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정헌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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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정종영(46) [ ginsenopia@hotmail.com ] |
| 작성일 | 2017-04-12 |
남산은 차 타고 가서 전망대에 올라 시내 조망하는 곳으로
알았는데, 둘레길 따라 걸어 보니 여늬 야산처럼 제법 괜찮은
곳이었음. 긴 탁자 놓인 곳을 지나다 떡 본 김에 뭐 한다고,
모두 모여 앉아 때이른 점심 도시락을 펼쳤지. 그 날 따라
도시락 내용들이 진수성찬들. 용식이 왈 “야! 내 평생에 가장
인간답게 먹는 점심이다!” 마침 영천이로부터 21년산 위스키
한잔 받았다. 술은 별로지만, 이거나 저거나 짜릿함을 좋아하는
터라 덥썩 한모금 마셨다. 식후경으론 금강산이라고, 누군가가
“어이! 사륙산우회 시작한지 올해가 몇해고?”라고 하니 금새
자신있게 대답하는 사람이 없다. 가물거리는 세월에 기억들이
희미한가 보다. 가만 생각해 보니 내 나이 꽃다운 58세쯤 합류
했으니 사륙산우회는 10년쯤 됐을 것. 처음부터 건강한 사람이
참여했든가 아니면 산에 다녀서 건강해졌든지, 아무튼 나온 이
모두 아직 쓸만 하다. 누군가가 또 “어이! 10년 더 지나면 산에
오는 사람이 오늘 나온 사람 절반 밖에 안 되겠제?”라고 한다.
10년 지나면 77~78세들인데, 묘한 생각이 든다. 예전 같았으면
그 나이엔 어쩜 모두 산에 갔을 나이 아닌가?
어찌되건 10년 후 산에 다닐수 있을 동기가 3~4명을 넘지 않을
거란 생각. 그러다 몇 년 더 흘러가면 이제 회비를 내고 싶어도,
불참금 내고 싶어도 받을 사람이 없겠지. 뒤를 돌아 봐도 앞을
내다 봐도 가물거리기만 하는 세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