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았습니다.
이 운 하 선배(형)님으로부터...

지난 11월 12일 경부이어달리기에 뵈옵고
이렇게 멋있는 형님이 계시다는 걸 알고
그리고 이렇게 편지를 받아 함 옮겨 봅니다.



고추 말리는 평상
가을빛 알갱이들이 빨강 고추와 현란한 산국화의
유쾌한 춤시위 위를 달린다.
원 가지는 어디로 가고
나뭇잎 음표들이 원무를 춘다.
먼 파란 하늘 그리움으로 피워 오르고
꾸밈음표가 싱글 생글
딸린 음이 아닌 으뜸음이 껍질에서
항상 거들먹거려...
평상 위에
산국화가 노란 병아리고 계란 프라이 노른자가
민들레 꽃잎이고
그 위에 앉은 광대노린재는 풍선파리 만큼
인간적이지 못해

그 옆에 갈색 코코가 선잠에
검정 고양이의 부드러운 앞 머리털이 쭈빗 하더니...
총 총 병아리가

어미는 어린 띠앗이
맑고 정교한 자루 눈으로
계속 땅을
후벼파는 것을  지켜본다.
   
            시인 이운하 씀

*주
1.풍선파리 : 구애할 때 꼭 선물을 준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남방춤파리
이라고도 한다. 김정환 "토박이곤추기" (2005.8.발행)에서 무도파리 라고
한다. 하워드 E. 에반스 "곤충의행성"(1999.9발행)
2. 코코 : 갈색 귀가 큰 개, 코코 : 뉴 아드 코코로 잔 에뷔테른의 별명 아메데오 모딜리아니가 뇌막염으로 사망하자 잔 에뷔테른은 5층 아파트에서 임신 8개월째 둘째 아이와 함께 둔탁한 여음을 남기고... 어린 띠앗 : 생명이 있는 어린 것.


이 형님께서 써신 편지에 이렇게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본 친구에게 편지를 하고 싶지만
11월 12일 경부이어달리기 마라톤 하던 날
조금 있으면 이사 간다는 팽개친... 귀찮아서
그런지 그렇게 얘기해서 ....

그날 형님은 오셔서
달리미를 위해 막걸리 한잔이라도 챙겨 마시게 하려고
애많이셨습니다.
그리고 살치재(!!!)를 넘고
내려 온 길 목에서 한잔 따라 주시는 그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동문간의 사랑을 표현한 것이지 아니겠습니까?

직접 오셔서 손수 한잔 한잔을...
그리고 도토리 묵 한 점을 입에 넣어주며...


감사합니다.

사칠 원산  송창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