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행 2
   
    "공포의 상징이었던 크레므린 궁으로 들어가다"
   
     모스크바의 날씨는 정말 차갑다.
    시베리아 바람이 어떤 건지 그 맛을 톡톡히 본 셈이다.
    영하 10도 정도라는데 이게 이렇게 추울 줄이야..카메라를 든 손이 얼어서 감
    각이 마비 될 정도이다.
    과연 알프스 산맥을 너머 온 무적 나프레온 군대가 왜 이 모스크바 정복을
    실패했는지 알만 하다.
    그들은 러시아 군대에 진게 아니라 이 매서운 시베리아 바람에 저서 퇴각했
    다는 그 전쟁담을 알 것 같다.
   
     드디어 공포의 대상이었던 크레므린 궁으로 진입했다.
    "이게 크레므린 궁인가?"
    음흉한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할 크레므린 궁은 상당히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나포래옹 군대가 진입했다는 그 입구 다리를 건너 궁 안으로 들어서니 왼쪽
    으로는 바로 대통령 집무실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항상 책에서 보았던  커
    레므린 상징인 성당이 보인다.
    그게 성당 이였다는 사실을 여기 와서야 알았다.
    바로 그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성당 안은 전부 벽화로 장식되어 있었고 바닥에 여러 개의 관이 있다.
    실제로 시신이 들어있다는 말을 듣고 드라큘라 영화가  생각났다. 꼭 그 영
    화에 나오는 관의 모습이다.
    성당 안은 전부가 하느님의 말씀이 벽화로 그려져 있었다.
    15세기 경에 지어졌다고 하는데 이제는  오래되어 퇴색되어 여러 번 복원을
    한 흔적이 있다.
    그림으로 나타나 있는 성자들의 모습은  참 친근감이 드는 표정을 하고  있
    다.
    러시아 정교는 어쩌면 불교와도 여러 면으로 일맥상통 하고 있는게 아닐까 할
   정도로 그 그림들은 불교의 벽화들을 닮아있다.
   
     그런 성당이 크레므린 궁 안에는 여러 개 있었다.
    다 들릴 수는 없고 대표적인 성당 두 군데만 들어가서 구경했다.
    우리나라 성당 안과는 상당히 그 느낌이 달랐다.
    무언가 초기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이 나타 나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것은 나의 편견인지는 모르겠다. 하긴 나는 잡신교라 감히 그리스도교를
    말할 자격을 갖춘 사람이 아니지만...
   
    오후에는 전시장에서 R.K가 만든 부스에서 행사를 했다.
    작년 연말 송년 파티에 참가했던  그 러시아 합창단들이 와서 노래를  불렀
    다.
    내가 만든 부품들을 러시아에서  보는 감회가 참 묘했다.  드디어 우리 회사  
    제품도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구나 하는 뿌듯한 자부감이 들었다.
    천연가스가 엄청 많은 이  러시아 시장은 상당히 희망적이다.  아직은 여러
    가지 해결되어야 할 일들은 많았지만 값싸고 좋은 제품을 내어 놓으면 인기
    를 얻겠지..여기 와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활약상을 실감 할 수 있었다.
    여기 가장 많이 팔린 차가 우리나라 대우차 이었다는 사실을 보고 우리 기업
    들이 해외시장에서는 참 많이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스크바 거리에는 중요한 곳 마다 우리나라 삼성이나 대우 엘지 들이 차지
    하고 있었다. 모스크바 전차에도 엘지 마크의 선전간판을 달고 운행하고 있
    었다.
       
    러시아..
    참 흥미 있는 나라다. 그 동안 공포의 대상이었던 이 러시아에 직접 와서 보
    니 세상 참 많이 변했구나 하는 감이 든다.
    갑자기 닥친 자유화에 아직 적응을 못하고 혼란 속에  있다. 절대 권력은 절
    대 부패를 낳는다는 말이 있듯이  그 동안 공산독재 사회 속에서의  부패가
    이번에는 마피아라는 조직으로 옮겨와 있었다.
    공무원 전체가 마피아라니 이러고서 어떻게 나라가 되겠나?
    이번 여행에서 본 공무원들의 비능률적인 모습을 보고 저게 공산주의 였구
    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 러시아는 희망이 있다. 엄청난 자원이 있는 나라이고 기초과학이
    튼튼한 나라이다. 저렇게 우리 기업들이 러시아와  손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참 잘 하는 일이다.
   
    호텔 로비에서는 러시아 아가씨가 득실거린다. 짖꿋은  일행 몇몇은 그들과
    흥정을 하고 있다. 태극기를 꼽고 가겠단다.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그들도 다들 남의 눈들 때문인지 아니면 도덕 때문인지  실행에 옮
    기지 못하는 모양 같았다.
   
    시베리아 바람의 그 매서움을 몸소 느낀 러시아 방문 이튼 날 밤에
   
        2001년 3월 2일
                     김선만
ps. 이것은 전에 쓴 러시아여행기 일부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