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박재영 
| 제목 | 직장인을 위한 변명 |
|---|---|
| 글쓴이 | 이복형(59) [ leebok@posco.co.kr ] |
| 작성일 | 2002-10-30 |
우리 동문들중 직장인이 더 많은지 오너가 더 많은지 잘 모르겠지만
저는 직장인이기 때문에 한번 올려 봅니다.
좀 오래된 글이지만 제가 즐겨찾는 칼럼(한국경제,권영설기자)에서
가져왔습니다.
맹목적인 직장인이 되기보다는 생각하는 직장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용)
이번 겨울엔 유난히 눈을 보며 사색에 잠길 기회가 많다. 폭설 속을 뚫고 출퇴근하면서 당신은 무엇을 생각했는가.
‘화이트 크리스마스’ ‘화려한 은빛세계’, 이런 단어가 떠올랐다면 아직 감성이 풍부한 ‘젊은이’다. 출퇴근 교통대란과 부담이 커질 난방비, 외투 사는 것 그리고 아이들 감기를 걱정한 이는 ‘생활인’이라고 할 수 있다.
혹 호주머니 난로나 오리털 파카 재고를 왕창 사서 부부가 함께 팔아볼 생각을 하신 분은 없는가. 여건만 됐으면 사업이나 투자로 성공했을 사람이다. 염화칼슘 최대생산업체인 동양화학 주식값이 궁금해졌다면 당신은 이미 투자가의 길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폭설뉴스를 들으면서 필자는 ‘돈’을 생각했다. 스무살께 만난 한 친구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는 원래 가난한 재수생이었지만 20대 초반에 ‘갑부’가 됐다. 직장을 다닌 것도 아니다. 그가 돈 버는 방식의 예를 하나만 들자. 그해 겨울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릴 거란 라디오 뉴스를 들은 그는 대학입시도 포기한채 몇 트럭분의 자동차체인을 사서 강원도로 갔다. 그가 사라진지 보름만에 며칠동안 폭설이 내렸다. 그는 눈만큼이나 많은 돈을 벌어 돌아왔다.1년에 몇차례 이런 건수로 그는 돈을 모았고, 우리나라가 좁다며 유럽으로 사라졌다.
그 친구에 대한 기억은 자연스럽게 손정의의 일화로 이어졌다. 손정의는 버클리대학 재학 중이던 스무살에 프로젝트 한 건으로 부자가 됐다. 전자수첩형 자동번역기를 만들면 큰 돈이 되겠다고 생각한 그는 계약금도 안주면서 버클리 교수들을 포함한 최고의 엔지니어를 끌어모아 8개월만에 제품을 만들었다.그걸 일본 샤프에 팔아 1백만달러를 손에 넣었다.오늘날 소프트뱅크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의 종자돈이 그것이다.
지난해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필자는 이제는 우리도 내놓고 ‘돈 얘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눈 얘기를 빌미로 직장인의 마지막 자존심인 ‘돈’ 얘기를 하려 한다.
돈에 관한한 우리 직장인들 만큼 이율배반적인 문화에 사는 집단이 없다. 직장을 다니는 목적 중의 하나가 돈을 버는 것임이 분명한데도 돈 얘기를 무척 꺼린다. 특히 공직인 경우엔 더 심하다. 원래 부자인 회사원들은 “아버지가 잘 나서”라는 시샘을 받고,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로 한 몫잡은 이들에겐 “한참 일할 시간에 전화질 해대더니…”라는 비난이 돌아간다. 이재에 밝은 사람을 속으로 부러워는 하되 절대 존경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는게 뭔가. 오히려 잃고 있는게 더 많다. 부업으로 가욋돈을 벌고, 있는 돈을 늘리는 방법은 교류되지 못하고 재산증식 노하우는 전혀 쌓이지 않는다. 공무원, 군인,교사들 퇴직금이 ‘내 돈’이라고 여기는 사기꾼들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요즘엔 그 리스트에 기자도 끼고 회사원도 들어간다고 한다. 돈 얘기를 피하는 조직 풍토 속에서 살아, 세상물정도 잘 모르고 돈에 관한 귀도 한 없이 엷어졌기 때문이다.
지금 직장이 예순 넘게 정년을 보장해주고, 그것도 매년 두자리수로 임금을 올려준다면 돈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이제 겨우 시작된 중학교 의무교육이 내년 쯤 고등학교,대학교까지 확대된다면 당분간 목돈 수요도 없을지 모른다.
현실을 한 번 냉정하게 보자. 지금 40세라면 기대수명이 80살 정도는 될 것이다. 지금까지 산 만큼 더 살아야 한다. 직장에서의 기대수명은 몇년인가. 아주 성공적인 극소수는 앞으로 20년 가까이 될 수도 있겠지만 평균 10년이 채 못 남았다고 봐야 한다. 나머지 30년은 무얼먹고 사는가. 퇴직금 누진제가 사라지는 추세인데다 인플레이션까지 감안하면 10년 후 거머쥘 퇴직금이 보장해 줄 수 있는 건 거의 없다.서른에 장가를 간 사람은 첫 아이가 대학문을 막 두드릴 때다. 10년뒤 당신은 평생 호강시켜 주기로 했던 아내를 직업전선에 내몰거나, 퇴직한 남편 대신 부업거리를 찾아 나서야 할 지 모른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당신이 부자가 돼야 하는 건, 선택이 아니고 생존을 위한 필수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돈 이야기를 해야 한다. 눈에 불을 켜고 돈 되는 투자처가 있는지 찾고, 돈 번 사람을 만나면 저녁을 사주며 비결을 물어야 한다. 이재에 밝은 이가 있으면 친구끼리 초청해 세미나도 가져야 할 판이다.
우리는 직장이라는 ‘한 종목’에 집중 투자해왔다. 직장이 가장 수익이 높았기 때문에 지금도 거기에 남아있다. 그러나 이 종목은 수익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대신 위험도는 날이 갈 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약 10년 후에는 당신의 투자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오직 이 길 밖에 없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가.
“청춘 바쳐 일했더니 정리해고 왠말이냐”
노동자 집회 현장을 잡은 신문 사진에 자주 클로즈업되는 문구. 그러나 이 피켓에 감동해 방침을 철회하는 회사를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회사는 당신의 경력을 관리해주지 않는다. 하물며 당신의 노후까지 보장해줄리가 없다. ‘종신고용’의 신화를 뿌리내렸던 일본의 경우도 산업화 초기 농번기만 되면 고향으로 내려가버리는 직원들 때문에 생산에 차질을 빚자 근로자를 붙잡기 위한 ‘당근’으로 이 시스템을 만들었다. 일할 사람이 넘치는 노동 잉여의 시대엔 용도폐기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그러니 이제 직장인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남은 40년을 먹고살 만큼 부자가 되기 위한 다른 길을 찾든가, 아니면 20년을 더 보장받을 정도로 회사에서 성공하든가다. 우리 칼럼의 제목대로 답은 뒤쪽에 있다. 부자가 되기 위해 다른 길을 찾기로 한 사람은 이미 다 떠났다. 기회를 잡은 사람이 우리의 동참을 유혹하기도 하지만, 많은 이들이 더 열악한 상황으로 추락해 우리의 ‘결심하지 않은 결심’을 돋보이게 한다.우리에게 남은 선택은 여전히 ‘직장’이다.
문제는 20년 연장 근무를 보장받는 이는 확률상 극소수라는 점이다. 남은 직장생활의 계획을 전략에 입각해 새로 짜야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차선,차차선의 대안을 마련해놓고 직장에서 승부를 거는 것, 언제 나가게 되더라도 바로 재취업하거나 창업할 수 있는 준비를 끝내놓는 ”동시 작업이 전략의 골자다. 전자는 이 칼럼코너 전편에 깔린 주제이니 오늘은 논외로 하고, 후자의 구체적인 전술을 살펴보자.
첫번째로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이나 자원을 어떤 형식으로든 발휘해 수입을 극대화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원이나 재능이란게 별 게 아니다. 예를 들어 일찍 끝나는 회사에 다니고 있으면 남보다 많이 남는 시간이 자원이다. 필자는 출입하던 한 회사에서 남들이 싫어하는 당직 근무를 모조리 맡아 하는 총각 과장을 본 적이 있다.그는 그의 체력과 시간으로 남들보다 절반은 더 많은 돈을 벌었다.미국 대학 교수들 중 적잖은 사람들이 유학생 개인지도 아르바이트 강사 명단에 자신을 등록해두고 있다.남보다 많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돈으로 바꿀 수 있다.
둘째로, 사업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내고 이를 실전처럼 도상훈련하는 자기 나름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마음에 맞는 이들과 투자클럽등을 만들어 작은 돈으로 실습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또 눈을 예로 들자. 쌓인 녹을 녹이는 염화칼슘의 경우, 올 폭설은 국내최대 업체인 동양화학의 생산량으로 감당할 수준을 넘어버렸다. 중국에서 수입을 해야 하는데 지금 주문해도 한달이 걸린다고 한다. 수입오퍼를 하는 사람 가운데 혹 폭설을 예상했던 사람이 있었다면 그는 정말 이번에 눈 많큼 많은 돈을 벌었을 것이다. 전혀 다른 업종에서 근무하는 서너명과 함께 올 여름 쯤엔 무엇이 돈이 될까를 놓고 의논해보자. 몇개월 뒤면 그 결과를 학인할 수 있다. 예상과 틀려도 그 경험은 그대로 남는다.당신은 돈의 흐름에 리듬을 맞출 수 있다.
가능하면 단체로 연습하는게 낫다. 혹 주식투자를 하더라도 투자클럽을 결성해 원칙을 정해놓으면 낭패를 면할 수 있다.예를 들어 “신용거래는 절대 않는다. 투자 시작은 한경에 주식대폭락 기사가 난 다음 날로 한다. 저평가된 블루칩 세군데에 분산 투자한다. 20%가 오르거나 내리면 무조건 판다. 개인당 투자한도는 1천만원으로 한다. 이 원칙을 어기면 위약금 5백만원을 물고 탈퇴한다”등의 대원칙을 문서로 만들고 각자 도장을 찍고 1주일에 한 번 정도 분석모임을 가져보라. ‘깡통차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증시를 보는 눈도 기를 수 있고 동업의 어려움을 미리 경험해 보는 것은 부수입이다.
세번째로, 자신의 ‘재고용가능성’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력 과잉의 현실에서 별 소용없는 일이 될지도 모르지만 10년 뒤를 내다보고 하는 투자다.인력시장에도 틈새는 분명히 있다.헤드헌팅업체나 파견근로업체에 자신의 이름을 등록시켜 놓는 것도 방법이다. S그룹에 근무하다 유학을 떠나게 된 모 과장은 퇴직 후 출국전까지 4개월간 무역서류 번역 아르바이트를 했다. 파견업체에 등록한 자신의 신상명세에 “남미관련 무역 경험 4년”이라고 적어놓은 것을 보고 ‘찾아온’ 회사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누가 아는가, 당신이 퇴직할 때쯤 실버업체에서 “대기업 근무 20년 이상 경험 가지신 분, 통솔력 있으신 노인우대”라는 광고로 노인전용타운 관리소장을 뽑을 지. 플로리다 마이애미비치에 있는 백화점 점원의 상당수는 부자노인들에게 ‘언니’ ‘자기’ 할 수 있는 할머니,할아버지 들이었다.
끝으로 회사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도록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일거양득의 전술이 될 수 있다. 폭설 마케팅에 실패했으면 올 여름, 올 가을에 ‘대박’ 가능성이 있는 상품연구에 머리를 싸매야 한다. 이상기후 리포트들을 인터넷에서 모아보는 것도 추천할 만한 일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당신은 빛날 수 있다. 그 덕분에 회사가 돈을 벌면 당신의 급여도 올라가고 사업연습 경험도 축적된다.
회사 생활에 모든 것을 투자하지 못할 정도로 직장인의 지위가 불안해진게 현실이다. 불안한 마음은 위축된 태도를 낳고 자신감을 떨어뜨린다.악순환이다.그러니 불안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부자될 연습을 하자.예전에는 사장될 연습만 제대로 하면 임원까지는 될 수 있었고 평생을 먹고 살 수도 있었다.이제는 언제든 그만두더라도 바로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전천후 비즈니스맨이 직장인의 또 다른 목표가 돼야한다.평생 수십번 넘게 홀인원을 했을 골프의 황제 아놀드 파머는 “연습을 하면 할수록 행운도 훨씬 많아졌다”고 회고했다.
저는 직장인이기 때문에 한번 올려 봅니다.
좀 오래된 글이지만 제가 즐겨찾는 칼럼(한국경제,권영설기자)에서
가져왔습니다.
맹목적인 직장인이 되기보다는 생각하는 직장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용)
이번 겨울엔 유난히 눈을 보며 사색에 잠길 기회가 많다. 폭설 속을 뚫고 출퇴근하면서 당신은 무엇을 생각했는가.
‘화이트 크리스마스’ ‘화려한 은빛세계’, 이런 단어가 떠올랐다면 아직 감성이 풍부한 ‘젊은이’다. 출퇴근 교통대란과 부담이 커질 난방비, 외투 사는 것 그리고 아이들 감기를 걱정한 이는 ‘생활인’이라고 할 수 있다.
혹 호주머니 난로나 오리털 파카 재고를 왕창 사서 부부가 함께 팔아볼 생각을 하신 분은 없는가. 여건만 됐으면 사업이나 투자로 성공했을 사람이다. 염화칼슘 최대생산업체인 동양화학 주식값이 궁금해졌다면 당신은 이미 투자가의 길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폭설뉴스를 들으면서 필자는 ‘돈’을 생각했다. 스무살께 만난 한 친구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는 원래 가난한 재수생이었지만 20대 초반에 ‘갑부’가 됐다. 직장을 다닌 것도 아니다. 그가 돈 버는 방식의 예를 하나만 들자. 그해 겨울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릴 거란 라디오 뉴스를 들은 그는 대학입시도 포기한채 몇 트럭분의 자동차체인을 사서 강원도로 갔다. 그가 사라진지 보름만에 며칠동안 폭설이 내렸다. 그는 눈만큼이나 많은 돈을 벌어 돌아왔다.1년에 몇차례 이런 건수로 그는 돈을 모았고, 우리나라가 좁다며 유럽으로 사라졌다.
그 친구에 대한 기억은 자연스럽게 손정의의 일화로 이어졌다. 손정의는 버클리대학 재학 중이던 스무살에 프로젝트 한 건으로 부자가 됐다. 전자수첩형 자동번역기를 만들면 큰 돈이 되겠다고 생각한 그는 계약금도 안주면서 버클리 교수들을 포함한 최고의 엔지니어를 끌어모아 8개월만에 제품을 만들었다.그걸 일본 샤프에 팔아 1백만달러를 손에 넣었다.오늘날 소프트뱅크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의 종자돈이 그것이다.
지난해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필자는 이제는 우리도 내놓고 ‘돈 얘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눈 얘기를 빌미로 직장인의 마지막 자존심인 ‘돈’ 얘기를 하려 한다.
돈에 관한한 우리 직장인들 만큼 이율배반적인 문화에 사는 집단이 없다. 직장을 다니는 목적 중의 하나가 돈을 버는 것임이 분명한데도 돈 얘기를 무척 꺼린다. 특히 공직인 경우엔 더 심하다. 원래 부자인 회사원들은 “아버지가 잘 나서”라는 시샘을 받고,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로 한 몫잡은 이들에겐 “한참 일할 시간에 전화질 해대더니…”라는 비난이 돌아간다. 이재에 밝은 사람을 속으로 부러워는 하되 절대 존경하지 않는다.
그래서 남는게 뭔가. 오히려 잃고 있는게 더 많다. 부업으로 가욋돈을 벌고, 있는 돈을 늘리는 방법은 교류되지 못하고 재산증식 노하우는 전혀 쌓이지 않는다. 공무원, 군인,교사들 퇴직금이 ‘내 돈’이라고 여기는 사기꾼들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요즘엔 그 리스트에 기자도 끼고 회사원도 들어간다고 한다. 돈 얘기를 피하는 조직 풍토 속에서 살아, 세상물정도 잘 모르고 돈에 관한 귀도 한 없이 엷어졌기 때문이다.
지금 직장이 예순 넘게 정년을 보장해주고, 그것도 매년 두자리수로 임금을 올려준다면 돈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이제 겨우 시작된 중학교 의무교육이 내년 쯤 고등학교,대학교까지 확대된다면 당분간 목돈 수요도 없을지 모른다.
현실을 한 번 냉정하게 보자. 지금 40세라면 기대수명이 80살 정도는 될 것이다. 지금까지 산 만큼 더 살아야 한다. 직장에서의 기대수명은 몇년인가. 아주 성공적인 극소수는 앞으로 20년 가까이 될 수도 있겠지만 평균 10년이 채 못 남았다고 봐야 한다. 나머지 30년은 무얼먹고 사는가. 퇴직금 누진제가 사라지는 추세인데다 인플레이션까지 감안하면 10년 후 거머쥘 퇴직금이 보장해 줄 수 있는 건 거의 없다.서른에 장가를 간 사람은 첫 아이가 대학문을 막 두드릴 때다. 10년뒤 당신은 평생 호강시켜 주기로 했던 아내를 직업전선에 내몰거나, 퇴직한 남편 대신 부업거리를 찾아 나서야 할 지 모른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당신이 부자가 돼야 하는 건, 선택이 아니고 생존을 위한 필수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돈 이야기를 해야 한다. 눈에 불을 켜고 돈 되는 투자처가 있는지 찾고, 돈 번 사람을 만나면 저녁을 사주며 비결을 물어야 한다. 이재에 밝은 이가 있으면 친구끼리 초청해 세미나도 가져야 할 판이다.
우리는 직장이라는 ‘한 종목’에 집중 투자해왔다. 직장이 가장 수익이 높았기 때문에 지금도 거기에 남아있다. 그러나 이 종목은 수익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대신 위험도는 날이 갈 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약 10년 후에는 당신의 투자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오직 이 길 밖에 없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가.
“청춘 바쳐 일했더니 정리해고 왠말이냐”
노동자 집회 현장을 잡은 신문 사진에 자주 클로즈업되는 문구. 그러나 이 피켓에 감동해 방침을 철회하는 회사를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회사는 당신의 경력을 관리해주지 않는다. 하물며 당신의 노후까지 보장해줄리가 없다. ‘종신고용’의 신화를 뿌리내렸던 일본의 경우도 산업화 초기 농번기만 되면 고향으로 내려가버리는 직원들 때문에 생산에 차질을 빚자 근로자를 붙잡기 위한 ‘당근’으로 이 시스템을 만들었다. 일할 사람이 넘치는 노동 잉여의 시대엔 용도폐기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그러니 이제 직장인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남은 40년을 먹고살 만큼 부자가 되기 위한 다른 길을 찾든가, 아니면 20년을 더 보장받을 정도로 회사에서 성공하든가다. 우리 칼럼의 제목대로 답은 뒤쪽에 있다. 부자가 되기 위해 다른 길을 찾기로 한 사람은 이미 다 떠났다. 기회를 잡은 사람이 우리의 동참을 유혹하기도 하지만, 많은 이들이 더 열악한 상황으로 추락해 우리의 ‘결심하지 않은 결심’을 돋보이게 한다.우리에게 남은 선택은 여전히 ‘직장’이다.
문제는 20년 연장 근무를 보장받는 이는 확률상 극소수라는 점이다. 남은 직장생활의 계획을 전략에 입각해 새로 짜야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차선,차차선의 대안을 마련해놓고 직장에서 승부를 거는 것, 언제 나가게 되더라도 바로 재취업하거나 창업할 수 있는 준비를 끝내놓는 ”동시 작업이 전략의 골자다. 전자는 이 칼럼코너 전편에 깔린 주제이니 오늘은 논외로 하고, 후자의 구체적인 전술을 살펴보자.
첫번째로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이나 자원을 어떤 형식으로든 발휘해 수입을 극대화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원이나 재능이란게 별 게 아니다. 예를 들어 일찍 끝나는 회사에 다니고 있으면 남보다 많이 남는 시간이 자원이다. 필자는 출입하던 한 회사에서 남들이 싫어하는 당직 근무를 모조리 맡아 하는 총각 과장을 본 적이 있다.그는 그의 체력과 시간으로 남들보다 절반은 더 많은 돈을 벌었다.미국 대학 교수들 중 적잖은 사람들이 유학생 개인지도 아르바이트 강사 명단에 자신을 등록해두고 있다.남보다 많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돈으로 바꿀 수 있다.
둘째로, 사업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내고 이를 실전처럼 도상훈련하는 자기 나름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마음에 맞는 이들과 투자클럽등을 만들어 작은 돈으로 실습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또 눈을 예로 들자. 쌓인 녹을 녹이는 염화칼슘의 경우, 올 폭설은 국내최대 업체인 동양화학의 생산량으로 감당할 수준을 넘어버렸다. 중국에서 수입을 해야 하는데 지금 주문해도 한달이 걸린다고 한다. 수입오퍼를 하는 사람 가운데 혹 폭설을 예상했던 사람이 있었다면 그는 정말 이번에 눈 많큼 많은 돈을 벌었을 것이다. 전혀 다른 업종에서 근무하는 서너명과 함께 올 여름 쯤엔 무엇이 돈이 될까를 놓고 의논해보자. 몇개월 뒤면 그 결과를 학인할 수 있다. 예상과 틀려도 그 경험은 그대로 남는다.당신은 돈의 흐름에 리듬을 맞출 수 있다.
가능하면 단체로 연습하는게 낫다. 혹 주식투자를 하더라도 투자클럽을 결성해 원칙을 정해놓으면 낭패를 면할 수 있다.예를 들어 “신용거래는 절대 않는다. 투자 시작은 한경에 주식대폭락 기사가 난 다음 날로 한다. 저평가된 블루칩 세군데에 분산 투자한다. 20%가 오르거나 내리면 무조건 판다. 개인당 투자한도는 1천만원으로 한다. 이 원칙을 어기면 위약금 5백만원을 물고 탈퇴한다”등의 대원칙을 문서로 만들고 각자 도장을 찍고 1주일에 한 번 정도 분석모임을 가져보라. ‘깡통차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증시를 보는 눈도 기를 수 있고 동업의 어려움을 미리 경험해 보는 것은 부수입이다.
세번째로, 자신의 ‘재고용가능성’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력 과잉의 현실에서 별 소용없는 일이 될지도 모르지만 10년 뒤를 내다보고 하는 투자다.인력시장에도 틈새는 분명히 있다.헤드헌팅업체나 파견근로업체에 자신의 이름을 등록시켜 놓는 것도 방법이다. S그룹에 근무하다 유학을 떠나게 된 모 과장은 퇴직 후 출국전까지 4개월간 무역서류 번역 아르바이트를 했다. 파견업체에 등록한 자신의 신상명세에 “남미관련 무역 경험 4년”이라고 적어놓은 것을 보고 ‘찾아온’ 회사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누가 아는가, 당신이 퇴직할 때쯤 실버업체에서 “대기업 근무 20년 이상 경험 가지신 분, 통솔력 있으신 노인우대”라는 광고로 노인전용타운 관리소장을 뽑을 지. 플로리다 마이애미비치에 있는 백화점 점원의 상당수는 부자노인들에게 ‘언니’ ‘자기’ 할 수 있는 할머니,할아버지 들이었다.
끝으로 회사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도록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일거양득의 전술이 될 수 있다. 폭설 마케팅에 실패했으면 올 여름, 올 가을에 ‘대박’ 가능성이 있는 상품연구에 머리를 싸매야 한다. 이상기후 리포트들을 인터넷에서 모아보는 것도 추천할 만한 일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당신은 빛날 수 있다. 그 덕분에 회사가 돈을 벌면 당신의 급여도 올라가고 사업연습 경험도 축적된다.
회사 생활에 모든 것을 투자하지 못할 정도로 직장인의 지위가 불안해진게 현실이다. 불안한 마음은 위축된 태도를 낳고 자신감을 떨어뜨린다.악순환이다.그러니 불안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부자될 연습을 하자.예전에는 사장될 연습만 제대로 하면 임원까지는 될 수 있었고 평생을 먹고 살 수도 있었다.이제는 언제든 그만두더라도 바로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전천후 비즈니스맨이 직장인의 또 다른 목표가 돼야한다.평생 수십번 넘게 홀인원을 했을 골프의 황제 아놀드 파머는 “연습을 하면 할수록 행운도 훨씬 많아졌다”고 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