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최영일 
| 제목 | *<90년전 잡지>: 路上의 人.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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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박명식(44) [ mspark4905@hanmail.net ] |
| 작성일 | 2017-04-24 |
| 잡지명 | 별건곤 제3호 |
|---|---|
| 발행일 | 1927년 01월 01일 |
| 기사제목 | 路上의 人 |
| 기사형태 | 소식 |
路上의 人
李光洙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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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골은 넓으데데, 광대뼈 좀 소슨 듯, 그 光이 玲瓏한 眼彩, 그러나 노로스롬한 눈! 코만 조곰 놉핫스면 서양 사림이라고 하여도 누구나 속을 만콤, 아닌게 아니라 엽해 섯는 村 사람가튼 양반 한 분의 하는 말, 「저 사람 서양 사람 가튼데 朝鮮 두루막이 입엇네.」
그의 친구인듯한 서울 양반의 하는 대답.
「아니야 저이가 朝鮮서도 유명한 文士 李光洙라네.」
모르는 사람은 서양 사람이 朝鮮 옷 입고 지나가는 줄로 헛보지만 실인즉 朝鮮文學界에 일홈이 놉고 지금은 東亞日報編輯局長으로 게신 春園 李光洙氏가 사무를 맛치고 느진 저녁때 東小門 밧 三洞 자택을 향하여 도라가시는 판.
申알베트 女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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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 잡지명 | 별건곤 제3호 |
|---|---|
| 발행일 | 1927년 01월 01일 |
| 기사제목 | 貧亦難富亦難 農村探情記(其二) |
| 필자 | 春坡 |
| 기사형태 | 세태비평 |
農村探情記
春坡
美의 方面 善의 方面도업는 바 안이지만 朝鮮이란 이 땅 農村이란 그곳에는 가는 곳마다 悽愴한 빗이 더 만코 듯는 소리란 못 살겟다는 소리 뿐이다. 돈 잇는 놈도 못 살겟다. 돈 업는 놈도 못 살겟다. 그저 못 살겟다는 소리 뿐이니 숨길난들 어이 참아 숨길가보냐. 드른대로 본대로 또 적을 밧게 업다.
貧農의 家庭을 訪問하고
農村에 가면 山 밋치나 바위 틈에 오막사리 草家들을 無數히 발견하게 된다. 이른바 서발곱새 左右 한 발식 느러지고 純土壁이나 純장작갑이로 엉기설기 엉쿠러노은 한중 안이면 게ㅅ幕가튼 西洋놈 所爲 「개도야지도 못 살겟다.」 는 그러한 草家들이 보인다.
「저집에서들은 엇더케 사는고? 無論 貧農의 집이것다. 저집에서도 有子生女하고 衣之食之하고 喜之樂之하면서 人間의 숭내는 다 내고 살겟지? 無論 그리렷다 어디 좀 차저가 사는 情景이나 살펴볼가.」 하고 슬금슬금 차저가노라면 참말 別光景을 다 보게 된다.
郡廳主事나 面書記님이 무슨 調査 나오지 안나 하고 마당질을 멈추고 멀니서 뚜러지게 처다보는 사람도 잇고 巡査 나리나 監督 나리가 罪人探問이나 오지 안나 하고 나뭇단에 낫을 걸고 山上에서 내려다 보는 친구도 잇고 고개 넘에 金富者 집 서울 留學生이나 개 건네 李參事 집 둘잿 사위나 안인가 하고 바자 넘에서 물끄럼이 내다보는 女子도 잇겟다. 점점 각가히 드러가노라면 마당 귀에서 놀든 어린애들은 다름질하야 대문 안으로 드러가고 土방 우에서 잠자든 강아지는 꼬리를 끼고 쇠오양간으로 드러가고 마당에서 일하든 산애들은 허리에 손을 언고 有心히 처다보고 물깃든 女子들은 正路로 直行을 못하고 저 뒤로 도라서 가겟다. 소마답에는 똥 무든 송아지가 殺草를 널고(씹는다는 말) 섯고 마당 귀퉁이에는 뜸장가튼＜57＞ 삿자리가 올망졸망 二三個 노여 잇것다. 이만큼 살펴보면서 마당 복판까지 각가히 가서 아조 공손한 말로 모자를 버스면서 「主人이심닛가?」 하고 인사를 청하면 그들은 본래 배운 통명스런 말로 「에 어듸서 왓소」하고 좀 驚㥘한 •ˆ색으로 대하겠다. 「에 나는 서울 사는 사람인데 이리로 지나든 길에 잠간 다리쉼이나 하면서 主人님의 사시는 니약이나 좀 드러불가 하고들녓슴니다...... 하면 이번은 서울서 왓다는 말에 좀 驚㥘이 풀닌 낫츠로 「에 서울서 오섯서요. 멀니거 오섯슴니다. 이리 좀 안즈시지요. 舍廊도 업고......」 하면서 거적자리나 穀草단이나 土망을 지정하겟다. 土망이나 거적자리보다 穀草단이 오히려 깨긋하고 푸군푸군한 듯하야 큼즛한 穀草단을 하나 가리여 가지고 텰석 올나안저 卷烟을 한 대 피여 물고서 이런 말 저런 말 무러보겟다.
「主人님 農事 잘 지으섯슴닛가. 自作이신가요. 小作이신가요.」 하고 ¬´르면 새 서방님이나 總角님은 自作이 무어인지 小作이 무어인지 말부터 몰나듯고 아버지 되는 이나 엇잿든 좀 늙은이가 아러듯고 氣運업는 말로 「自作이 될 수 잇소. 小作이지요. 小作도 여간해서는 못해요.」 하고 뷧자루로 마당을 쓸면서 대답을 하겟다. 「이리 좀 안즈시지요. 좀 쉬여서 하시지오.」 하고 더 한층 공손한 말로 卷烟을 내여 전하면 그제야 비를 든 채 갓가이 와서 卷烟을 바드며 「村 사람이 이런 것을 먹슴닛가. 만젓 장날 邑에 갓다가 한 대 어더 먹어보곤......」하면서 그 북두 갈구리갓튼 손을 내미러 부들부들 떨면서 밧것다. 것츠로 보면 우습기도 하면서도 속으로 「그래도 이런 양반이 우리를 먹여 살니겟다. 이집의 뿐이 안이라 國家의 主人이요. 社會의 主人이요. 衣食의 主人이것다.」 하면서 다시 「小作이시면 퍽 어렵게 지나시겟슴니다. 몃 섬지기나 눗치서요. 마당질을 거의 하셧는지 낫가리 數가 적은데요.」 하면 그는 놀내는 듯 흠찟하면서 「몃 섬 지기가 다 뭠닛가. 山庄살가리 돌설넝이 穀식두 안 되는 것을...... 農事라고 하고 잇슴니다. 땅발 나서 못살겟서요. 한심해요. 엇더케들 살찌.」 하고 땅이 꺼지게 한숨을 짓것다.
땅발나 못 살겟다는데 땅 줄 수도 업는 처지요. 다른 무엇을 가리켜 줄 도리도 업는 형편이것다. 오직 줄 것은 主人의 가슴에서 나온 그 땅이 꺼지는 듯한 한숨 뿐이엿다.
「食口는 몃 食口나 되심닛가.」 하고 무르면 亦是 긴 한숨으로 氣運 업시 목을 느러치면셔 「한 七八食口 된담니다.」 하고는 옷자락에 떠러진 담배재를 툭툭 털것다. 「아구! 그만은 食口에 薄土날가리나 小作해 가지고야 사시겟슴닛가.」 하면 그는 무슨 동정이나 구하는 듯이 「그러케 말슴이외다. 한심하외다. 사러갈 도리가 막연함니다. 農事라고 氣것 하고도 初겨울도 안 되야 糧食이 업소구려. 만젓 장날도 胡米 두 말이나 삿담니다. 참! 긔가 막켜요.」 하고 발끗트로 卷烟 꽁달이를 비비것다.
「胡米는 무슨 돈으로 사시나요.」 하면 「나뭇단이나 해 팔고 콩말이나 파라서 밧궈 먹는다.」 고 하것다. 「저집도 그럿코 져긔 저 집도 그러냐.」 고 제일 허술한 집을 집어 무르면 「다 한가지라.」＜58＞ 고 하면서 「땅업고 돈 바르고 人心 사납고 稅金만아서 못 살겟다.」 고 말 한 마디에 한숨은 세 번 식이나 쉬것다.
臨時 잠간 지나든 손이 길게 말할 時間도 엄지만 말한단들 무엇으로써 그에게 慰安을 줄가. 갓치 한숨 집다가 승겁게 부시시 이러나것다.
대문 안을 잠간 살펴보면 안방문 밧게는 七歲或十歲의 子女들이 쭈그리고 안저 깨여진 질火爐에서 강낭이를 복그고 부억문으로는 행주치마 싀어미와 다방머리 밋며누리가 돌낙날낙하겟다. 열중이 병아리도 기웃기웃 먹을 것을 엇고 강아지도 어린애 똥구멍을 할고 잇것다.
이것이 지나든 손이 잠간 본 農村에게 신 貧農家의 生活狀態엿다. 눈에 드는 것이 모다 愴然한데 듯는 소리는 못살겟다는 소리뿐이엿다.
所謂富豪의 家庭을 차저 보고
貧者는 땅이 업고 돈이 업고 人心이 사납고 稅金이 만아서 못살겟다 하지만 所謂 땅이 잇고 돈이 잇다는 富者라는 者들은 왜 못살겟다 하는지? 그 內面을 아러보면 그도 그럴 듯 하겟다. 자-富者家探情을 보란 말이다.
엇던 農村이든지 차저들면 一二十戶 三四十戶 내지 百餘戶의 農家가 모여 한 部落을 일너 잇것다.(심한 山谷은 除하고) 中에는 前에 말한 바와 갓치 현듸더덩구가튼 土屋과 草幕이 擧皆이고 그 中間 卽 主山의 南 墓地의 前에 큰 울타리를 하고 입구(口)字 或 平行式의 盖瓦집이 모이것다.
「올타 저집은 이 洞里하고는 富者렷다. 先山을 등지고 그럴 듯이 圃庄을 꾸민 것이 아무래도 돈푼이나 잇나보다 어디 차저가보자.」 하고 동리 개들을 놀내이면서 차즘차즘 조여 드러 가노라면 길가에서 보든 친구들은 依例로 「또 盖瓦집으로 오는 손님이겟지.」 할 뿐이요. 有心히 보지도 안으며 婦人네는 「보지 안튼 손님인데 어디로 가는고?」 할 뿐이고 兒童들은 멍하니 처다볼 뿐이요. 다러나지도 안코 숨지도 안컷다. 富者집 이웃의 兒童은 兒童도 검방지것다.(검방진 것도 아님) 급기야 그 집에를 가보면＜59＞ 그집 사람들이란 과연 검방지것다. 말이나 타고 말방울 소리를 왈낭절낭 내면서 서슬이 푸르게 드러선다면 그럿치 안으면 말숙한 洋服에 막대기를 휘저으며 가지 안으면 하다 못해 自行車鍾이라도 울니지 안으면 눈 떠보지도 안컷다. 뻘건테 모자나 칼소리가 나면 擧家出迎이고 主事니 나으리니 해야 恭遜히 마저 주겟다. 如干 껌정 周衣ㅅ개나 구두깨나 신고 간 놈은 그야말로 거지 대접과 一樣이것다.
庭外庭內에 배나무 뽕나무 복송아나무 사과나무 등 나무ㅅ개나 둘너서고 馬踏에는 소와 말 或 당나귀ㅅ머리나 눗고섯고 그리고 마당에는 볏낫가리 조ㅅ낫가리 콩낫가리 팟낫가리가 산덥이갓치 둘너 안젓것다. 그리고 이웃 어린애가 지나간대도 말숭량이가튼 암캐숫캐가 컹컹거리고 뒤덥퓌것다. 이러한 거룩한 宅이것다. 如干 草草한 손님은 명함도 드리기 어럽겟다.
「主人 게심닛가!」 하고 차즈면 依例로 어린애 안이면 下人이 나오겟다. 「누구 말이애요.」 하고 아주 無禮스럽게 툭 한 마듸 대답하고 멍하니 보고 섯것다. 「主人님 게신가요. 잠간 뵈옵고 가려고 왓슴니다.」 하면 아레 위를 슬컷 흘터 본 뒤에 아모 대답도 안 하고 쑥 드러가것다. 行色이 똑똑해 보이거나 官吏갓거나 또는 富者갓거나 하면 主人이 나오고 그러치 안으면 「어대 가고 업다고」 딱 拒絶하기가 一手것다. 人心 조흔 宅 出入낫치나 하는 主人이면 今時 直接對面 곳은 못한다 치고라도 舍廊으로 드러 안즈란 紹介는 하것다. 舍廊으로 드러안즈라고 해놋코는 안방 구석에서 別般 생각을 다 하겟다. 맛츰하는 생각이 돈이것다.
「또 엇던 학교에서 寄附나 청하러 오지 안엇나? 邑內에서 뭐 유치원이니 뭐니 發起한다더니 거기서 오지 안엇나 陽曆歲末이 각가워 오닛가 祝賀니 廣告니 하고 新聞支局에서 나오지 안엇나 지나가든 손이 路費 간청이나 하랴고 드러오지 안엇나 에이 내 원 귀찬어서......만약 그때 윗녀석이 와스면 엇더케노? 그때위 OO단 그러면 큰일인데......애들보고 한 번 더 무러보고......」 하고는 한 번 다시 무러 보고야 別 크다란 疑訝가 업서야 限 三十分 뒤에 엉깃엉깃 거러 나오겟다. 아릇목에 턱 안즈며 今時곳 먹다온 담배대를 다시 터러 한 대 피이면서 겻눈으로 슬적 흘겨 보고는 하기 실흔 인사를 억지로 「어대서 왓소.」 하고 冷情히 뭇겟다. 그리해서 손님으로부터 主人의 年齡 或 表情如何를 보아가며 졀할 수 잇스면 졀하고 恭遜히 할 수 잇스면 恭遜히 하고 가치 冷情할 수 잇스면 冷情하게 形便 보아가며 人事를 하것다.
이리하야 說住說來에 서로 알 만큼 아러 가지고 다소 心肝이 통하게 되면 이번에는 못살갯다는 사정이 탁 버으러지겟다. 주인측으로서는 依例 이런 말을 하것다.
「참! 못 살 세상이애요. 잇는 놈도 못 살고 업는 놈도 못 살고 다 못 살 세상이애요. 자-이것보서요. 農村에서 土地말직이나 가지고 산다고 구실이 여간 안임니다 그려. 土地稅 家屋稅 등 國稅는 말도말고 面費니 學校費니 寄附니 補助니＜60＞ 祝賀니 廣告니 別것을 다 내라는구려. 하루도 空할 날이 업시 꼬리를 맛물고 드나드는구려! 자 이것 보서요. 그적깨는 OO學校에서 校舍를 增築한다나 엇전다나 하고 왓다갓지요. 어적께는 OO日報 創刊 祝賀니 뭐니 하고 왓다갓지요. 來日은 또 누가 올넌지요. 邑內에서 유치원이니 뭐니 한다닛가 또 모르지요. 참- 귀찬어 못살겟서요. 자-이것 보서요. 今年은 게다가 亡年이구려. 이제 또 面所改築費가 잇다나요. 公立普通學校長舍宅도 짓고...... 자-무엇해서 이 돈을 내겟소. 참-긔가 막켜서...... 잇는 놈이 더 고생이애요......」
이것이 富者의 못살겟다는 걱졍이다. 事情이 그럴 듯도 하다. 公私間支出이 그려케 만어서는 참말 못 살 지경이다. 그러나 貧者의 걱정과는 다르켓지? 배곱흔 걱졍 헐벗은 걱졍=그것과는 다릇켓지! 아-엇지면 좃탄말인가. 업서도 못 살고 잇서도 못 살고 못 써서 못 살고 쓰고도 못 살고- 이것이 朝鮮의 現象이란다. (次號)＜61＞
＜57-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