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로 끝나는 줄 알았던 위해개발구의 투자 유치단 서빙은 이튼 날도 계속되었다.
그들은 우리들을 위해 미니버스 두 대와 시장 부시장은 빠졌지만 개발구 유치멤버들은 정말 집요하게 밀착접대를 한다.

이튼 날 까지 접대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우리들이 투자할 때 그들이 도와주면 되는 것이지 그렇게 집요하게 따라붙을 필요가 있을까?
우리들이 그렇게 중요한 회사인가?
우리의 정서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오전에는 관광이다.
위해의 전쟁기념관인 갑오전쟁 기념관을 관광했다.
위해 앞에 배로 한 십분 거리에 유공도 라는 커다란 섬이 있었다.
그곳이 아마 1880년대에는 청나라 중요 해군 기지 이었던 모양이다.
그들은 일본 해군함대와 싸워서 패전을 했다.
패전을 기념하기 위해서 저렇게 거대한 기념관을 만들다니 이해가 잘 안 간다.
기념관은 상당한 규모로 잘 만들어져 있었고 관광객들도 상당히 많았다.
그런데 그때의 청나라 함대의 규모와 무기들을 보고 참 많이 놀랐다.
그때쯤에 우리도 신미양요 병인양요 운요호 사건 등이 일어났던 때다.
그 시대에  우리들의 무기는 강화도 초지진에 있는 청동으로 만든 조잡하기 짝이 없는 포 정도였는데 당시의 일본과 청나라 독일 등 열강의 무기들은 지금도 실전에 사용할만한 그런 무기 들이였다.
엄청난 규모의 어뢰정 대포 군함의 규모 등은 정말 놀라울 정도였다.

조선조 말에 우리 선조들은 과연 무었을 하고 있었나.
바깥세상이 그렇게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었는데 우리 조선의 양반들은 우물 안 개구리들처럼 바깥세상을 외면하고 살았다.
위정자들은 외국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대원군의 쇄국정책 같은 오류를 범하여 결국은 일본에게 신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런 국치를 당하고도 아직도 우리들은 일본만 욕 할줄 알지 우리 자신의 잘못은 외면하고 있다.
일본을 욕하는 것이 애국애족인줄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또 그런 사회적 분위기 이다.
일본에게 왜 우리들이 당했는지 반성 해 볼 줄 모른다.
정작 문제는 우리들 자신에 있었다는 사실을 아직도 모른다.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는 좀 더 일본에 접근하여 문물을 받아드려야 했었는데 당시 지도자들인 양반들은 그러지 못했다.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는 좀 더 일본에 밀착해서 일본을 배우려는 자세라야 했는데 그러면 당장 매국노 어쩌고 하면서 몰매질을 한다.
이런 모습은 아직도 우리의 지도자들이 답습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거머리처럼 밀착해서 우리를 집요하게 따라붙으며 온갖 편의를 다 보살펴주는 이들에게 우리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들의 대답이 무조건 고도성장한 한국을 배우라고 한다고 정부에서 말한단다.
그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한국은 과감히 소신의 정책을 펼쳐나갔던 지난 정부의 이야기지 지금처럼 병들어 가고 있는 한국은 아닐 것이다.

그들의 거머리 작전은 마지막 공항에서 작별할 때가지 계속되었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그들의 말을 다 믿을 건 아니지만 어쨌든 외국자본의 유치를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만하다.

중국에서 많은 것을 깨닫고 왔다.
중국은 이제 잠을 깨었지만 우리는 서서히 잠에 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동안 일본이 십여 년 긴 잠을 자고 있었는데 이제 일본도 서서히 깨어나는 징조가 보이지만 우리는 앞으로의 십년이 암담하다는 것을 .
국민소득 만불도 안 되는 한국의 잠과 삼만불 인 일본의 잠은 근본적으로 다른데..

정말 마음 내키는 일은 아니지만 이제부터 서서히 중국에 회사를 만드는 실질적 문제로 고민할 차례다.

        2003년 9월 20일
       
중국 여행길에서
                          김선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