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내가 왜 이러지 ? 6월 한달 동안에 나도 모르게 우연히 벌써 국내 No1, 3, 4의 산을 다녀 왔으니... 이젠 No2 지리산이 마구 부르니... 좀이 수실 수 밖에...

6월 3일, 덕유산(망월 전국합동산행 시)
6월의 푸른잎이 제법 색의 배합을 합의 해 간다, 록색의 다양한 연출은 끝이 없는듯 하지만 점점 닥아오는 태양열에 잎사귀들은 거의 짙은 녹색으로 일치를 외친다,

구천동 긴 포장길 양 옆길은 자연을 흉내낸 인간들의 미적표현을 어지간히 꽤어맞춘 아름다움이 배어있다.

쭉쭉뻗은 전나무 사이사이로 솔가지, 참나무가지들이 구색을 맞추고 간간히 비좁은듯 끼어있는 홍단풍의 잎세가 시간 지난 핏빛으로 그래도 아름다움을 조화시켜 준다.

<이렇게 멋지게 씩씩히 따라오든 분들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20년은 조이 입은듯한 낡은 망사조끼를 걸친 S가 바람같이 앞질러 선두를 잡는다, 몇백명이 참여한 행사에 유독 의기투합된 3명의 배신자들이 정상 향적봉(1,614m)을 향한다,

출발점이 해발 500쯤이라 1100을 처올려야 하는 강행군을 목표 2시간 반으로 잡고 사타구니에 불을 때면서 내달린다.

오른쪽으로 연상 따라오는 구천동 계곡의 물소리가 마치 행진곡인양 발길을 도와준다, 얼핏얼핏 고개를 돌려 계곡의 아름다움에 피로를 씻고, 소시적 부터 가끔식 올때마다 탄성을 아끼지 않았든 사철 변화무상한 그대들의 연출을 기억하면서 파란 이끼가 덕지진 바위 언저리에 카메라렌즈를 갇다댄다.

앞서 달린 S의 그림자가 저만치 백련사 일주문에 걸려있다. 너무나 달라진 절간의 정경이 차라리 옛것만 부족하리, 허나 저 멋지게 꾸며진 사문 안에 계시는 부처님의 안온함이 온갓 중생들에게 안식처와 자비의 근원을 배풀지니 어찌 한갖 미물의 이 몸인들 심신이 맑아지지 않으리...

<정상에서 頭巖, 松山, 그리고 부산 김창준 동기>

딱 두시간만에 맞이한 덕유 향적봉에는 숱한 인파가 마치 남산타워 관광객들 처름 난리법석이다, 게다가 등산복 입고 나같이 허겁지겁 기어올라온 등산객은 반에 반도 않되는듯, 그저 정상석을 배경으로 증명촬영에 여념없는 기쁜 마음들에 숫제 나같은 양보심 많은(?) 인사에게는 아예 차례가 오긴 걸렀다,

덕유산 정상에서 리조트로 내려가고 있는 관광객

(뒷쪽 봉우리에 곤돌라 클럽하우스가 보인다)

곤도라라는 기계의 발달이 가저다 준 인간의 욕망에 대한 한계를 크게 단축시켜 보다 편하고 안락한 환희의 세계를 쉽게 접할수 있게 하구나.

그런대 이 인간은 어떻게하여 그 쉬운 편리를 거부하고 기어코 고난과 인내의 수렁에 헤어나지 못한체 고행아닌 고행을 하는가? 그건 숱한 중생들 바로 그대들과는 근본적으로 오르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

1973년 처음 이 산을 올랐을 때와 딴판인 정상이지만 그간 수차례 이곳 정상을 대할 때마다 또 다른 느낌은 주었다, 하얀 백설의 장관인 겨울철엔 세찬 바람이 차지한 정상엔 인적마저 드물지만, 저 건너 하얀 슬로프 너머로 보이는 리조트 스키장에는 인간들이 개미때 같이 웅성거렸다, 어떤 때는 5m 앞도 보이지 않은 게스 속에서 행복한 산상결혼식을 올리는 장면도 목격하고,

그리고 14시간 여의 긴 종주 산행길에서 마지막 여기 정상을 밟는 순간 온몸이 전율하고 앞을 가리는 눈물을 주체 할 수 없었든 순진하고 감성적인 추억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아있으니....

덕유산 향적봉에 인간꽃이 주렁주렁

유수한 세월에도 끊임없이 찾아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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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꾼들은 어디가고 관광객만 법석이네

덕유 중봉 쪽에서 남쪽으로 본 덕유능선과 그 뒤 남덕유 모습

(2004, 2월 덕유종주시 촬영)

그 놈의 장마, 6월의 지리산 꿈은 사라지고

<설악산 모습도 그리고 싶은데 이거 어디 너무 더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