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정헌택 
| 제목 | 자화상 |
|---|---|
| 글쓴이 | 정종영(46) [ ginsenopia@hotmail.com ] |
| 작성일 | 2019-03-27 |
봄이 오고 새싹이 돋고 꽃이 피면 포근하고 생동감 넘치던 시절이
있었지만, 나이 70줄 맞는 이 봄은 왠지 편한 마음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 첫분기 동기모임에 이외로 많이 참석한 70줄 노인들 틈에서
나 혼자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이 늙어가는 좋은 동기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곤 참으로 많은 위안이 됐답니다. 게다가 나이엔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봉사하는 회장단의 열의에 감복했지요.
이 각박한 세상에 동기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모멘텀은 뭘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아마도 이제 막 철들어 세상에 눈뜰 시기에
아무런 이해타산 없이 순수하게 어울려 같은 교문을 나왔고, 그 때
그 체취를 오래도록 기억에 담아, 마치 되돌아오는 연어마냥 한데
모이는 것 같기도.
안타까운 사실은 이제 슬슬 주변의 동기들이 심신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랍니다. 세월에 장사 없다고, 이는 어느 특정한 동기들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당면하는 자화상이겠지요.
세월이 더 흘러 동기들이 모두 사라지면, 46동기회도 저절로 소멸될
것이며, 이는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라 이미 목전에 다가오는 일처럼
느껴진답니다.
이에 회장단에 좀 더 힘을 실어줘 심신으로 힘든 동기들을 격려하고
부축하고 위로해 줄 수 있도록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제각기 생각하기나름이겠지만, 동기회는 무슨 이해집단은 아니지요.
정으로 결합한 모임이고, 여기서 무슨 형평성을 운운함은 좀 무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70 넘었다 해서 형평성을 내세워 모두 노령기초연금을
수령하는 것이 아니듯이.
어려운 동기생들을 일부러 샅샅이 뒤져 보살필 수야 없겠지만, 알게
모르게 드러난 경우 외면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되면 동기회란 본질과 존립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동기회와 회원 모두 영원할수 없는 한, 동기회가 건재하고 동기들이
살아있을 때 따뜻한 온정을 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후 겉치레보다 살아 숨쉴 동안의 의미에 그 무엇도 비할 바는 없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