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務에 시달리던 장군이 집에 돌아와 좀 편히 쉬려는데,
마나님이 보챈다. 집안이 편하려면 아내를 다독거려야 하니,
고단하고 짜증이 나지만 잠시 수고할 수 밖에.
이런 장군들이 어느 날 한자리에 모여 환담을 나누게 됐다.
사내들이 나누는 잡담의 주제는 언제나 뻔하니,
이 자리에서도 例外는 아니었다.

집에서 마누라와 치르는 '그 일'이 과연 노동인가, '엔조이'인가.
어떤 이는 노동이라 하고, 어떤 이는 '엔조이'라고 하며
갑론을박을 벌였으나,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때 한 장군이 이런 제안을 했다.
"우리끼리 이럴 게 아니라, 지나가는 사병을 불러 물어봅시다."
사병이 불려왔다.

"병사는 마누라와 하는 짓이 노동이라고 생각하는가,
엔조이라고 생각하는가?"
사병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즉석에서 씩씩하게 대답한다.

"엔조이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것이 노동이라면, 장군님들께서 직접 하시겠습니까?
사병에게 대신 시키시지 않는 것을 보면, 그것이 노동이 아님은
분명합니다." 명확한 결론이다.

골프가 안 된다고 투덜거리면서도 매일처럼 연습장에서, 필드에서
땀을 뻘뻘 흘리는 主人을 모시는 운전기사의 눈으로 본다면,
주인이란 작자는 너무 바보 같다.
왜 저렇게 불평하면서도 골프를 계속하는지,
그렇게 힘든 일이라면 나한데 대신 시켜도 될텐데.

세상에는 이런 바보 골퍼가 참으로 많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절대로 골프를 남에게 대신시키지 않는다.
왜 그런가.
골프는 이 세상에서 즐길 수 있는 최상의 '엔조이'인 탓이다.
누워서 하는 것 中에는 섹스, 서서 하는 것 中에는 골프가
최고라고 하지 않던가. 골퍼들에게는 골프 以上의 즐거움이
없으므로, 자나깨나 생각하는 것은 골프뿐이다.

여자들은 남편이 골프에 미쳐 일요과부가 됐다고 불평하지만,
절대로 그래선 안 된다. 같은 시각에 각기 다른 초청을 받았을 때,
골프에 미친 남자가 가는 곳은 뻔하다.
'육(肉)의 초대'와 '친구에게서 받은 공짜 골프 초대'의 경우,
그는 틀림없이 필드로 달려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그 경우 어느 곳을 택하겠는가?
필드로 달려 나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빠질 생각이라면,
이 글을 읽을 자격이 없다.
모쪼록 부인으로 하여금 이 글을 읽도록 넌지시 유도하면,
가정평화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골프는 누가 뭐래도 최고의 '엔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