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 모래가 설이라서 오늘은 설 대목장을 보고왔다.

장 보는거야 내 담당 아니고 나는 그냥 마눌의 조수로 운전수로

보국대 하고왔다.

시장바닥과 이마트 매장에는 많은 사람이 붐벼서 계산대에는

줄이 한참 길었다.

머언 어린시절 내 시골 생활이 생각나고 노천명 시인이 쓴

장날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장날....노천명

" 대추 밤을 돈 사야 추석을 차렸다.

  이십리 길을 걸어 열하룻장을 보러 떠나는 새벽

  막내딸 이쁜이는 대추를 안준다고 울었다.

 송편같은 반달이 싸릿문 위에 돋고,

 건너편 성황당 사시나무가 무시무시 한 저녁

 방울에 지껄이는 소리가 고개를 넘어 가까워지면

 이쁜이 보다 삽살개가 먼저마중을 나갔다. "

참 서정적이고 좋은 시다.

대추 밤을 가지고 돈을 산다는 표현에 나는  미소가

지어진다.

돈으로 대추 밤을 사는거지 대추 밤으로 돈을 산다는 표현은

시인이 아나고는 못하리라.

이십리 길을 걸어 장보러 갔다면 아마도 새벽에 집을 나섰으리라.

그때는 차하나 없는 시골에서는 이십리 길은 보통이였다.

나도 중 고등학교 시절 이십리 길을 걸어서 다녔으니까 

그 심정을 잘 안다.

지금 젊은 사람들은 이십리 길은 군에서 행군한게 전부이리라.

 설이 가까워오니 괜히 어린아이처럼 설랜다.

도로 어린아이가 되어가는건가?

설이 가까워지니 손주들 세배돈이 걱정된다.

얼마씩 주어야 되나 하고..

하긴 손녀들이라도 이젠 다 큰 어른들이라 자기들은 아마도 

할아버지에게 설에 주어야 할 돈이 얼마면 될가 하고 고민하고

있을거 같다.

설을 지나면 정말로 한살 더 먹는다.

이젠 나이를 하나씩 먹어가는게 아니고 꺼꾸로 몇일 남았는지

discount 할 때다.

얼마 안남았거나 말거나 얼런 봄이 왔으면 좋겠다.

                           김선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