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이창훈 
| 제목 | 58회 경부달 기록세우다_시즌 1 |
|---|---|
| 글쓴이 | 최원(58) [ cpsman@hanmail.net ] |
| 작성일 | 2008-11-13 |
- 생에 첫 마라톤을 하다
토요일(11.8)이 우리기수가 달리기로한 5구간이 있는 날이다.
전주부터 계속 생각이 복잡하다. 번개 모임에 3명만 모이고.....
처음 7명이 각각 10km를 뛰어 전체 70km를 뛸려고 하였으나 1명 그리고 또 1명씩 참가가 불가능해진다.
장손이 나이가 50인데 딸 3명이였다 아들 하나 나아 돐잔치 한다는데...
출장기간이 늘어져서.... 갑자기 없던 출장이 생겨서... 어머님이 갑자기 아파 병문안 등등
남은 인원이 3명이였다.. 그까짓것 10km씩 뛰고 혼자 50km뛰지 뭐! 설마 죽기야 하것나
군대서는 100km를 안쉬고 완전군장으로 행군도 했는데...
아! 그런데 1명이 또 빠져야 된다..
찬바람에 구안와사가 와서 며칠동안 계속 치료받았는데 안 나은 상태인데 그래도 참석해볼려고 알리지 않았다고 하네.
아! 어떻게 하나? 현장에 가서도 뛰기는 어려운 상황....
그래 마음이라도 고맙다. 그냥 쉬어라, 찬바람 쇠면 더 안좋아지니까 그냥 쉬는 것이 났겠다 - 그래도 미안해서 아침에 배웅이라도 할게- 아냐 괜챦다, 그냥 쉬어라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 마음이라도 고마워.....
그냥 참가 곤란하다고 연락하고 우리기수 빠져 버릴까, 아냐 참가만하고 10km만 뛰고 서울 올라 와버릴까, 같이 가는 준성이 생각하면 내가 적어도 60km는 뛰어야 하는데 무리가 아닐까? 아! 무리된다 무리돼...
- 뛰기 전날(11.7 금)
내일 적어도 50km는 뛰어야하는 부담 때문에 쉬고 싶었다.
회사 회장은 중동출장중이고
요즘 수입업체인 우리회사는 개점휴업과 마찬가지... 영업담당인 나는 점심시간과 동시에 집에 쉬러왔다. 압박감 때문에 잠을 청해도 잘 안온다.
- 몇 년전에 58회가 참가는 했어나 전체가 10km를 뛰고 서울로 복귀, 전체가 60~70km구간인데 4~5명이 참가하여 10km를 뛰고 올라가버려 동문회에서는 58회가 뛰었는지 안뛰었는지도 잘 인식이 안되어 있는 상황, 그때 나는 교통사고로 병원에 있을 때 였구나...
내일 힘 낼라고 고기집에 예약했다 -금요일이라 예약 안하면 자리가 없는 집이다-
우리마누라 그래도 낼 남편 마라톤한다고 사이트에서 관련 이바구 찾아보네
마라톤 클럽이라는 사이트에 가서보니 오만 이야기가 다 있네
근데 마라톤 전날 고기 묵는기 아니네 그려!
우짜노, 아들놈 마눌 옆집아지메까지 다 가자 해놓고 취소하면 내 만 쪼다 될 지경,
그래 가서 나는 고기 안묵고 된장이나 묵자!
식당에 들어가니 입구에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고기집 사장 친절하게도
- 오늘은 토시살이 엄청 좋다-하네.
허미~ 남에 속도 모르고 이집서 제일 비싼거 추천 해버리네...
울마는 “토시살이 한 마리 잡으면 600g밖에 안나오는 귀한거라 특별히 추천한다 하면서 한 마리분 묵자”허네.. 속 터져..
“고기는 엄청 맛있구만, 살살 녹네, 담부터는 토시살만 묵을 끼다...” 떠드는 마눌의 이바구에 나도 몇점 묵고...
내일 일이 걱정되어 혹 마라톤 장비와 약을 사러 돌아다녔다.
양재천변있는 러너스클럽에 가서 장비 이것저것을 구경하는데 전문 매장이라 그런지 가격이 너무 쎄다. 그리고 바가지도 쫌 있고....
그래서 이마트로가서 스포츠양말, 모자, 런닝빽, 선그라스등을 사고 약국에 가서 진통제, 트라스트, 밴딩테잎, 파스등을 샀다..
집에와서는 짐을 꾸린다고 거실에 다 꺼놓고 - 마라톤화2개 슬리퍼1개 깔창하나 윈트쟈켓 속내의 갈아입을 옷한벌- 그리고 칼도하나 챙겼다 혹시 쥐내리면 찔러 볼라고,
오늘산 장비들을 백에 다 집어넣고 아침에 입고갈 노란티,쪼끼,번호판,팬츠,트레이닝복,방한쪼기등을 널부러 놓고 잠을 청해본다
또 잠이 안온다. 대변 보러 가본다 잘 안나온다.. 걱정이되서 그런가? 2시돼서 잔다..
- 당일 (11.8 토)
6시30분에 남부터미널 갈려고 5시30분에 일어났다. 울마한테 어제 고기 먹여줬으니 차좀 태워주라! 암말안하고 태워주네, 고마워서 만원주고 내렸다..
어스름한 새벽 공기속에 낮 익은 선배님들의 모습이 불쑥불쑥 나타나네,
주영선배,익현선배,재욱선배,박승규수달회장님,문한영선배님,박재일선배님,유맹석회장님얼굴도보이고 종갑이,용찬이도 보이고 동창회 사무국장님도 보이고 강현이도 그 외 많은선배님들이 웅성웅성 인사들을 나누고 계시고....
출발전 모두가 바쁘고 신경이 예민해져 목소리들이 높아져있다. 차량별로 짐들을 나누어 싣고 조용히 찌그러져 구석에서 타고갈 차량 확인을 한후 출발을 기다렸다.
준성이와는 죽전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하여 우리차가 조금 먼저 출발 (6시 35분)
죽전에서 준성이와 선배님 2분이 타셧다.(6시 50분)
아침 장소인 망향 휴게소에서 서울 경기에서 출발한 전원이 만나 식사를 하였다...
괘방령 출발시간이 10시인 관계로 서둘러 일어섰다.
괘방령(궤방령 둘다 적혀있네) 꼭대기에 도착하니 망월부산팀, 부산상고 서울 부산팀 이렇게해서 근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안부인사 출발준비 음식물 분배등으로
왁짜지글
영환이형 만나서 56회 어제와서(김천서 56회 미리 만남) 재미있었냐고 안부인사하고 있는데 재욱형이 스트레칭 준비하라고 고함을 친다,
준성이는 노란티, 쪼기, 번호판이 없어 이를 챙겨서 주느라 10여분을 까먹고
늦게 스트레칭에 합류, 얼렁뚱땅 몸을 풀고 출발라인에 섰다.
오만 생각 다 난다,
- 익현이형 마라톤 풀코스 뛰었지, 강현이 서브 4 달성했지, 재철이 3구간 45km가량 뛰었지, 준성이 얼마 못 갈건데?(10km가 목표라고 했음), 지난번 게시판에 3구간 전체 달린다고 했지! 내 체력은 될까? 무릎은 괜챦을까? 밥은 주나?
- 출발(10시)
선두 옆에 있는 감독님이 넷,셋,둘,하나를 외치자 대열은 용수철처럼 튕겨서 달려나간다, 5구간(괘방령부터 고령까지 70km)중 1교대지점이 (15.1km) 시작되었다
고개정상에서 아래로 나있는 비교적 쉬운 구간이여서 그런지 선배님들의 참가가 많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구간중 유일하게 동래가 개성고(부산상고)보다 많은구간이기도 하고.
준비를 많이하고 아직 힘이있는 구간이기도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하며 달려나간다
평균 1km를 7분대에 달린다
-10km를 70분에 달리고 15km인 교대지점까지는 105분, 11시 45분까지 달려야한다.
-평소 수달(수요달리기)과 토달(토요달리기)에서는 60~65분수준
-마라톤 서브4는 10km를 55분정도 뛰어야함
개성고가 바같쪽 동래가 도로안쪽을 뛰면서 준성이와 나는 앞뒤로 서게 되었다
그 앞에 59회 강현이가 있고, 그뒤에 박수진선배님 계시고, 그 뒤에 박승규 수달회장님...
앞뒤에 많은 선배님과 후배들 사이 앞에서 열 번째정도에서 뛰었다.
앞뒤로 섰지만 할 이야기들은 다해가면서 그래도 아직은 힘이 있으니까
“상용이는 다른애들은?”“마! 우리둘이서 다해야된다! 뛸 만큼 뛰고 힘들면 차에가서 좀쉬라!” “아는 잘크나? 방송국 다큐는 잘 끝났나?”
그리고 괘방령 고개의 경치구경하며 내려오니 김천시내가 보인다. 여기가 첫 급수대.
아직 목마르지는 않다, 그러나 다음을 위해서 먹어둔다
슬쩍 준성이 얼굴을 보니 뛸만한가보다, 다행이다
- 준성이한테 선수로 참가하라고하니 나름 연습했단다 처음 연습할때는 1km뛰니 죽을 것 같았는데 속도줄이고 호흡 가다듬고 해서 3km를 1시간 가까이 뛰어보고 지난주에는 6km를 1시간에 주파 해본 것이 최대라고 한다
그런데 벌써 5km를 뛰고도 나름 생생하니 정말 다행이다
2번째 급수대까지는 평탄한 길이다.
- 교대지점까지는 항상 두 번의 급수대가 있다, 5구간은 4번의 교대지점이 있고 그이후 2번의 급수대가 있다
직지사입구가 보이고 조금가니 영남 제일문이 우리를 반긴다. “우리가 왔다. 함성 5초간 발사”“와~~~~~”하면서 일년전 왔다 다시왔음을 알렸다.
도심속 달리기는 조금 달랐다, 편도 3차선중 우리는 가운데있는 2차선을 달리며 추월차와 우측에서 진입하는 차량의 교통방해를 최소화하며 달려나갔다. 10km......
정말 잘 뛴다. 우리야 그렇지만 선배님들 정말 존경스럽다. 70세가 넘는 선배님도 계시다..
동기들아 각성해서 운동 좀해라!
-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수달에 가서 10km를 뛰었다고 하면 “한번도 안쉬고 뛰었나? 진짜가?” 암튼 운동안하는 사람들에게는 꿈 같은 이야기다.
2번째 급수대에서 보니 준성이의 얼굴은 땀범벅이다 그래도 첫 번째 교대지점까지는 간단다. - 무릎아플텐데~ 걱정이다.
처음 뛰어보는 10km를 완주했다는 만족과 자신에 대한 대견함 그리고 나이드신 선배님들도 교대 안하고 뛰는데 등 복잡 미묘한 감동의 찰라가 지나자마자 바로 3급수대(1교대지점)가 있는 김천시내 끝자락으로 꾸불렁 꾸불렁 출발된다..
“선두반보, 선두반보, 좌우로 정렬!”을 외치는 감독님의 소리를 귀옆으로 흘리며 “준성이 힘내라”하면서 출발했다..
흔들리는 어깨, 벌어지는 발, 비오듯 쏟아지는 땀, 준성이는 힘들다 그러나 말없이 달린다 이 고통 속에 나름의 희열을 느끼면서~
나도 오른쪽 무릎이 아파온다. 항상 걱정인 곳이다
망월FC 축구후에, 조기회 축구후에, 그리고 수달 10km후에 항상 아파왔던 곳이다.
이제는 말들이 조금씩 줄어든다 그래도 평지라서 갈만한 곳이다. 저 멀리 교대 지점이 보인다. 다들 힘낸다 발걸음도 조금씩 가볍고...
그런데 58회는 어쩌지? 나랑 준성이 같이 뛰었고 더 이상 선수도 없는데~ 아! 걱정이 된다
다음구간 뛸 수 있을까? 준성이는 뛸까?
아~ 동기넘들 지금쯤 있으면 뽀뽀라도 해줄긴데~ 이런저런 생각과 대비책으로 머리가 복잡다... 그리고 교대지점,
- 우짜노? 우짜기는 뛰야지! 우짤라꼬? 우째 되겠지?
잛은 교대시간에 맞춰 진통제 2알을 가방에서 찾았다.
이를 때 먹을려고 어제 준비했는데 타이밍이 잘못됐다 출발하기전에 먹어야하는데 아플 때 먹어봐야 1시간쯤 뒤에 효과 나타난다카네.
급하게 물과 함께 삼키는데 박승규수달회장님이 보셨다...
“아! 안되겠다 몸생각해서 그만해라, 약묵고 뛰다 무리하면 큰일난다, 묙심내다 잘 못하면 재욱이 꼴 난다.” 걱정이 태산이다.
- 이재욱(56회)선배는 마라톤 풀코스에서 욕심내다 다쳐 현재 1년정도 회복중임
바나나 반쪽과 양갱 조각을 들고 출발대열에 섰다.
준성이가 안 보인다. 그만하면 됐다. 정~말 고생했다.
태어나서 아마 이래 오래 뛰어본 것도 처음이리라! 이제는 58회 혼자다
나머지 55km정도! 무릎만 안아프면 문제 없다는 자만심이던다
바뀐 감독의 넷...하나에 맞춰 달린다.
2번째 교대구간까지는 15.2km 그리고 2번의 급수대...
영환이형(중마완주)이 보이고 박수진선배님(서브4)보이고 수달회장님보이고
망월마라톤 회원들은 그래도 아직까지는 지쳐보이지 않는다
부산에서 합류한 여러 선배님들과 서울 망마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며 주변경치도 구경하며 속으로 빨리 약빨이 올라 무릎이 안아파야 될텐데하며 뛴다...
첫급수대에서 반가운 준성이 얼굴이 보인다 조금 회복한 것 같다.
15km 뛴것에 대한 자신감으로 밝은 모습니다.
피곤할텐데 쉬지도 못하고 달리미를위한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원이 파이팅!” 외쳐주는 준성이가 고맙다.
- 도우미하는 익현이형도 중마 완주후에는 얼굴에 자심감이 넘친다.
비록 이번 5구간 도우미 하더라도 마라톤 풀코스를 뛴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몸에 묻어난다.
마라톤 안하는 사람은 모르지만 풀코스완주는 정말 대단한 것이다, 특히나 익현선배 정도의 체형을 가진 사람들은 기적이다 할 정도(?) 정말 울로 보입니다~요!
또 넷...하나 달려나간다 지금까지는 내리막과 평탄한길 20.8km이였고 지금부터는 약간씩 오르막이 시작된다. 시골 특유의 재래식 거름냄새가 코를 자극하며 달리는 것을 잠시 잊게도 해준다.
우스개 소리로 한국에서 “케냐 애들이 계속 일등하는 것이 이 냄새 덕분 아닐까?”하면서 한바탕 웃고 추수 끝난 한가로운 논 사이로 난 지방도를 지쳐 나간다..
2번째 급수대 고당산 주유소옆에서 급수를 받고 “꿀물있어요 꿀물!” 외치는 익현이형의 목소리가 얼마나 졍겨운지 그리고 그 꿀물은 얼마나 힘이 되는지 서서히 느껴지는 순간이였다
주변에서는 “내물은 와 맹물이고” 하는 선배님의 소리에 왁짜하게 웃고는 또 달린다.
2번째 교대지점이 5km 남았다. 거기까지 가면 총 30.3km..
달릴 수 있겠다. 오른 무릎만 조심하면....
- 이번 구간 뛰기전에 부산 동기 게시판에 들어가서 “괘방령으로 와서 같이 뛰자”고 서 놓았는데 연락오는 동기 한명도 없었다.
대열을 맞추라는 감독님의 목소리에 앞으로 나가 5번째쯤 섰다.
천천히 고향냄새 맡아가며 출발...
오른쪽 발등이 조금씩 아파온다. 신발끈을 조금 세게 묵었나? 매듭이 발등을 치는 것이 느껴진다.
교대지점서 좀 늘려 매야지..
조금씩 부딪치는 것이 이단 앞차기로 평균대를 차는 것 같이 아파온다.
- 군대있을 때 이런 경우에는 딴 생각을 했었다. 행군할 때 잠오고 아플때는 고등학교때 친구들하고 놀든 생각하며 빙긋 웃곤했죠.. 유체이탈이라고 해야하나 잡생각이라하나?
발등이 아프니 무릎생각이 안 난다. 희안하다.
“아, 원이 잘 뛰내! 오늘 기록 세우 겠내요 와 대단하다”등등을 하는 바람에 그냥 달린거 같다. 30.3km 많이 왔다. 주변에서는 다시 교대한다고 준비중
빨리 신발끈을 풀어 매듭을 다른장소로 옮기고 헐겁게 만들었다.
동창회사무국장 종근선배께 에어파스 받아서 쫙쫙 뿌리고 준성이 얼굴보니 뛸 마음은 없는 것 같다.
“1구간만 더 뛰면 마라톤 거리 넘어서는 데, 그러면 우리기수 쪽 팔리지는 않켔지?
익현이형이 아래로 보지는 않겠지? 강현이도 갈구지 않겠지? 수달회장님 얼굴도 살릴 수있겠지? 재철이도 이만큼은 뛰었자나? 망월FC 이정도는 기본이잖아?”
또 생각이 복잡해진다...
그래 사나이 갑바가 있지! 가자 한구간 더!
출발라인에서 배 한조각,양갱, 쵸코파이를 먹었다.
그리고 출발 3번째교대지점까지 15.3km (전체 45.6km)
간다! 58회가 간다.
- 부산동기 만나다..
출발신호와 함께 이번에는 5구간중 제일 뛰고 싶다는 살치재 고개길이다.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에 넋을 잃고 지금 내가 뛰는지 그림이 지나가는지 모르는 시간이 지나고 사과밭에서 늦은 수확을 하는 허리 휜 농군들을 보면서 부산계신 부모님 생각도 난다.
비가 조금 흩뿌려서 일까 교대지점에서 받은 비옷을 입고 뛰는 분들이 많았다.
----- 2편에서 계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