는 족히 될 듯 했습니다. 마음따라 발길이 마라톤 모드로 전환되기에

군장구보(낚시꾼의 군장이란 다름아닌 낚시대를 포함한 장비이니까)로 내 달렸습니다.

마침 반대편으로는 야간 경계근무를 접고 해변을 훝으며 지나는 일단의 군인 아들들이

다가 오고 있었습니다. 먼저 갯바위랄 것도 없는 모래사장 언저리의 너럭바위 위에서 원투로

쪼맨한 잡고기 한 수 하곤, 안되겠다 싶어서 건너편의 항구 앞쪽 테트라포트로 이동했습니다.

개인적으론 테트라포트 타기를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었고, 몆 번의 쳐박기 끝에

가당챦은 입질, 당겨도 자꾸 물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으로 몇초간 이어진 줄달리기

끝에 얼굴을 드러낸 것은 크지 않은 "우럭" 이었습니다. 동해안 우럭, 동해안 갯가에서

평생 처음 잡아보는 우럭은, 방금 전에 붉게 떠오르며 심장을 끓어오르게 하는 동해의 해

와 다를 바 없는 또 하나의 심장 충격기였습니다.

내게 새벽 기쁨을 전해 준 나만큼이나 새벽 잠없고 부지런한

우럭이를 원 위치시킨 후, 바로 채비 챙겨서 마라톤 회원들의 새벽훈련 코스인

경포호 둘레길로 내달려 마침 둘레길을 돌고 있던 57 후배와 500m 정도 동반주 후

바로 숙소로 향해 운동복으로 갈아입곤 다시 주로로 나와 경포호를 뱅뱅 도니:

그대는 아는가

그대가 달리는 이 환한 새벽은

바짝 달아오른 눈빛으로 칠흑을 녹여내고

서걱이는 어둑한 砂場에서 긴 장대 휘적휘적 휘둘러

몰아낸 어둠의 빈 자리를 차지한 점령군 전초병임을

그리고 내가 벌써

"새벽에 한 수 하고 뛰는 것을...."

사진 중 위 둘은 배낚시,

아래는 새벽낚시 우럭!

사족: 배낚시에서 진달래 분홍빛과 철쭉의 진홍색,

그리고 희디 흰 벚꽃의 피부로 조화를 이룬 문어를

수면까지 올렸는데, 부선장(이 배는 두명이 타더라구요)

놈이 대뜸 자기가 들어올리겠다며 낚시줄을 거머쥐고

들어뽕을 하다 털과 버리니, 뒤에서 보고 있는 선장님이

쏘주 세병 날아갔다며 부선장 놈을 마라카네요. 아깝구 원통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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