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고등학교재경총동창회

제목	2008, 발트3국-핀란드-아일랜드-스코틀랜드(1)
글쓴이	임삼희(58) [ plim32@hanmail.net ]
작성일	2008-04-03

리가 공항 도착하면 처음 보이는 로고

어느샌가 애증이 교착하는 이름 너...

이젠 왠만큼 벌었으면 좀 깔끔하게 살 때도 되지 않았니

유럽에 왠만한 모니터는 다 니들거자너

특검 골백번 하믄 머하냐고

모조리 다 사버리시는 걸...

이 참에 훌훌 털고 가그라

리가의 아침

리가를 떠나 리투아니아 빌리우스로

언니 오빠들 또랑을 통채로 빌려 아주 신났다...

철 없는 빌리우스 소녀들

맥도날드에서 곡기를 채우는데 창 밖에서 두드린다. 얘들 왜 이러지. 또 창문 치고 깔깔댄다. 나가본다.

하이 나이스미츄. 니들 몇살이냐. 중학생이지-핵교 안 댕긴다 왜-근데 와 창문을 때리고 난리굿이고-어빠 이 앞에 호텔에 묵어-아니 왜-그냥-나 오늘 에스토냐 딸린으로 가는 길이다-어 그래. 잘 가 바바이...

어이구 이것들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가 어케 니들하고 놀겐니. 잘못하믄 여권도 이젠 안나온다잖니

에스토냐 가는 길...3월 말에 서울에서 반 팔 입고 돌아댕기다가 이거 원 딱 얼어죽기 알맞게 생겼다...

에스토냐 딸린 내려서 찍은 유일한 사진이다

오늘 오후 리가로 다시 돌아가서 핀란드행 비양구 타야므로 버스 시간부터 확인

근데 이게 왠 걸 탑승시간 임박해서 단 1대의 버스만이 있다

이 때부터 얼이 나가기 시작한다

여기저기 알아보구 다니다가 택시를 타고 터미널로 가서 확인해보니 2대의 버스가 더 있는데

첫 버스를 타야만 안전하고 이 버스는 여기서 한시간 정도를 또 더 가야 탈 수 있다

택시 드라이버는 그 시간 안에 갈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 택시비를 깍아 준단다

이 버스를 놓치면 오늘 같은 악천후에 리가로 가는 길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하니 순순히 수긍할 밖에 거부할 만한 다른 근거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만일 이 버스를 놓친다면 지가 버스를 따라 잡아 세워서 타고가게 해 주겠다는 것이다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원하지 않은 사태가 현실로 나타났다

버스가 이미 출발한 것이다

걱정 마란다 따라 잡으러 간다는 것이다

야 이눔아 내가 여기 딸린 구경도 몬하고 겨우 화장실 가서 변본게 단데

니하고 007 찍을 일 있냐

20분 정도 밟으니까 버스가 나타났다

앞질러서 손짓으로 차를 세우라고 했으나 버스 기사는 늦게 왔으니 태워 줄 수 없다 돌아가라는 표시를 한다

큰 일이다 여기서 버스를 못타면 핀란드행도 무산될 것이고

택시비는 비양구 값만큼 나올 것이다. 식은 땀이 흐른다

다시 시도, 결국 버스는 섰다. 제발 태워 줘야 할틴디

택시 기사가 버스 기사한테 버스삯 이상의 파운드를 집어 주고서야 탈 수 있었다

일단 목적은 달성했으나 부아가 치민다

2-3배 이상의 돈이 지갑에서 막 나간 것이다

일단 리가까지 가서 돈을 돌려 받기로 굳게 마음을 먹고 리가에서 기사에게 얘기를 꺼냈는데 지도 충분히 예상했던 모양이다

그러면서 15파운드를 돌려 준다고 하는데 그 새 지폐를 감춘 것이다

옷이랑 기사석을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아 경찰서 가자고 하니 버스 운행때문에 못 가니 나혼자 가라는 것이다

알았다고 버스번호를 외고 돌아섰다 이 정도 액션을 하믄 지폐가 더 나올 법도 한데 이걸로 끝이다

개폼 1

개폼 2

오래된 리가 구 시가지를 걷다

이 길에서 장삼이사들이 사랑을 하고 절망을 하고 그러면서 계속 길을 갔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래된 길을 간다

리가 dome pearl hostel의 안나

딸린에서 바로 오는 바람에 시간이 남아 이빨이나 좀 까고 가자

빌리우스 건이랑 딸린 건 야그를 들으면서 재미난가 보다

독실한 신자다

크리스쳔이냐교 묻는다-한 때였다-왜 그러니-더 이상 신이 날 조아라 하지 않는 것 같다-그건 니 생각이다-한울님은 세상을 창조하고 인간을 만드시고...-어쩜 그렇게 한국에서 하는 거하고 토씨하나 안 틀리니-내세가 없으면 어떻게 이 세상을 사니-모든 걸 잊고 즐겁게 사는 거다 최대한-그렇지 않다 그건 너무 무의미하다-유한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노노 죽음 뒤를 생각해야 한다 천국을 바라바야 한다-나는 천국에 가지 않을 것이다 지겨워서 못살 것 같다 천날만날 거기서 먼 짓하고 사냐고-그러면 지옥간다-괜찮다 서울보다 더한 지옥이 또 있겠니 충분히 단련되어 있다 걱정을 하덜덜덜 마라

핀란드 상공

핀란드 탐페레 공항에 내려 물어물어 소피아 호스텔로 갔는데 부활절 휴가기간으로 만원이란다

더 이상 숙소를 찾는 것이 무리어서 바로 헬싱키행 기차에 몸을 싣고 골아 떨어진다

누가 몸을 치는데 일어나 보니 벌써 다 내리고 나 혼자 자고 있었던 것이다

잠에 취해 헬싱키 역을 빠져 나가는데 모냥새가 우스었던지 왠 처녀가 날 보면서 빙긋이 웃고 있지 않는가

얘 너 여기서 머하니-어 그냥 잠이 안깨서리-어디 가는 길이니-탐페레에서 호스텔을 못찾아 여까지 흘러왔다 니 혹시 여기 호스텔 아는데 움나-잘 모르긴 한데 아마 찾기 좀 힘들거다 게다가 날씨도 춥고 이미 자정을 넘었다-그라믄 느그 집에서 하로밤 자믄 안대근나 니 누구랑 사노-친구랑 같이 살어-어 고거이 잘 대따 나는 많은 거 안바라고 거실 소파에서만 자게 해주라-야 널 멀보고 믿냐 나는 기독자다-어 그래 난 모태신앙인디 그래도 못 믿겠으면 손가락 걸고 각서 써주꾸마

이리하여 유럽길 7년만에 늑대같은 넘은 어느 처녀의 집에 하로밤을 묵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이었던 것이었다...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파트에 들어서자 마자 차려준 저녁을 먹고서는 곧바로 기나긴 설교를 들어야 했다. 리가의 안나 이상으로 환자였다...god, jesus 끝이 없다. 피곤해서 자야겠다고 하니까 기도하잔다. 기도의 내용인즉 유럽에 신앙이 없다는 것을 염려하면서 언제 아멘하는 순간이 올까만을 학수고대. 인더네임오브지저스 아멘 하고 드뎌 간단히 양치하고 발딱고 자려는데 시간을 새벽 4시가 넘었다. 소파에 잘려고 하니 platemate가 오늘은 들어오지 않고 자리를 봐놨으니 한사코 방에서 자라는 것이다. 알았다 고맙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