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오일회 
| 제목 | 세둘-북한산 산행(8/3) 후기 |
|---|---|
| 글쓴이 | 동인섭(51) [ disis1404@gmail.com ] |
| 작성일 | 2013-08-31 |
2013 산행은 의도한 것은 아닌데 북한산만 가게 된 듯하다.
그냥 서울 가까이에 백운대란 제일 높은 봉우리가 있는 산…정도로만
지나치기 쉬운데, 송 산행대장 덕분에 북한산이 너무나 크고 볼 거리가 많은 좋은 산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며, 더위에 미루다 미루다…새벽녘 창문으로 넘어드는 찬 공기에 정신이 번쩍
들어 때늦은 후기를 밀린 숙제삼아 시작해본다.
아침 일찍 뒷동산에 산보도 다녀오고 이리저리 여유를 부리다가…서둘러
버스를 타니, 무용이 벌써 도착했다는 카톡 메시지가 날라 왔다. 말라꼬
이리 일찍 도착하나? 시간계산 좀 잘 하지…돌아갈 줄 알았던 버스가 북악터널을 통과 하여 바로 내닫는 바람에 그리 빨리 왔다고…나무그늘을 찾아 참선이나 하라꼬 일러주었다. 길음역 3번 출구에 도착하니 9:33. 분당에서 출발한 철호를 빼고는 정류장
한쪽에 모두 모여 환담중이었다.
2달 만에 봐도 반가운 얼굴들이다.
최근에 사위를 본 용주는 오랜만에 산행에 나왔다. 날씨가
더우니 모두들 얇은 웃옷을 입고 나왔는데, 가감없이 속살이 다 비친다고 한마디씩. 들어갈 데 들어가고 나올 데 나온 것이지만…2D도 있고 3D도 있고, 꼭지가 유난히 도드라져서 야하다는 평가도. 머리 허연, 얼굴 젊은 할배(?)들이 버스 정류장에서 웃어 제끼니…이 무슨 추태요? 철호가 도착했다.자 출발합시다. 9:40
마을버스로 갈아타고 평창동 정류장에 내려, 너른 집들이 즐비한 주택가를
걸어올라 가니, 벌써 숨이 차네. 형제봉 등산로 입구에 도착 10:21. 물 한 모금 마시고, 송 대장으로부터 산행지도 게시판을
보며 오늘의 산행여정 설명을 들으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계단이 가지런한 산길로 접어 들었다. 참 좋은 동네네. 대문을 나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나무가 우거지고 물이 졸졸 흐르고 새소리가 들리는 이런 숲속 길이 있다는 것은, 가히 한양의 명당이라 하는 이유들 중의 하나가 이 것이지 싶기도 하다.
20여 분을 올라가니, 난간이
설치된 바위군이 나오면서 시야가 탁 트인다. 왼쪽을 보니 국민대가 보이고, 정면엔 북악 팔각정. 오른쪽을 보니 평창동이 한눈에 들어온다. 숲이 많은 빨간 지붕이
많이 눈에 띄는 주택들.. 다소 이국적인 풍경이다.
친구들도 사업이 대박 나서 저 동네에 살면서 ...산행을 마치고 친구들을 집 마당으로 불러 술 한잔 같이 하도록 해
보소. 불어오는 바람에 땀으로 젖은 몸을 말리면서, 과일들을
하나 둘 나누어 먹으며 갈증을 삭힌다. 용주 마나님이…첫번째
휴식할 때 먹으라고 넣어준 냉동 곶감이 생뚱맞기는 하나 무척이나 달고 맛있다. 산에서 곶감을 먹다니...“3-2 산행”이라는 제목을 좀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건 이따 뒷풀이에서 논의해보기로
하고…출발합시다. 11:00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형제봉 중 동생봉으로 오르는 길. 이 길도 장난이 아니네. 칼 바위능선을 오르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미 칼바위를 넘어 보았기에, 이 정도는…하는 자신감이 생긴다.
바위로 이어진 내리막 길 후 다시 오르막. 형님봉을 오르는 길. 오르락 내리락, 부침이 있음은 우리네 인생살이와 같다. 4거리에 도착하니 대성문 1.3km라는 팻말이 보인다. 11:25. 무용 왈, “이래 힘들게 왔는데, 아직도 1.3키로나 남았나…” 그래도
다들 잘 걷는다. 점점 말수가 적어지며 힘에 부치는듯 하다. 보현봉 7부능선에 있는 절, 일선사에 도착12:10. 저 높은 바위능선에 어찌 절을 지을 생각을 했을까? 별나다는 생각. 손을 닦고 땀을 좀 식힌다. 독특한 포즈, 의자에 앉아서 한 컷.
출발 12:30. 체력 딸리는 친구들 때문에, 속도를 내지 못하여 저부하가 걸려 열이 분출할 곳을 찾지 못한 전문 산악인,
승기-영우가 보현봉 오르는 길로 들어선다. 나머진
우회하는 일반 코스로…평이한 길을 걸어 올라 대성문을 지나 북한산 주능선에 합류하였다. 12:58.
1회차 산행에서 사진을 찍었던 포토존에 들러 한 컷.
땀으로 젖은 몸에 냉기가 전해오니 정말 시원하다. 그런데, 하류 쪽에 웬 늙수그레한 아저씨가 일어서서 우릴 째려보기 시작한다. 그
앞엔 아주머니가 우산을 들고 앉아 우릴 쳐다보고…아저씨가 무언가 계속 궁시렁거린다. 여기가 수영장이냐고?…그럼 군기 잡는거냐고? 돌아 앉아서 안보면 될 것을 쳐다보면서 뭐라 카는지…산행 후 땀 좀 씻으려고 하는 걸 좀 못
본척 할 수도 있는데…고약하네 그 아저씨. 몇 마디 서로
고성이 오고 갔다. 무르익은 데이트 현장을 방해받게 되자, 용기있는
모습을 보이고자하는 불륜남일 것이다. 만일 부부 사이라면 그냥 모른 척 넘어갔을 것이다는 것이 우리가 도달한 공통된
추측이다. 그런데 나중에 알아보니, 자연공원법에 의거 국립공원
계곡 내에서는 물놀이는 금지, 위반시 범칙금 3마넌이 부과된다고. 사실...우리도 심하기는 했다 싶다. 후후~ 서둘러 자리를 떴다. 3:40
한참을 걸어...지난 2월 산행 후에 들렀던 우리 콩 순두부에 도착. 4:27
자, 오늘 고생했습니다. 건배합시다. 그런데 오늘은 지난 7월에 딸을 출가시킨 용주가 쏜다 카네. 좋은 일 하네, 친구. 복받을 거요. 자~마음껏 드시요. 친구들. 반백인 머리는 2명뿐이네, 나머진 새까만 머리에 얼굴도 탱탱하요, 번쩍번쩍 광채나는 2명도.
장수막걸리가 한 순배 돌고 나니, 무용이 제안했던 3-2 산우회/산행모임/반창회…제목의 건. 왈가왈부하다가 3-2 대신에 “세둘”로 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3-2을 한글로 부드럽게 읽은 셈. 과천 사는 영우는 “셋뚤”로
경음화하여 읽기로. 그리고, 2015년이면 졸업 40주년. 한춘배 쌤을 모시고 다시 세둘모임을 갖자고 정하였다. 절필을 선언했던
무용이 멋진 글귀를 인용하여 풀어줌으로써 오늘의 만남에 의미를 더해주었다. 8시부터 수업을 해야 하는
영우를 위해 아쉽지만 일어섰다. 5:45. 나중에 들으니, 승기와 원용은 수유역에서 2차를 하며 8시까지 회포를 풀었다고 한다.
바쁜 가운데에도 시간을 내어 친구를 위하여 참석해서 기쁨을 함께 나누어준, 규현, 상준, 승기, 영우, 용주, 원용, 철호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다음 10월 세둘산행에는 더 많은 친구들이
같이 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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