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들 그리고 전 교수님,

반갑네, 가끔 동기 사이트에 글이 오르는 것을 보곤 한다.

가만 보니, 애들이 어떻게 하고 사는가 보다 어른들이 뭐하고 사는가가 더 궁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만. 그래서 그 이야기부타 할까한다.

대충 상상이 가겠지만 낳선 이국 땅에 사는 것은 관광오는 것하고는 다르다. 현실에 부딪혀야 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돈을 벌어야 먹고 살재). 그런데, 말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한국에서의 경력도 특별하지 않는 이상 별 소용이 없다. 물론 한국에서의 학벌도 도움이 안된다. 그리고 호주사람들은 절대 만만히 볼수 없으므로 바늘 구멍 들어갈 데도 없다.

그래서, 교민들의 주요 직업을 보면, 청소, 자영업(식당, 가게, 까페, 빵집, 고기간, 건강 식품점, 학원 등등), 건축업(미장이, 페인트, 배관공, 집수리, 건축 등등), 수입 판매, 뭐 그런 것들이다. 그 중에 잘 되는 것들도 제법있어 제법 돈 번 사람도 많이 있다. 예를들어, 1970년데 경 이민 온 사람이 청소를 하다가 기업화 시켜, 큰 돈을 번 사람도 있다 (청소는 한국에서 생각하는 허드렛일 이상으로 다소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호주 교민간에는 상대방의 직업을 따지지 않는다. 어느정도 먹고살면 남의 눈치나 체면을 차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한가지의 직업군은 한국에서 써먹든 것을 호주에서 사용하는 월급장이들도 있다.

IT, Engineer, 한국지사원 등이 거기에 속한다. 그래도 운이 좋은 사람들은 (지사원 외) 직장을 구해서 한국에서와 별반 다를바 없이 지내고, 연봉 수준도 호주 사람들과 큰 차이가 없다.

긴 이야기 짧게 이만하고...

우리 동기들은 내가 뭐하고 사는지 도 궁금할 것 같다. (이 나이에 마누라 하고 애들도 둘이나 딸렸는데 굶으면 좀 보태 줄라나??)

나는 현재 Jord International(www.jord.com.au)이란 회사에 Project Manager로 있다.

현재하는 일은 Chemical Plant(주로 호주 광산 쪽)의 Equipment Design, Fabrication, Supply에 관련한 일련의 Project와 관련하여 수주 후부터 공급이 완료될 때까지 전반적으로 관리한다. 보통 Project기간은 1년에서 2년 정도 걸린다. 현재는 수행 중인 것은 호주 최대의 광산회사인 BHP에 플랜트 확장과 관련한 프로젝트이다. 최근에는 중동 지역 Project(이라크)를 곧 맡게 될 것이다. 물론 이 회사는 전형적 호주회사이고, 한국에 지사도 있다. 한국에서 주문 제작이 필요한 Project는 내가 많이 갖고 가니 동 사의 필요와 맞아 진 것이다. 앞으로 한 2년치 Project는 이미 확보하고 있으니 뭐 그냥 먹고 살지는 않게나 싶다 (보태 줄 필요없다..^^!)

2003년 시드니에 올 때, 어느 미국계 한국회사의 지점장(한 3년)으로 있다가 Mass Retail Market의 뜨거운 맛을 보고, 사직(잘렸다)하고 그 소비재 시장은 내 스타일이 아님을 철저히 깨달았다. 그래도 지점을 설립하고, 맨땅에 헤딩하면서 제법 매출을 올리기도 하였으나, 나한테는 큰 아픔이 있었다. 많이 배우기도 했지만 좀 악몽이었다. 그런데, 그 때 만난 고객이 있어 지금도 저녁에 집에서 일하는 경우가 있다. 그냥 물건 달라하면, 그 당시 확보한 중국 공장에서 수입해서 갖다 준다. 어떤 때는 짭잘하지만, 요즘 경기가 안 좋아 그저 그렇다. 그래도 그 유태인 고객과는 한 5년여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도, 난 좀 운이 좋은 편에 속하기는 한다. 그냥 별 생각없이 회사 생활 열심히 하면되고, 내가 여기서(호주회사에서) 현 직급이상 뭐 더 바라겠나 생각하니 마음도 편한다. 좀 욕심을 부리자면 다시 Marketing에 뛰어 들어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을 통째도 먹고 싶은 생각도 있으나, 이제 회사 경력 20여년에 내가 바란다고 해서 되는 일이 있기도 하지만, 안되는 일이 더 많다는 상식 정도는 배웠으니, 그저 때가 되면 내게 오고, 아니면 아닌 거다. 나이가 들어간다고 조급할 필요도 없다...

요즘, 배드민턴에 좀 빠져 있다. 최근 동호회에 가입하여, 열심히 배우고 있는데, 정말 재미 있네. 골프보다 더 좋구만.. 연말이 다가오니 이번 주 금, 토, 일요일에 다 약속이 잡혀 있어, 지금 막 배드민턴하고 돌아와 부랴부랴 동기사이트 보고 더 늦기 전에 이 글을 쓴다.

최원이는 눈이 벌써 가나, 글씨 크게 써라카노..

건강하길..

또 다른 주제로 다음에 글을 올릴게... (우리 딸 사진 닳으면 안되니, 삭제..)

시드니 이 윤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