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전암 산그리매◈









대자연 속에 이렇게 아늑하고도 눈맛이 시원한 시야를 

터줄 줄 아는 한국인, 높지도 얕지도 않은 이 자리를 점지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층 그윽하게 빛내 주고 부처님의 믿음을 

더욱 숭엄한 아름다움으로 이끌어 줄 수 있었던 뛰어난 안목의 소유자 

그 한국인 





이글은 최 순우님의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끊어 질 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나타나고

적당한 굴곡과 선들의 조화 만남과 헤여짐의 반복

파도처럼 일렁이다 스러지고 때로는 끓어 오르는

태백산맥이 빚어내는 산그리메의 아름다움

현세에서 극락의 장엄을 느끼게 하여주는 

부석사의 창건주 의상대사의 위대함을 칭송한 글입니다 



부산 가까이  진주시 이반성면과 함안군 군북면의 경계에 자리한 

여항산(艅航山.770m)에서도 아름다운 부석사 못지 않는 산그리메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어 소개합니다





목적지: 여항산 원효암(元曉庵) - 성전암(聖殿菴) - 월아산 청곡사(月牙山 靑谷寺)





 ◈ 여항산 원효암 ◈



경남의 정중앙에 위치한 함안군은 낙남정맥의 여러 산들이 

동남으로 병풍처럼 둘려있고 남강과 낙동강이 군의 경계를 

남북으로 유유히 흐르는 남고북저(南高北低)의 

특이한 지형을 하고 있는 곳으로 옛 가야국의 왕조가 형성되어 있던 곳이라 

주민들은 왕도의 후손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 대웅전과 전각 ◈









장지 IC를 나와 끊어질 듯 이어지는 굽이 굽이 오솔길을 한참을 오르면 

길이 끝나는 곳에 자리한 원효암은 산 정상 바위 아래 

매달려 군북면 일대를 내려다 보고 있다



의상대 절로 불리었던 있는 이 절은 절벽을 따라 평평히 둘러앉은 

경내와 절벽 위의 의상대가 어우러져 수려한 미를 자아내고 있다. 



 ◈ 의상대(義湘臺) ◈







칠성각 옆 계단을 오르면 바위 위에 의상대가 자리 잡고 있다

전해오는 바에 의하면 667년 신라시대 원효스님과 의상스님이 

수행정진하던 도량으로 창건되었다 하나 이를 뒷받침할만한 

그 어떤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



경내에 있는 약수로 술을 빚으면 발효가 되지 않는다는

신비의 약수로 불리던 약수가 현재까지 남아 있다





해발 770m의 여항산 중턱 해발 500m 남짓한 곳에 위치한 원효암은 

경내에서 발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사촌마을 풍경과 저멀리 군북까지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명당에 자리 잡고 있다









山堂寒日(산당한일)









奇大升(기대승)







一室空山裏(일실공산리)  

蕭條歲欲窮(소조세욕궁) 

凍泉時自汲(동천시자급)  

枯蘖且相烘(고얼차상홍)  

靜憩窓間日(정게창간일)  

閒聽谷口風(한청곡구풍)  

生涯聊可慰(생애료가위)  

此意與誰同(차의여수동)  



산당의 추운 날



외딴집 빈 산 속에 있으니

쓸쓸한 채로 한 해는 저물고자 하네.

언 샘물 때때로 몸소 길어오고

마른 등걸 서로 불을 사른다네.

조용하게 창 사이 햇볕에 쉬고

한가로이 골짝 입구 바람 소리 듣노라

생애를 애오라지 달랠 만하니

이 뜻을 누구와 함께 하리오.





원효암은 현재 중창으로 앞으로 참배객들이 붐비겠지만

목마르면 물 깃고 따뜻한 햇볕에 졸며 바람 소리 듣는 정취는 

앞으로 힘들 듯 한 아쉬움이 남는 곳이다. 차라리 길을 없애고 

선방으로 남는 게 어떨까 생각하며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 군북장 ◈





마침 군북 장날이라 장구경도 하고 점심도 먹을 겸 장터를 찾았더니

시끌벅적한 장터 분위기는 느껴 지지 않고 한적하기조차 하다

예전부터 군북장은 함안 저자 거리보다 못하다 전해오더니

갈수록 명맥을 유지하기 힘들 것 같다.장터에서 시골 국수로 

점심을 해결하고 다음 목적지인 성전암으로 향했다



 ◈ 성전암(聖殿菴) ◈



원효암은 군북에서 오르나 성전암은 진주 이반성면으로 오르면

여항산 정상 부근에 세월의 풍파를 다 막아낸 병풍 바위 아래  자리 잡고 있다

성전암은 신라 헌강왕 5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로, 성인이 머무는 

대궐같은 암자라는 뜻의 聖殿菴이라 이름 하였다한다







또 조선조 인조대왕이 여기서 백일기도를 올린후 등극하였다고 해서, 

대왕의 영령을 위패로 모시고 있는 인조각(仁祖閣)이 현존하고 있으며, 

임금이 머물렀다는 동네라 해서 절 아랫동네를 장안리라 하며 

이 절을 장안사로 부르기도 했다. 



 ◈ 대웅전과 요사 ◈





대웅전(大雄殿)은 팔작지붕에 앞면과 옆면 각 3칸의 규모를 하고 있으며 

1950년대에 지었다. 안에는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좌우에 

약사여래와 아미타여래가 협시하고 있는 삼존불을 봉안했다. 



 ◈ 목조아미타좌상(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350호) ◈



좌측의 아미타여래좌상은 목조로 머리 위에 육계와 계주가 표현되어 있다. 

옷자락은 양쪽 어깨에 걸쳐서 U자 모양으로 흘러내리고 있으며 

손 모양은 아미타여래의 9가지 손모양 중 하품하생인을 하고 있다. 



최근에 복장(腹藏)이 발견되었는데 그 기록에 따르면 

1644년(인조 22)에 조성되었다고 한다.



 ◈ 대웅전문살 ◈





대웅전 문살은 특이하게도 선비의 상징인 매난국죽 사군자와 

소나무 대나무 매화 세한 삼우가 세겨져 있다



속은 비어 있어도 곧게 뻣은 대나무처럼

늦서리를 견디며 그 청초한 모습을 잃지 않는 국화처럼

이른 봄 홀로 피어 봄소식을 전하는 매화처럼

절의와 지조로 살겠다는 고고한 수행자에 모습에

유불(儒佛)이 무슨 차이가 있으랴?



대웅전과 요사 사이로 난 길을 올라가면 바로 위에 명부전, 칠성각, 

산신각, 인조대왕각 등이 있는데, 이 전각들이 나란히 있는 것이 아니라 

산의 지형에 따라 자연스레 상하로 배치되어 있다. 

 

 ◈ 산신각과 인조대왕각 ◈







한 건물에 '山神閣, 仁祖大王閣' 등 두 개의 편액을 건 건물로, 

팔작지붕에 앞면 3칸, 옆면 1칸 규모이며 1950년대에 지었다고 전한다. 

안에는 최근에 조성한 산신탱과 용왕탱이 있고, 

그 옆에 인조대왕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 삼성각과 나한전 ◈









산신각을 지나 대나무 담장을 따라 오르면 탐스럽게 익은 감나무 아래  

맞배지붕에 앞면 3칸, 옆면 1칸인 삼성각(三聖閣)이 나타나고

그 뒤로 8작 지붕을 얻은 3칸의 소박한 나한전이 자리하고 있다

길섶 감나무에는 예쁘게 물든 주홍빛 홍시가 가을 햇살을 받고 있다



 ◈ 범종루 ◈







범종에는 비천상이 조각되어 있는데 비천은 불국(佛國)을 날며,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며 꽃을 뿌려 부처님을 공양 찬탄하는 

천인의 일종이다. 종소리에 낙엽 위에서 춤추며 산 아래로 향하는

비천의 발아래 산그리매가  구름처럼 일렁거린다



천인의 주위에는 연꽃을 닮은 무늬가 천인을 구름처럼 받들면서 

불꽃 형태로 하늘로 치솟은 천인의 옷자락이 끝에서 

다시 불꽃무늬 구름무늬로 변해 영기를 표현하고 있다.



이무늬는 우주의 신령한 기운(영기·靈氣)을 형상화한 것으로

절간의 지붕과 기둥을 연결하는 공포(공包)의 구조가 

부처의 폭발적 영기의 표현이라한다 



 ◈ 산그리메 ◈









용마루 넘어로 보이는 산그리매는 꿈결같이 이어진다

서북 봉화 광려 무학 천주산으로 이어지는 낙남정맥과 정상석 

마주보는 방향으로 진주 월아산과 장군대산, 그 우측 뒤로 지리산도 확인된다. 

서북산 우측으로 적석산 깃대봉이, 미산령 방향으론 오곡재 오봉산 괘방산 

방어산 자굴산도 이곳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는 聖殿인 곳이다



 



산문(山門)에 기대어  





송수권



누이야

가을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 가면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 오던 것을

더러는 물 속에서 튀는 물고기같이

살아 오던 것을

그리고 산다화 한 가지 꺾어 스스럼 없이

건네이던 것을



누이야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그 눈썹 두어 낱을 기러기가

강물에 부리고 가는 것을

내 한 잔은 마시고 한 잔은 비워두고

더러는 잎새에 살아서 튀는 물방울같이

그렇게 만나는 것을



누이야 아는가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눈썹 두어 낱이

지금 이 못 물 속에 비쳐옴을









만추의 정취는 산을 태우고 감은 익어 가지 끝에 

매달려 가을 빛에 졸고 있는  한가로운 산사에 

기와불사 1장으로 미련을 남기고 다음 목적지인 청곡사로 향했다



 ◈ 월아산 청곡사 ◈







월아산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달 뜨는 모습이 아름다운 산이다. 

산에서 달을 뱉아내듯 달이 떠오른다. 그 모습이 천하절경이어서 

예부터 아산토월(牙山吐月)이라 했으며 진주 12경 중의 하나로 꼽힌다.



천년 고찰 청곡사(靑谷寺)는 신라 헌강왕 5년(879년) 왕건의 스승 도선이 

이곳을 지날 무렵 남강 변에서 청학(靑鶴)이 날아와 앉았는데, 

그곳에 서기가 충만해 절터로 정했다고 한다.



문헌에 의하면 도선국사가 진주 를 지나가다 남강변에서 

푸른 학이 이곳으로 날아와 앉으니 성스러운 기운이 충만한 산과 계곡이 있어 

이곳을 살펴본 즉 천하에 명당이라 이곳에 절터를 잡았다한다



 ◈ 천왕문과 환학루 ◈





천왕문에는 사천왕이 분실되어 모셔져 있지 않으며

천왕문 옆에는 학이 항상 날아와 깃드는 장소에 환학루를 

세워 행사때 법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 범종루 ◈



환학루 옆에는 북(법고). 범종. 목어. 운판이 있는 범종각이 있으며

청곡사 법고는 해태상이 있는 특이한 법고이며 목어도 용과 고기를 

합성해 논것같은 같은 특이한 목어가 있다 





 

聞鐘聲煩惱斷  (문종성번뇌단)

智慧長菩提生  (지혜장보리생)

離地獄出三界  (이지옥출삼계)

願成佛度衆生  (원성불도중생)





범종소리 듣고서 번뇌가 끊어지니 

지혜가 자라고 깨달음이 생겨나네

지옥에서 벗어나고 삼계마저 뛰어넘어 

원컨대 성불하여 모든 중생을 건질지어다. 



 ◈ 대웅전 ◈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이며 기둥은 약간 불룩하고 

처마선이 아름다우며 지붕의 네 귀퉁이에는 처마받침 기둥이 있어 

웅장해보인다. 주춧돌은 가공하지 않은 자연석을 그대로 이용으며

정면은 화려하고 뒤면은 수수하며 내부는 전체적으로 수수하게 짜여져 있다.



 ◈ 선불장 ◈



대웅전 아래 좌측에는 참선을 하여 깨달음을 얻고 

자아를 발견하는 선방인  선불장이 있다



 ◈ 업경전과 칠성각 ◈





업경전은 일반적으로 명부전 혹은 지장전 등으로 불리우며, 

지장보살을 본존으로 하여 염라대왕 등 10대왕을 봉안한 전각이다. 

특히 지장보살(가난한 사람들에게 옷을 다 벗어주고 몸을 땅속에 숨겼다 하여 

지장보살이라고 함)은 그 옛날에 조성한 부처님으로서 가장 아름다우며 

중생들이 극락에 태어나도록 자비를 배푸는 그읏한 모습으로 조성되어 있고 

특히 염라대왕등 십대왕은 타 지장전에서 보기 드믄 해학적인 모습으로 조각되어있다. 





 ◈ 청곡사 3층석탑 ◈



이 탑은 대웅전의 정면에 있지 않고 그 좌측 약 30미터 저점에 서 있어서 

일반적의 탑의 배치 양식과 다르다.전하는 말에 의하면 

학이 알을품고 있도록 하기위하여 탑을 품속에 

살그머니 놓아둔 자리가 지금의 탑이 있는 곳이라 한다.



이 탑은 청곡사 창건 당시에 세워졌다고 하나 받침 부분이 

간략하게 처리되고 탑신 및 지붕들이 축소된 것 등을 고려할 때 

고려 시대에 건립되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 성보박물관 ◈







 ◈ 영상회상 괘불탕화(국보 302호) ◈



조선 경종(1722)에 금어(金魚) 의겸스님에 의하여 조성 된 괘불탱화는 

4층 높이로 그 크기에 압도 당한다.영축산에서 설법하시려고 

설법단으로 제자들이 모시고 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괘불을 살펴보면 중앙의 부처님은 석가여래 부처님으로 전체적인 모습은 

꽃으로 이루어진 화려하고 섬세한 옷을 걸치시고 원만 구족한 상을 

나투시어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새롭게 갖도록 조성하였다.



 ◈ 초선천주 대범천왕과 도리천주 제석천왕 (보물 제 1232호) ◈



대범천왕이란 사바세계 즉 우리가 사는 이세상을 다스리는 천왕으로

불자들을 지켜주시고 기도하는 불자들의 소원을 이루어주시는 분으로

유일하게 한국에는 대범천왕이 성상으로 조성되어 있는 곳은 여기뿐이라 한다



제석천왕은 부처님과 부처님의 제자들을 보호하고 경호하며

동서남북 사천왕과 삼십이천을 통솔한다









2007년 11월 04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