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감하는 송년회 행사라서 그런지
아니면 내년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수많은 눈망울의 무게때문인지
연초보다는 다소 떨리는 마음을 달래며
막히는 도로를 헤치며 19시 아슬아슬하게 국방회관 현관에 도착했다.
아직 시기적으로 이른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더구나 주중의 한가운데 있는 수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거리의 곳곳은 차량으로 붐비고 있었고
약속시간에 늦는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그리고 총무로서도 용납되지 않는
엄격한 자신을 스스로 다독거리면서
운호부부와 최총부부가 탄 차량은 거친 숨을 내쉬며 어둑어둑한 밤 사잇길를 질주하고 있었다.

약속장소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한껏 잘 챙겨입은 신사 숙녀들이 반 이상 도착해 있었고
덤덤하게 담화를 나누고 있었으며
몇몇 골초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넘쳐나는 미세먼지의 공격을 온몸으로 맞아가며
대기에 떠도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깊게 흡입 중이었다.
며칠전 준비한 기념품과 행사에 필요한 소품들을 옮기고 나서야
행사장의 전경과 친구들과 가족들의 하얀 얼굴들이 눈에 들어왔다.
늘 그렇듯이 몇몇 잉꼬들은 부부가 같은 테이블에 자리하고 있었지만
20여년을 함께 살아온 대부분의 부부들은 남녀로 따로 나뉘어 원탁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런 풍경은 지난 합동산행을 오가는 버스안에서도 유사한 행태를 보인 바 있다.
습관, 성격, 특질, 가치관 등 이러한 내재된 성향이 늘 자신도 모르게 표출되는 것은
인간의 다양성과 획일성의 중간치를 이슬아슬하게 옮겨다니고 있는 것 같아 자못 흥미롭다.

7시20분이 되어서야 식사가 시작되었고
예정된 시간보다 좀 더 일찍 종료해야 한다는 요청에 따라
8시20분부터 권승구회장의 인사말이 필두에 선다.
역시나 달변가에 걸맞는 인사말과 오프닝 건배제의가 시작된다.
오늘은 미처 건배사를 준비하지 못한 것 같은데
아마도 와인과 양주를 준비하는 데까지만 신경을 써고
그 용도에 대해서까지는 미처 생각이 미치지 못한 듯하다.
그래도 확 땡기는 건배사에 이어 식순에 따라 다음으로 이어진다.
김영환감사님의 결산보고와 인사말, 더불어 내년 재정총무로서의 중요한 부탁 한마디까지 더한다.
역시 명쾌하다.
이어서 오랫만에 나타난 중고신입 정성문동기가 화사의 룰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일찍 퇴근해서 인사말을 건낸다.
아마도 회사에서 핵심인재라 어떻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듯 하다.
내년에도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고 개근과 동시에 동기회를 위해 큰 힘을 보탤 것을 믿는다.
다음으로 졸업 후 처음 나타난 글로벌리더 김철홍박사의 인사말이 이어진다.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 보면 못만난 시간만큼 비례해서 할말도 많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한러수교가 이루어진 노태우정권 시절부터 몇년전까지
북쪽으로는 시베리아부터 남쪽으로 뉴질랜드까지,
서쪽으로는 폴란드에서 동쪽으로는 어디?
여하튼 전세계를 무대로 대장정을 펼치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인,
이제는 마침내 부천시의 품에 안긴 글로벌 김삿갓 김철홍박사.
오랜 해외생활에서 그동안 결핍된 친구라는 최고 믿을 수 있는 종합비타민을 한껏 복용할 수 있는
오륙도모임에 아주 적극적으로 동참하리라는 것을 느낌으로 알 수 있다.
이어서 2014년도 새로운 집행부 소개와 함께 신임회장단의 인사로 식순은 마무리 된다.
역시나 원년부터 꾸준히 보아 왔던 김운오동기는 짧고 굵은 두마디로 시간을 절약한다.
언급했듯이 함께한 시간의 길이와 인사말의 길이는 반비례하는 것이 자명하다.

이어서 이재욱동기의 MC본능으로 준비한 어마어마한 상품들이 주인을 찾아가는 시간이다.
첫번째로 2013년도 최우수동기상이다.
최우수동기상의 선정기준은 동기회비를 1월에, 그리고 Top 5 내에 조기 납부한 사람이며,

동시에 송년회까지 총 7번의 정모에 개근한 동기를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이 상은 온갖 유혹이 난무하는 서울의 밤거리에, 더구나 술과 고기가 넘쳐나는 우리의 동기모임에
한푼의 바가지 없이 믿고 오롯이 남편을 풀어 내던진 마눌님을 대상으로 하는 내조상이다.
정희목동기는 늘 Top을 놓치지 않는 이용학동기를 몇시간 뒤에로 따라붙어 1월2일 Top 2로서 회비를 납부한 동기이며,
총 7번의 정기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한 제 1회 올해의 열성동기로 뽑혔다.

참고로 망월산악회에서도 산행부대장으로 뽑인 인물이다.
이용학동기는 한마음축제 불참때문에 아쉽게 석패를 하고 말았다.
이용학동기는 아마도 내년에는 선정되지 않을까 싶다. 올해처럼만 한다면.
다음으로 우정상이다.
TV에서 보면 연말대상에서 특별상, 공로상 등으로 명명될 수 있다.
본인이 회장을 할때나 그렇지 않을 때에도 한결같이 동기회와 동기들을 위해
음지애서든 양지에서든 자신을 내려놓고 아낌없지 지원하고 노력한 동기를 대상으로 하는 상이다.
서문수동기가 올해 1회 우정상을 수상했다.
이번 송년회에서도 식비전액을 찬조한 마음 따뜻한 동기이다.
이어서 참석한 동기들과 사모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과 가슴을 졸이는 추첨의 순간이다.
늘 그렇듯이 행사의 하일라이트다.
좋고 나쁜 선물이란 없다.
선물은 뭐든지 좋고 설레이는 법이다.
물론 다른 사람의 것과 비교하기 전까지만...
하지만 우리 동기들과 또한 같이한 사모님들은 역시 품격이 예사롭지 않아서 배아픈 티를 내는 이가 없다.
많으면 많은대로, 적으면 적은대로 오늘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
이벤트를 준비한 이재욱동기의 노고에 감사할 따름이다.

그 많은 상품들이 다 소진될 쯤에서야 비로소 마감을 알리는 행사요원들의 바쁜 몸놀림이 시작되고 있다.

주변을 바쁘게 정리하는 바쁜 손놀림으로 오늘의 송년회는 아쉽게 가 끝이 났다.
현관에 나서서야 기념사진이 빠진 것을 최양경 사무총장님이 눈치채고 급히 인증샷 대형으로 익숙하게 정렬시킨다.
늘 그렇듯이 아이러니하게도 사진에는 가장 위대한 공로자인 사진사가 그 속에 없다.
그래서 참석자수보다 늘 한사람이 사진에는 부족하다.
2차를 원하는 몇사람을 뒤로하고 권승구회장 가족 4명, 김운오 부부,
최총부부 해서 총 8명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국방회관을 나선다.
약속된 몇몇 친구들이 연락도 없이 참석하지 못했고
하필 일주일전 보직전보명령을 받고 대구 2군사령부로 옮겨간 오늘의 숨은 공로자 김철균대령,
그리고 김철균대령의 부탁으로 자신의 소임을 아낌없이 다하고 자리를 뜬 우리 후배 조성태 중령,
하필 국회정상화가 송년회 당일 이루어져 아쉽게 참석하지 못한 박상우동기,
아버님 건강이 악화되어 참석치 못한 김광태동기, 걱정된다.
그리고 이런저런 일들이 겹쳐 마음만 참석하게 된 문광석, 정상기 외 여러 동기들.
그래서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2% 모자란 아쉬움과 함께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의 얼굴이 한사람씩 떠오른다.
내년에는 좀더 다양하고 화려하고 알찬 행사를 그려본다.

다들 힘든 시간에, 접근이 쉽지않은 장소에, 복잡한 교통상황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자리를 빛낸 친구들과 가족들께 감사의 인사를 권승구회장의 기까지 모아서 보냅니다.
다가오는 2014년도에 대외적으로 우리에게 주여진 소임을 200% 달성하여 우리 오륙도의 위상을 드높이고
우리 동기 가족모임을 더욱 재미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함께 할 수 있으리라는 그림을 그려보는 시간이며,
송년회는 한해를 뒤돌아보는 자리이며, 또 다른 새해를 맞이하기 바로 전날의 소망이벤트임을 알게 하는
작은 희망이 시작되는 자리였습니다.

그대들 덕분에...

 

1. 참석자 : 총 40명
    권승구가족(4명), 김리노(1), 김영환부부(2), 김운오부부(2), 김철홍(1), 변영섭부부(2), 서문수부부(2),
    소광호부부(2), 안재훈부부(2), 양원열(1), 이용학부부(2), 이재갑부부(2), 이재욱부부(2), 전태환부부(2),
    정성문(1), 정희목부부(2), 최덕주부부(2), 최양경부부(2), 하용한부부(2), 한상열부부(2), 최광석부부(2)

2. 송년회비 : 932,000원
   - 회비 : 930,000원
   - 찬조금(2,000원) : 두분꺼서 송년회비에 끼워서 소중하게 찬조

3. 찬조 : 현금 1,680,000원 + 물품 60만원 상당
   - 김영환동기 : 300,000원
   - 서문수동기 : 1,380,000원 (식대 전액 찬조)
   - 변영섭동기 : 핸드크림 외 16 Sets (20만원 상당)

   - 잊재욱동기 : 이벤트 상품  (반값으로 후려쳐도 20만원 상당 개별 추가)
   - 권승구회장 : 양주와 와인 (20만원 상당)

4. 선물준비 :
   - 이재욱동기 : 이벤트에서 제공된 상품 일체 (회비 30만원 + 이재욱동기 20만원 상당 찬조)
   - 최광석총무 : 기념품 (회비 444,600원)

5. 결산 :
   - 수입(회비+찬조비) : 2,612,000원
   - 지출(식비+상품+기념품 외) : 2,124,600원
   - 잔액 : 487,360원 (입금)

 

2013.12.5. 21:30

이상 하루 일과를 끝내고 텁텁한 머리로 기억을 더듬어 어제를 정리하는 최총 배상

 

ps. 혹시 잘못된 정보가 있으면 조용히 제게 연락바랍니다.
     후다닥 수정하겠나이다.
     해가 거듭할수록 총기가 빠져 그런 것이니 섭섭해하지 마시고 큰 마음으로 피드백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