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떨어진 사찰을 답사할 때에는 꽃이면 꽃

차(茶)면 차 와 같이 가급적 한가지 주제를 정한다거나 

혹은 다른 볼거리나  이벤트가 있으면 

그쪽 방향을 목적지로 잡으면  

한결 풍성한 여행이되리라 생각한다



◈ 동백꽃



예를 들면 필 때보다 질 때 더 서럽도록 아름다는 

동백을 하루에 즐길수 있는 사찰은 어딜까? 

순천 선암사의 동백은 너무나 유명하고 그에 못지않게

미황사와 백련사의 동백도 아름답다





◈ 강진 백련사





백련사는 차(茶)나무가 많아 '다산(茶山)'이라 불리는 

만덕산 자락에 앉아서 강진의 도암만 구강포를 굽어살피고 있었다.  

일주문이 있거나 천왕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찰 경내라 구분되는 

담장 또한 보이지 않는다. 장대한 만경루(萬景樓)에 가려 

대웅보전도 보이지 않는다. 절을 감싸고 있는 동백나무는 

모두 1,500여 그루. 3월 중순이면 흐드러지게 

피어 동백꽃 바다를 이룬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빼곡하게 자리 잡은 동백 숲은 머리 위에 동백 화관을 

쓴 느낌이다. 부도 밭에 송이째 툭 떨어진 동백꽃도 장관이다. 



◈ 해남 미황사



한반도 남쪽 끝 해남의 아름다운 천 년 고찰 미황사. 

그곳에 가면 달마산의 눈부시게 하얀 암벽 병풍과 처절하게 

아름다운 낙조와 붉디붉은 동백꽃을 볼 수 있다. 

주차장에서 일주문으로 오르는 언덕길에 수십 척 

높이의 동백나무가 서 있다. 



고찰과 역사를 함께한 수령 100년 이상의 동백나무. 

군락이라고 하기에는 수량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불전을 향하는 길에 핀 새빨간 동백이 여행객의 마음을 경건하게 한다. 



<동국여지승람>에서는 이 절을 가리켜 "남쪽 바다에 임해 있고 골짜기 

가득히 송백이 울창하며 동백 또한 곁들여서 창취가 사계절을 

통해 한결 같은 절경"이라고 할 만큼 주위의 경관 또한 아름답다.



◈ 남해 화방사





철쭉이 한창일때에는 남한의 3대 진달래 명산으로 손꼽히는

여수 영취산의 흥국사는 온통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것 같다. 

또 진달래에 묻혀 있는 장흥의 제암산 철쭉도 버금가며

남해 화방사 망운암의 붉게 피어나는 꽃불속에서

바라보는  점점이 떠있는 올망졸망한 섬들이 환상적이다



◈ 장흥 보림사





또 8월 초쯤에 열리는 강진 청자 축제에 맞춰

단아하고 순박하기 조용하기 이를데 없는 강진 무위사와 

월출산 앞 강진다원을 거쳐 해남 대흥사의 일지암에서 

차를 얻어 물맛이 으뜸이라는 보림사의 물로 달여 먹으면 

멋진 일정이 되리라 생각한다 마무리로 지리산 칠불사의 

다신탑비를 찾으며 동다송(東茶頌)을 지은 초의선사의 

행적을 따라가보는 것도 좋겠지



◈ 보림사 약수





또 4월 중순 경에는 

새벽에 호미곳에서 일출을 바라보고

포항 운제산 자장암에 올라  세수하는

오어사 바라보는 것도 멋지고

보경사를 거쳐 강구에서 영덕 대게 맛을 보고

강구 축산의 멋진 해안 도로를 달려보는 것도 좋겠지

아마 그때쯤에는 거기 복사꽃도 만개했을거야

34번 국도를 따라 이어지는 복사꽃 세상은 가파른 

산비탈이나 평평한 밭이나 온통 분홍빛 설레임으로 물들어

도연명의 무릉도원이 여기가 아닌가 여겨질거다



◈ 섬진강에 핀 매화





그렇다면 이번 주말에는 어디가 좋을까?

지금쯤은 지리산 섬진강쪽 사찰을 찾는 것도 좋다

다압면 매화마을 찾아가는 길은 가로수도

매화나무라 바람불면 꽃보라속을  달릴수도 있고

구례 산동에 가면 마을 울타리도 개나리 대신 

산수유 나무이니 그 또한 별경이다 



섬진강을 타고 올라 온 매화 

지리산 자락 타고 내려온 산수유 

매화비 끝치면 노란 산수유 물결이 차장을 적신다.

매화 산수유 지고 나면 하동 십리 벛꽃에서 

배꽃까지 봄내내 꽃길을 타며 절을 찾아다닐 수

있으니 봄에는 섬진강쪽 사찰이 좋을 것 같다



그곳으로 꽃찾아 절찾아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 사성암 암자





◈ 암자안의 마애 여래불







섬진강쪽에는 쌍계사 화엄사 천은사등 알려진 곳이 많은데

그중 잘 알려지지 않은 사성암을 소개하면 구례 오산 

산꼭대기 기암괴석 사이에 용케 자리한 암자로서 

큰  암벽에는 서있는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새겼다는

부처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지금쯤 사성암에 오르면 멀리 정면에는 

눈덮힌  지리산 노고단을 배경으로 겨울이

또 왼편 구례 일대의 노란 산수유와 매화가 봄을 

암자 아래 감도는 푸른 섬진강물과 하얀 모래밭은 여름을

한폭에 사계를 그린듯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질테니

추천하고 싶은 곳중  한 곳이다



주말에 한번 다녀 오시지~!

Enrio Morricone◈Chi M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