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언선시럽게 비가 뿌리고 있네요.

저번 일요일에 우리집, 산본에서 멀지않은

발안의 독정리 수로에 딸래미랑 다녀왔습니다.

 

비온 뒤라 물이차서 고기도 차오르리라는 기대를

온 몸 가득히 품고선, 새벽 댓바람에 천원짜리 김밥천국

시커먼 뭉치를 아구에 쑤여넣고는 39번 새벽길을 힘차게

밟아 발안IC 근처의 낚시점에서 미끼사면서 조황을 묻자허니

수로에선 잔씨알만 낚이고, 유료 저수지로 가면 큰 놈이 낚인다나

 

그래도 돈 안내는(돈이 아깝아서가 아니라) 수로에 자릴잡고 파라솔

치고 두 대를 폈죠, 펴고 담배 한 대 빨면서, 강 저편을 멀리보면서 이

자리에서 큰 놈 잡으면 용학이한테 핸드폰 해서 약 올리 줘야지 했는데,

결론부터 밝히자믄 전화할 일은 없었습니다. 바로 옆에선 내 팔뚝만한 가물치를

걸어서 우째 우째 용케도 끌어내더니, 어이쿠 결국에는 발밑에서 털과버리드만요.

 

다만, 동자개 몇마리와 두어치되는 붕어 두 수 했습니다.

마치 상어같이 생긴 늠름한 동자개란 놈이 올라와서 내게 하는 말,

"끼기릭, 끄륵 끄륵, 꼬르륵" 하여튼 뭔 소린지는 몰라도 인사성 하나는

밝은 그야말로 요즘 보기 드믈게 가정교육 지대로 받은 어종임을 새삼 느꼈습니다.

 

몇 달전 양주 CC에서 고급 매운탕이라 하여 나온기 바로

동자개 매운탕이었는디, 불과 5마리 밖에 않되서 한 냄비

않되더라구요. 우짜노! 살라줘야지

 

아, 오늘 비오는 금요일

낼 오후엔 개인다는데, 이렇게

큰 물 진 다음 날 개천이나 강에 가믄

평소보단 성공확율이 높쟎아요? 기냥 생각뿐, 그리고

수십년 전 어릴때 그런 경험을 했던 것이 아직도 남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