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들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63회 이지경이라고  합니다...

 

갑작스런  방문과  인사에 조금 당황 스러우신건 아닌가 우려 됩니다만...

   어린 후배의 진심을  알아주시리라  믿으며  부탁의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암이니 백혈병이니  이런 큰 병들은  그저 남의 일이거니 하면서...

   강건너 불보듯 하면서  살아온게 사실입니다...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한 친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우리 동기 한넘  형주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통이었습니다...

 

'지경아 나 정말 죄 안 짓고 살았는데' 하면서 하는 얘기...

    큰아들(초등학교 6학년)이 머리가 아프다고해서 병원을 갔는데...

       단순한 두통이겠거니 생각하고 병원에 간 친구는 진찰을 하는 의사 선생님의...

          눈빛이 일순 긴장하면서 정밀 검사를 받아야겠다는 말을 하시고는...

 

정밀 검사를  받고난  결과는  청천벽력같은  뇌종양 이었습니다...

   착하고 바르게 자라나는 아이 였는데 나이에 걸맞지 않게 순진무구한 아이에게...

      어떻게 그런일이 말을 차마 잇지 못하고 '나 죄 안 짓고 살았다는' 친구의 한숨만...

         전화를  통해서 흘러 나왔습니다...

 

아이가 감기만 좀 걸려도 열이나고 배만 좀 아파도  가슴 쓰리고 애타는 부모의 마음을 알기에...

   긴말 하지 않아도 그냥 가슴 한구석이 후비 파는듯  아파왔습니다...

      친구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도 못하겠고 같이 흐느낌같은 한숨만 휘유 휘유...

         내뱉았습니다...

  

누가 그랬던가요...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고...

   다시한번 건 병문안 전화에  친구와 제수씨의  마음은  아이를 향한 사랑의 마음으로... 

      다져지고 강해져서 굳건함이 묻어 있었습니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해서 좋은 의사 선생님들을 만나서...

   1차 수술을 잘 하고 약물 화학치료를 한다고 합니다...

      근데 그 치료를 할때마다 헌혈증 30여장 분량의 혈액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현재는 친구의 지인들을 통해서 모으고 있는데...

 

힘든 내색을 하지는 않지만...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큰 어려움이 있는듯 합니다...

     그래서 저희 동기들이 도울 일이 없을까 하다...

        헌혈증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책상 서랍속에 잠자고 있는 헌혈증을 이용해서 친구를 돕기로 했습니다...

   선배님들도 혹여 서랍속에 놓여있는 헌혈증이 있으시면...

      어린애가 암투병으로 힘들어하는데 조금씩 힘이 되어 주셨으면 합니다...

        

부탁의 말씀을 드리는건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참 힘이 드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힘든 친구를 생각해서라기 보다는 토끼같은 두딸을 키우는 애비로서...

      고통에 힘겨워하는  아이를 생각해서 그 아이를 보며 그 고통보다 큰...

         엄마 아빠의 아픔을 알기에 이렇게  힘든 글월 올려봅니다...

 

우리 친구의 형주의 사실을 알게된 다른 동기 길상이의 얘기를 들은...

   회사 동료의 헌혈증과 함께 온 격려 편지 '빠른 쾌유를 빕니다.'는...

      정말  가슴 따뜻한 마음에 아직 친구에게 전하지는 않았지만...

         형주와 아이에겐 정말 큰 힘이 될거라 생각됩니다...

 

혹여 아직 빛을 보지못한 헌혈증이 있으시다면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 710번지 경남 교수아파트 103동 1303호     이 지 경...

 

    이렇게 글월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제 말씀이  선배님들께 폐가 아니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