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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회

게시판

제목 괴팍한 할망구(폄)
글쓴이 노월영(34) [ nwy2068@naver.com. ]
작성일 2007-10-24

얼마전 북아일랜드의 한 정신의학 잡지에 실린

어느 할머니의 시를 소개합니다.

 

스코트랜드 던디 근처 어느 양로원 병동에서 홀로

외롭게 살다가 세상을 떠난어느 할머니의 소지품중

유품으로 단하나 남겨진 이 시가 양로원 간호원들에

의해 발견되어 읽혀지면서

 

간호원들의 가슴과 전 세계 노인들을 울린

감동적인 시입니다.

 

 

이 시의 주인공인 " 괴팍한 할망구 "...는 바로

멀지않은 미래의 우리 자신들 모습이 아닐런지요....

 

 

 

 

당신들 눈에는 누가 보이나요.

간호원 아가씨들...

제가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지를 묻고 있답니다.

당신들은 저를 보면서 대체 무슨 생각을 하나요...

 

저는

그다지 현명하지도 않고...

성질머리도 괴팍하고...

눈초리마저도 흐리 멍텅항 할망구 일테지요.

 

먹을때 칠칠맞게 음식을 흘리기나 하고

당신들이 큰소리로 나에게

"한번 노력이라도 해봐욧!!"

소리질러도 아무런 대꾸도 못하는 노인네...

 

 

목욕하라면 하고...

밥 먹으라면 먹고...

좋던 싫던 당신들이 시키는 데로

하릴없이 나날만 보내는 무능한 노인네...

 

그게 바로 당신들이 생각하는 "나"인가요.

그게 당신들 눈에 비쳐지는 "나"인가요.

그렇다면 눈을 떠보세요.

그리고 제발...

나를 한번만 제대로 바라봐주세요.

 

이렇게 여기 가만히 앉아서

분부대로 고분고분

음식을 씹어 넘기는 제가

과연 누구인가를 말해줄께요.

 

저는 열살짜리 어린 소녀랍니다.

사랑스런 엄마와 아빠...그리고

오빠, 언니, 동생들도 있지요.

 

저는 방년 열여섯의 처녀랍니다.

팔에 날개를 달고

이제나 저제나 사랑하는 이를 만나기 위해

밤마다 꿈속을 날아다니는...

 

저는 스무살의 꽃다운 신부랍니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면서

콩닥콩닥 가슴이 뛰고 있는

아름다운 신부랍니다.

 

그러던 제가 어느새 스물다섯이 되어

아이를 품에 안고

포근한 안식처와 보살핌을 주는

엄마가 되어 있답니다.

 

어느새 서른이 되고 보니

아이들은 훌쩍 커버리고...

제 품에만 안겨있지 않답니다.

 

마흔살이 되니

아이들이 다  자라 집을 떠났어요.

하지만 남편이 곁에 있어

아이들의 그리움으로 눈물로만 지새우지는 않는답니다.

 

쉰살이 되자 다시금

제 무릎 위에 아가들이 앉아있네요.

사랑스런 손주들과 나...

행복한 할머니입니다.

 

암울한 날이 다가오고 있어요.

남편이 죽었거든요.

홀로 살아갈 미래가

두려움에 저를 떨게 하고 있네요.

 

제 아이들은 자신들의 아이들을 키우느라

정신들이 없답니다.

젊은 시절 내 자식들에 퍼부었던 그 사랑을

뚜렷이 난 기억하지요.

 

어느새 노파가 되어 버렸네요.

세월은 참으로 잔인하네요.

노인을 바보로 만드니까요.

 

몸은 쇠약해가고...

우아했던 기품과 정열은 저를 떠나버렸어요.

한때 힘차게 박동하던 내 심장 자리에

이젠 돌덩이가 자리 잡았네요...

 

하지만 아세요 ?

제 늙어버린 몸뚱이 안에 아직도

16세 처녀가 살고 있음을...

그리고 이따금식은

쪼그라든 제 심장이 쿵쿵대기도 한다는 것을...

 

젊은날들의 기쁨을 기억해요.

젊은날들의 아픔도 기억해요.

그리고...이젠

사랑도 삶도 다시 즐겨보고 싶어요...

 

지난 세월을 되돌아 보니...

너무나도 짧았고...

너무나도 빨리 가버렸네요.

내가 꿈꾸며 맹세했던 영원한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서운 진리를

이젠 받아드려야 할때가 온것 같아요.

 

모두들 눈을 크게 떠보세요.

그리고 날 바라보아주세요.

제가 괴팍한 할망구라뇨...

제발...

제대로 한번만 바라보아주어요.

"나"의 참모습을 말예요...

 

 

 

 

 

 

1년쯤 지난 이야기.

퇴근길. 어둠이 묻어 온다.

저 멀리 할머니가 앉아 있다.

건물 1층 계단이다.

가까이 보니 연세가 많아 보인다. 80가까이 되나 보다.

옆에 지팡이가 놓여 있다. 형색이 남루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미동도 하지않고 앉아 있다.

 

 

돌보지 않는 자식을 원망하고 있을가.

오늘하루 이웃과 다툰일을 생각하는가.

아니면 위의 할망구처럼 지나간 세월 행, 불행의 그 날들을

그리워하고 있는가.

일찍 죽은 영감을 생각하는가.

너무 가까이 있어서, 너무 만만해서 되소리 안된소리 막 퍼부은게

후회로 다가와 속으로 눈물 흘리고 있을가.

 

 

퍼뜩 집에 있는 마누라가 생각난다.

죽어도 저런 모습은 못보지.

생각을 바꾼다.

마누라 먼저 보내고 내가 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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