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해가 더 가고 설날 아침에 떡국 한 그릇 먹고 나면 

아이 들 세배 받고 세뱃돈 나눠 주느라, 오랫만에 보는 친지 들과 한잔 기울이며 회포를 푸느라, 함께 들뜬 기분에 젖어 보기도 하겠지만, 

아마도 여기 저기서 '에고~~ 하는 일 없이 또 한살 더 먹는구나' 라며 한숨 쉬는 사람 들도 적지 않더라. 

 

인생 60을 넘기고 나니 흔히 들 세월은 시속 60 키로의 속도로 휙휙 날아 가는 듯 하다면서, 딱히 매달려 하는 일 없으니 맥이 빠진다면서, 날이 갈수록 몸이 그 전 같지 않다면서, 이 나이에 또 무엇을 하겠냐면서 애써 노인네 행세를 하려는 사람 들도 적지 않더라.

 

곧 나가면 지하철도 공짜로 타는 나이가 된다면서, 신종플루 예방주사도 남보다 먼저 맞는 나이가 된다면서, 애써 나이 먹은 것을 자랑 아닌 자랑 처럼 말하는 이 들도 적지 않더라. 그러면서 행동과 대화를 함에 애써 젊은 세대와는 달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는 이 들도 적지 않더라.

 

그리고 그 많은 얘기거리 중에서도 '늙어 가면서 해야할 일 들' 이라던가 '편안한 노후 생활' 이라던가 '곱게 늙는 방법' 이라던가 이런 일들에만 신경 쓰는 이 들도 적지 않더라.

 

최근에 발표된 한국인의 평균수명을 보면 남자는 78-79 세, 여자는

82-83 세 정도로 길어 졌다는데, 실제 그 나이를 먹어가는 많은 사람 들의 생각은 평균수명 60-70 세 일 때와 크게 달라진게 없는 것 같더라.

 

삼국시대나 고려시대, 그리고 이조시대 중기 까지만 해도 60세 까지 살면 장수 한다고 했으니, 만약 우리가 지금 그 시대에 살고 있다면 이미 유령이나 다름 없는 존재 일꺼다. 그리고 먼 훗날 과학과 의학이 지금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발달하게 된다면 인간의 평균 수명이 100세를 훌쩍 넘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닌 세상이 올지도 모르고, 만약 우리가 지금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면 이제 겨우 인생의 절반을 넘어선 중년에 지나지 않을 우리 들이 아닌가.

 

친구 들아 ! 새해를 맞으며 이제 우리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살아보면 어떻겠노 ?

 

세월이 시속 60 키로의 속도로 날아 가는게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정신이 시속 60 키로의 박력있는 힘으로 달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떨꼬 ?

 

매달려 하는 일이 없다고, 몸이 그전 같지 않다고, 이 나이에 새삼 스럽게 무엇을 하겠냐고 손자 손녀나 들여다 볼 나이라며 앉아 있지 말고, 지금 까지 시간이나 기회가 없어서 해보지 못했던 많은 일 들 중에 한 두가지 만이라도 골라서 시작 해보는것은 어떨꼬 ?

 

흔히 들 숫자에 불과 하다는 나이는 자랑 하지 말고 잠깐 생활의 저편에 밀어 두자. 나이는 결코 자랑할 것도 못되고 그렇다고 부끄러워 할 것은 더욱 아닌기라.

 

우리가 한창 패기 만만할 때를 생각하면 고작 공짜 지하철이나 선착순 예방주사 좋아하며 나이 자랑 할 생각 나겠나 ? 젊은 세대 앞에서 어른 행세 하고 싶어서 어흠! 하며 체면 차리고 전혀 다른 얘기를 하면서 애써 차이를 두고 싶겠나 ?

 

60년의 탄탄한 인생 노하우와 아직 20 여년이나 남아 있는 값진 인생인데 굳이 '늙어 가면서 뭘 해야 하나 ?', '노후 생활 편하게 할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어떻게 하면 곱게 늙을 수 있나 ?', 뭐 이런 생각만 하고 살면 뭐가 좋겠노 ?

 

더 늙기 전에 지금 까지 못해본 일들 중 무엇을 더 해볼까 ?,  남아 있는 값진 인생을 건강하게 살려면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 를 생각하고 하나 하나 실천 해보면서 사는 재미도 꽤 쏠쏠 할낀데.

 

친구 들아 ! 이제 경인년 설날 인데 우리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좀 해보면서 우리 인생에 한 해의 경륜을 더 보태는 소중한 날이니 한 살 더 맛있게 먹어보는게 어떻노 ?  알차고 쫄깃쫄깃한 한 살 더 맛있게

먹고 우리 모두 건강하게 나이를 먹어 보는것은 어떻겠노 ?

 

병상에 누워 있는 친구 병 문안 가면서 기뻐할 사람이 어디 있겠노 ?

 

건강문제나 사고 때문에 안타깝게도 먼저 우리 곁을 떠난 친구 들을 

보면서 마음 아프지 않던 사람이 어디 있겠노 ?

 

아무짝에도 보탬이 안되는 백해무익한 그 놈의 담배 좀 제발 끊고, 그나마 조금 남아 있는 맑은 공기 잘 찾아 마시면서, 우리 모두 평균수명 까지는 다같이 함께 가보는게 어떻겠노 ? 

 

행복한 설날 보내고 이제 우리 좀 더 자주 보면서 살자. 더 젊어진 모습 보여 주면서 !

 

 

경인년 설날 맞으며,

 

기순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