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창환 후배와 추어탕으로 점심을 먹으면서 책 한 권을 받았는데, 열어 보니 "근정"이라고 근엄하게 도장이 찍혀 있고, 저자의 자필 서명까지 있으니 내가 몇 년 앞서지만 3년 동안 같은 교문 출입한 인연으로 책을 증정 받는 영광을 누리고,  한 편으로는 저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책을 받고 보니 "얌체"가 되어 버렸구려.

얌체도 면하고 감사 인사도 전해야 되겠는데 제일 편하고 빠른게 전화 한통이겠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후배에게 좀 쑥스러운 것 같아 그 다음으로 편한 게 편지라도 한 장 써서 고마움을 전하는 것이 좋겠다 싶은데 190원 짜리 우표보다는 공짜고 빠르고 간편한 인터넷이 낫겠다 싶어 47회방에 불쑥 들어와 얌체를 면해 볼까 합니다.

내가 서평할 입장도 아니고, 숙제받은 독후감도 아니라서 참말로 부담없이 잘 읽었읍니다.

그 투박한 고을에서 자라 지금은 양반 동네에서 대우받고 사는 그 실력,
Very Irritable 한 VIP를 비판한 그 고소함,
흑룡강의 별들을 치료한 그 인술,
나도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대적 정서와 그 단상들,
혼자서 미소와 킬킬거림을 반복하면서 공짜로 읽는 그 재미 !

잘 읽었읍니다.

두다리로 된 닭다리가 오래 서 있으면 아플텐데 때로는 다리도 없는 고뇌의 강물을 건너주는 뱃사공도 되겠구려.

천년 술값, 만년 약값이라는 말이 있는데, 책값 갚는데는 몇년이 걸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