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공항에서 입국심사 오지게 걸렸다. 사진 대조를 한참 한다. 아직 한번도 없었던 일이라 내심 긴장. 여권 갱신해야 하는데 사진 바꿀 수 있나 몰겐네. 지하철로 트램으로 술탄 아흐멧까지 가는데 수건을 둘러쓴 여인들 유심히 보다. 저렇게 위장하면 방지가 되나. 눈으로 모든 걸 말하고 눈빛으로 온 세상을 빨아들이는데. 인터넷에서 미리 봐둔 바다가 보이는 호텔로 찾아 갔는데 정작 방에서는 바다가 보이지 않고 테라스에서만 보인다는 것이다. 한 참 발품을 팔아 2층 방을 잡았는데 우와 마르마라 해안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이 sea-view room 짱이다. 내 삶이 불혹 중턱에 술탄 아흐멧 아크빅에서 순간 잔물결이다. 어쩜 해운대 청사포 어느 한적한 여관에 들어온 듯한 편안함이다. 혹독한 겨울날 다운파카 둘러쓰고 이 방 구석 처박혀 이스탄불의 눈발을 보고 싶기도 한 조용한 마을 풍광이다. 성 소피아 바로 아랫 마을에 이렇게 아늑한 곳이 있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다. 4일 밤에 160유로 달라는 것 120으로 굿 딜. Mustafa 너 자꾸 뻥치면 뒤진다이. 뭐 열 년 중에 하나는 니 꺼고 나머지는 내 꺼라고...콱...홍콩 아가씨 보험사 하던 일 때리치고 6주 여행 지친다고. 지 등치만한 배낭을 멨으니 안 그렇겠니.

한국식당 서울정에서 체코 변호사 바츨라프 가족 만나다. 영광 법성포 아낙이 그림 공부하러 갔다가 체코로 시집간 것이다. 변호사라도 별로 돈은 안 되고 폼만 잡는다고 지 남편 흉이다. 생활비는 한달에 100만원 정도 들어가 살기가 힘들다고. 한국여행사 현지 가이드로 맞벌이. 바츨라프에게 여동생 있느냐 물으니 명함 준다. 동생이 아동심리학 전공했다는데 내가 애로 보이니 하고 반문하자 폭소. 지 동생 시집은 보내고 싶은가보다고 한국아내가 한 소리. 프라하까지 장가 가야흐나. 된장 먹고 나오다.

2차선 도로에 트램이 다니고 그 길에 버스, 택시가 같이 다닌다. 고작 터키도 이케 교통문제 해결하는데 서울은 뭐하고 있니. 머리가 안 돌아갈 땐 넘이 하는 거 따라만 가도 잘 한다 소리 듣는다. 어설픈 차선제 하지 말고 좀 배아라. 조용하고 얼매나 존노. 아직 안 타반나 안 가반나. 가서 함 타보고 부지런히 따라 해바라. 이스탄불에 1200만 명 살아도 안 막히거덩...

소피아와 블루모스크 사이에서 자리 잡고 앉다. 라마단 끝나고 바이람 축제 기간이라 인파가 장난 아니다. 사우디에서 일하는 한국인 가족 만나서 한 참 얘기하다. 머리 수건 쓴 한무리의 이슬람 여인들 지나가다. 뒤 돌아 보았다. 같이 뒤 돌아 본다. 두세 번을 마주친다. 안타까운 눈빛... 다른 사람들 눈만 없으면 해라도 졌으면 어찌 해보련만, 이 성스러운 마당에서 수작 때리기도 글코, 참 상황 어정정하네...no woman, no cry...시간이 늦어서 소피아랑 보기에는 글렀다. 쉬 하고 싶은데 돈 달란다. 안 싸고 만다. 돌아 나오는데 손님들 가득히 물 담배 물고 있다. 담배 안 끊었으면 한 번 피워 보련만. 길거리마다 석류 좌판이 흔하다. 이 거리에서 요따위로 검붉은 사랑 한 번 질펀하게 할 수 있을까. 알라의 대지 풍족하다. 여기저기 볼거리 찾아 어슬렁거리는데 쿠르드족 여인이 타투판을 벌여 놓고 있어 스콜피온으로 문신 하나 했는데 어디론가 가더니 쉬이 오지 않는다, 타투 실패. 오르한 파묵이 자신의 조국 터키가 쿠르드족을 집단살해한 것을 고발하여 국가모독죄로 기소 당했다나.

한 식당에 손님들 운집 들여다보니 구미가 댕긴다. 흰 밥이랑 볶음밥이랑 버섯요리에다 누들 시켜서 잔뜩 먹는다. 우리처럼 매콤하고 짭짤한 것이 식성이 비슷한 데가 있다. 이들의 조상이 몽골리안 훈족이다. 큰 소리 잘치고 성질 급한 거도 닮았다. 밤이 깊어 CEMSULTAN으로 간다. 라트비아 여대생이 웬 일인지 시체처럼 모포 뒤집어쓰고 숨소리도 없이 자고 있다. 드러나는 윤곽으로 보아하니 그냥 조용히 자도 될 성 싶다. 다음 날 알고 보니 섬 여행 중에 지갑을 도난당하고 공항 갈 차비도 없다는 것이었다. 호텔 측 배려로 공항 갈 셔틀버스표 제공해준다. 생일도 있고 해서 축하할 겸.

갈매기 소리에 잠깬다. 식당으로 올라가 자리 잡으니 창문틀에 고양이가 앉아 졸고 멀리 보스포러스에서 밀려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리셉션 소파에서 종교학 전공인 라트비아 여대생이 북핵 문제 물어 보다. 부시는 북한을 압박하면 안 된다고 했다. 종교는 우열이 없다고 해서 이스탄불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사람들이 따스한 걸 보고 이슬람이 약간 우수한 종교인지도 모르겠다고 하니 동의는 하지 않는 눈치.

우선 베이스캠프로 가 자리 도장 찍고 블루모스크와 소피아 사이 벤치에서 하루 시작의 호흡을 가다듬고 신의 음성을 듣는다. 헤지라를 넘어서 2006년에 파장 길고 생애 처음 운율이다. 더욱이 나라 축제기간인 바이람이라 이 도시의 여운, 여진 세포 마디마디 남다르다. 다 국적의 마당에서 맘 편하다. 독일에서 온 여행객들을 향해 포커스. 이 곳에서도 유난히 관심이 가는 애들이다. 터키산 쥬스에다 생식 타서 먹고 블루모스크로 간다. 신발을 벗어 비닐에 담아 들고 들어가야 하는데 맨 발이라서 제지당할까 걱정했으나 다행히 무사 통과. 천 년 세밀화가 까마득한 천장에서부터 무지개처럼 안개비처럼 쏟아져 내린다. 신무문 들어서서 집옥재 마루, 단청 맨발로 음미하는 만큼 이상으로 황홀경이다.

 

 

‘...몽골의 침략 이후에도 이슬람 회화가 300년 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저력은, 그리고 그것이 우상 숭배자들과 기독교인들의 회화와 구분되는 까닭은, 바로 그가 신과 같이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그었던 그 고통에 찬 지평선의 행복한 기적 덕택이다. 그리고 대학살 이후 그림에 대한 열정을 가슴에 품고 몽골 군사들이 온 북쪽으로 가서 중국 화가들의 그림을 배워 온 덕택이기도 하다...그 안에 있던 그림들은 다른 책들 속으로 끼어 들어가 영원히 살아 있음으로써 신의 세계를 계속 보여주는 것이다...이 모든 것을 능가하는 가장 큰 모욕은 물론 그림에 유럽인의 관점을 수용하여 술탄의 얼굴을 크고 실물처럼 세세하게 그린 거라는 거야. 우상숭배자들이 하듯이 말이야. 또는 우상숭배의 관습을 버리지 못한 기독교인들이 교회벽에 그리고 숭배하는 초상화처럼. 그리고 초상화는 가장 큰 죄이며 초상화 때문에 이슬람의 그림이 쇠락하리라는 것을 믿고 있었어’

(오르한 파묵, 내 이름은 빨강)

여기는 예배장소라서 예배시간 외에만 입장이 허용된다. 그에 반해 성소피아에서는 예배가 없어 항시 개방된다. 한 벽화에서는 촬영이 금지되는데 모르고 셔터 누르다가 혼났다. 군데군데 원래 벽화를 떼어낸 흔적이 있다. 이슬람 교도들이 기독교 벽화를 뜯어 낸 것이다. 안내원이 한국인이냐 아는 체 하면서 이슬람 문명에 대해 설명하려다가 이것이 오리지날을 없앤 자국인지 묻자 슬그머니 꽁무니 뺀다.

얼굴과 손등에 혈열이 현저히 잦아들어 그 동안 참았던 고기를 탐한다. 단골식당으로 간다. 닭고기랑 등등 시키고 점원이 자리 잡아 주는데 이미 다국적 여행객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눈인사 대충 나누고 코리아 넘버원이라고 하자 모두들 한바탕 웃고 난 뒤 한 처자가 모로코 최고라고 태클이다. 앞자리에 캐나다 노인은 할망구 죽고 난 뒤 혼자 여행하기, 공무원인 아들이 근무하는 동구가 다음 갈 차례라는 등 얘기 하다가 북핵 얘기를 난 데 없이 꺼냈다. 세계적인 관심사인가보다. 부시는 내 스타일이 아니다 등등 했더니 갸우뚱한다. 캐나다는 대체로 미국에 호의적인가. 우리식 닭도리탕 못지않게 맛나다. 양념이 가슴과 다리 살에 깊이 베어 모처럼 흡족.

식당을 나와 기념품집을 지나치는데 코레를 확인하더니 3명이 몰려 나와 브라더, 프렌드 하며 끌어안고 생난리다. 한국이 그케 좋으니. 참 신기하다. 이들이 한국을 무모할 정도로 일방적으로 이케 조아라하는 이유가 있을까. 한국전에 참전한 국가는 터키뿐만이 아닌데 단순히 이 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참전해서 한국이 이 만큼 잘된데 대한 뿌듯함, 자신들에 비해 우월한 경제, 외교력 등에 대한 선망, 몽골리안의 후예로서 같은 아시안이라는 친근감 등이 복합작용하지 않았을까. 베개잇 텍스타일 흥정해서 하나 골랐다. 헤이 프렌드 해서 쳐다보니 무스타파가 밥 먹다 말고 날 부른다. 같이 앉아서 터키 차 마시고 나서는데 어깨동무하고 특유의 입담 시작이다. 아주 이 자식만 생각하믄 1년이 쉽게 갈 것 같다. 어찌나 뻥을 쳐대고 속알머리가 없는지 착하기는 디따 착한데다 입만 벙긋하면 부근에서 장사하는 지 친구들 가게 소개하느라 정신없고 속 보이는 말을 쉬지도 않고 해댄다. 그래도 어깨한 몸으로 이유를 알 수 없는 따스한 사람의 정이 전달된다. 첫 날 하던 몸짓, 지기지기하면서 말타는 흉내 가히 압권이다. 그거하는 모양새란다. 히바우두 닮은 녀석이 소리까지 하며 좀처럼 보기 드문 물건에다 생구라다.

해안가로 내려가면 뭐가 있을까. 속초 영금정처럼 1만 원짜리 회 한 접시 할 수 있을까나. 물어서 골목길을 돌아 내려 가다가 아이들이 모여 노는데 우리 어릴 적 하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랑 유사하다. 마르마르 해변에는 백사장은 없고 돌무데기 방파제가 끝도 없이 이어져 있고 그 위에 조가비처럼 새까맣게 들러붙어 �享쳅珦甄�. 포장마차나 사시미 쳐서 회 파는 가게는 눈 닦고 봐도 없다. 고급스런 일식집만 도로변에 즐비하다. 계속 지나가며 구경하는데 같이 와서 먹자고 청하는가 하면 역시나 애들이 튀어 올라와 사진 찍자고 난리다. 5년 동안 유럽 12개국 여행 하면서 달고 나온 애들이 나보고 사진 찍자고 달라드는 나라는 터키가 유일하다. 귀찮을 정도다. 나 호모 아잉게로 그만좀 드리대그라 야들아... 돌마바체 궁전 보러 갔는데 문이 닫혔다. 한국전 참전했다는 노인 가슴에 훈장 주렁주렁 와글와글 머라머라 그런다. 알았소 고맙소.

날이 어둑하고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마음 가라앉는다. 이 길 끝까지 가면 어디일까. 나는 왜 여기서 서성거리나. 이 바람은 언제까지 나를 스쳐갈 것인가. 내해인 흑해에서 내려온 물이라서일까 짠내 나지 않는 바닷가를 오던 길을 돌아간다. 도로 건너 마을로 올라가려는데 한 쌍의 남녀가 큰 저택 앞에서 실경이다. 그냥 지나가려는데 아는 척 해서 포즈를 취한다. 이 년 한 번 안아 보구 후레쉬 찰칵. 숙소로 돌아와 누웠는데 잠이 통 오질 않는다. 눈앞에 아롱하고 아직 품에 젖가슴이 통째로 들어앉은 것만 같아 몸을 가누기 힘들다. 쓰러 안고 밤새 이 터키산 양탄자 위에서 뒹굴었으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만 같아 가슴이 터지려 한다.

 

‘...

해변처럼 부드러웠던 그녀의 허리

걸어 들어갈수록 자꾸만 길을 잃던 그녀의 검은 숲 속

그녀의 숲 속에서 길을 잃던 밤이면

...

그리하여 다시 서러운 건

물결처럼 밀려오는 서러움 같은 건

외상처럼 사랑을 구걸하던 청춘도 빛 바래어

이제는 사람들 모두 돌아간 기억의 해변에서

이리저리 밀리는 물결 위의 희미한 빛으로만 떠돈다는 것

떠도는 빛으로만 남아 있다는 것’

그 하늘에 구름 자욱하다. 오늘은 어딜 가나.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 없는 이 발길...’ 그 유명하다는 그랑바자르 간다. 가는 길에 소매상 아저씨가 친한 척 하며 달라 드는 걸 옆에서 보고 있던 말만한 처녀가 오더니 그랑바자르가 저쪽이라고 일러 준다. 어디서 왔냐고 물으니 미국이란다. 유에스에이도 물컹한 데가 있긴 있구나. 남대문시장 정도 되는 규모의 쇼핑거리다. 깎는 것도 남대문식의 반대가리 치기가 가능한 곳이다. 디스카운트하는 재미에다 실크, 카펫류에다 갖은 소품들 구경거리가 만만찮다. 직물세공술에 감탄하다. 그 화려함에 넋을 놓기도 하는데 주인장은 이를 오래 놔두지 않고 상술을 부려 본다. 미안하오. 너무 비싸오... 형편되면 다시 오리다. 시장을 나서면 이스탄불 대학이 나온다. 문은 닫혀 있고 경비 2명이 버티고 서 있다.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나오는 학생에게 물어 보니 보안 때문이라길래 세계 어느 대학에서 이런 통제를 하느냐 웬 보안이냐 했더니 자기도 그 이상은 말하기 어렵다 그런다, 아님 말구...

터키까지 와서 유럽과 아시아를 가르는 보스포러스(소가 건넜다는 뜻) 안 볼 수 없어 탁심에서 버스타고 다리 건넌다. 이스탄불 대학 정치학도가 동행했다. 술탄 아흐멧이 지 할애비라며 은근 과시. 부시는 murderer라고 주저하지 않는다. 버스에서 내려 역으로 다리를 걸어서 건넌다. 바람에 날려 떨어질 것만 같아 아찔하다. 한강 다리 두 배 정도는 되는 것 같다. 터키 국기가 휘날려 더 어지럽다. 다리 끝에 다다르니 ‘어서 오쇼 여기서부터 유럽이얌’이라고 노란 간판이 서 있다. ‘여느 때보다 더 맑아 보이는 보스포러스 해협의 물결 밑에서 불운한 신호를...나의 행복한 상상만큼이나 강렬하고 암울한 무엇...’ 순간 사람 소리가 나 뒤돌아보니 경찰이다. 오란다. 영어는 안 된다. 꼴상 보아하니 왜 니 혼자 위험한데 누가 걸어서 다리 건너오라 그랜냐는 투다. 여권 보여 달라며 온 지랄을 다 한다. 어디론가 전화한다. 나 원 참 별 거지같은 게 다 구찬케 하네. 하긴 더 이상 인도가 없다. 일단 아시아로 나가면 유럽에 다시 걸어 들어오는 게 이렇다. 할 수 없이 마을로 내려가 택시타고 탁심으로 간다.

광장에 서본다. 밤 불빛이 화려하고 별천지가 낯설다. 큰 길 찾아 내려가려는데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이렇게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올라오는 광경은 난생 처음인데 마치 온 인류가 다른 별에서 막 진화를 끝내고 지구 저 끝에서 몰려오는 영화 장면 같다. 바이람 축제 기간인데다 시간이 꽤 늦어서일까 명동 쇼핑가 10배 정도나 될까한 대로에 젊은 언니 오빠들 몰려서들 어디로 와서들 어디론가 부지런히 가고 맘껏 떠든다. 군데군데 꼽사리 끼면 거부반응 없이 응대하고 껴안고 볼 부비고 프리하다. 여기서 어케 에로스 안 될까나.

 

 

‘사회가 삶의 본능을 억압하고 에로스를 생식적 본능으로 변질시킬 때 은폐된 음모를 종종 발견...건강한 사회를 건설한다는 명목 하에 에로스를 한 개인의 저급한 성적 본능으로 국한시켜 사회적으로 단죄해 온 역사적 사실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사회는 도덕과 윤리에 결정적인 힘을 부여하여 문명의 이름으로 그 행위를 정당화해 왔다. 일부일처제를 장려하고 권장하는 사회적 제도 역시 이러한 배경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일부일처제는 문명의 이름으로 에로스를 억압해온 사회가 적극적으로 권장해 온 가장 대표적인 가족 제도이다’

(조용훈, 에로스와 타나토스)

참 터키 이스탄불은 신기한 곳이다. 여태껏 다른 유럽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활기와 정을 많이 느낀다. 여기서 살아도 될까. ‘이 도시가 크고 휘황찬란한 만큼 우리가 우리의 죄를 숨길 수 있는 장소도 그만큼 많을 것이고, 도시가 사람들로 붐비는 만큼 각자의 죄도 서로 섞여 분간할 수 없게 될 것이다...이런 의미에서 이스탄불은 전 세계에서 가장 지능적인 도시라는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가 노는 꼴이 우스웠을까 재미난 걸까 코렐리라서 친하고 싶었나, 두 장정이 오더니 한 넘은 그리스 사이프러스에서 온 닥터, 다른 한 넘은 터키 사이프러스에서 온 디자이너 둘은 친구라면서 술 살 테니까 가잔다. 카드 꺼내서 보여준다. 한 녀석이 지 이름을 소개하는데 대충 찌찌라고 하는 것 같아 한국에 가서 여자들 앞에서 그래 말하믄 뒤진다. 한국말로는 젖꼭지를 의미한다라고 하니까 아주 길바닥에 뒤집어진다. 이 호텔에서 놀고 2차 가서 두 번을 했다나 어쨌다나 아주 지 혼자 신 났다. 러시아 여성, 벨라루스 번갈아 가면서 옆에 앉았고 무대에서 서울 버전 막춤도 선보였더니 디제이랑 일행이 배를 잡는다. 아그들아 계산 얼매 나완노, 고생했다. 뒷간 나오니까 맴이 달라지니. 그러게 모하러 날 꼬셔 데꼬가니. 무리하지 마시지...탁심에서 숙소까지는 너무 멀고 위험하니까 택시까지 잡아주려 한다. 친구야 고마 됐다, 내가 알아서 가꾸마, 그만 드가보그라, 바아이...‘눈을 뜨고 있어도 나는 어둡다’

 

 

트램타고 어디서쯤일까 까만 모자에 까만 셔츠 까만 바지의 아가씨가 날 두 번 뒤로 돌아다본다. 왜 보니, 바로 뒷 자석으로 가 말을 건넨다. 하이-하이-니 이름 모니-율-어디 가니-나랑 같은 데다. 아싸 이거 왼 떡이냐. �� 쌀이고-손가락으로 10개 하고 9개 더 보여준다.내가 대학 때 떡을 쳤으면 이만한 딸 년은 있을 텐데. 학생이니-영어를 못한단다. 짐부터 오리지날 바디 랭기지 타임. 탁심에 있는 술타나스 얘기 하는 거 봐서 첨엔 무희인 줄 알았다. 암튼 같은 곳에서 내려 한 잔하고 가자고 해 주점에 자리 잡았다. 앞 테이블에 청춘 남녀 한 쌍이 우릴 쳐다 본다. 멀 봐. 이 자들은 26 연하의 독일남 니콜과 30의 프랑스 처녀 린다이다. 키스해보라 하니 한다. 그걸 시킨다고 냉큼하냐 이 잡것들아 아주 속을 뒤집어라. 1년 안에 결혼한다고. 홀에선 전통 복장인 듯한 차림으로 일군의 여성들이 댄스를 한다. 가락이 예사롭지 않아 린다한테 물어보니 Tribal Dance라 하면서 펜으로 적어주고 밸리댄스 슈퍼스타인 Rachel Brice도 알려준다. 저는 파리에서 오리엔탈 댄스 강사를 한단다. 율이 영어를 못해 옆 테이블 터키 여성한테 통역을 부탁했다. 율! 아빠한테 얼마 주면 너 데려올 수 있니. 너무 마이 부르믄 안댄데이...내 숙소를 찾아 준다고 빠로우 미 하면서 앞장선다. 지가 여기서 더 오래 살았다고 더 잘 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한참을 헤매도 다녀도 못찾아 여기저기 묻는다. 대그빡 피도 안 마른 것들이 율을 보더니 입을 다물지 못하고 뒤 쫓아와서는 전화번호를 건넨다. 이 놈들이 겁도 없이...그냥 밤새 이러고 돌아다녔으면 싶어 어찌하나 두고 보다가 너무 늦어 더 이상은 안 될 것 같아 내 숙소 찾아가고 율과 안녕...납치혼(크즈 카츠르마)이라도 해야 할까부다.

 

 

심란하다. 그래도 워낙 피곤해서 쉬이 잠든다. 다시 새 날에 오늘은 좀 쉬다가 오후에 나가자. 마르마라 바람에 하얀 커튼이 처녀막처럼 옴죽거리고 방 안 가득 이스탄불 마직막 날의 햇살을 천천히 음미한다. ‘...새벽녘 잠잠한 바다에 내리는 비, 열린 창가에 잠시 어른거리는 어떤 여인의 모습, 정적, 생각하기, 그리고 인내를 좋아합니다. 나는 나 자신을 믿으며, 나에 대해 떠들어대는 사람들의 말을 대부분 신경 쓰지 않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날이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외로웠던 날이었던가’ 혈열이 거의 가셨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완패, 동네 한의원 반패, 8체질 한의원 생식 완승. 동네 한의원 한약 10일분은 환불 받다.

서울의 그년이랑 통화하고 스타이넘,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다 보다. 배 고프다. 생식 먹고 나가서 라이스 추가로 챙겨 먹고 터키 여고생 수학여행단을 향해 초점 맞추니 손 흔든다. 역시 다른 유럽에선 어려운 일이다. 기본적으로 동양인들끼리 통하는 정서가 있나보다. 이스탄불은 유럽인데도 말이다. 마지막으로 가볍게 쇼핑을 하고 소품거리 조금 사고 율이 올 시간 때 쯤 해서 Umay 호텔로 갔는데 아직 안 들어 왔단다. 좀 더 노닥거리다가 다시 와야지. 성 소피아 앞에 가서 야경이나 담아 가자. 한적하다. 청소부랑 경찰차 정도만 보일 정도다. ‘이것은 사랑의 열정을 겪을 때 생겨나는 것과 똑같은,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불가능한 욕망과 고뇌이다.’

불루모스크 쪽으로 막 돌아서려 하는데 누가 부른다. 전형적인 유럽 귀족처럼 보이는 정장 차림의 남성이 담뱃불 좀 달란다. 나 담바고 끊은 지 6년 차거덩. 없다 했더니 한 30분 정도 시간 있냔다. 그래 있다. 그러면 커피 한 잔 사겠다고 한다. 나쁠 거 없지 안카써. 터키쉬 커피 시켰는데 이게 소위 원액 커핀가보다, 완조이 약물 수준이다. 할애비랑 삼촌이 한국전에서 어쩌구 저쩌구...수도 앙카라가 집인데 이 곳에 지가 운영하는 호텔이 있어서 가족과 떨어져 여기 있다고 한다. 죽으면 알라한테 가는 것이고 인생은 짧다, 하여 하루하루가 천국이다-이 놈 인생관 한 번 시원스런 것이 맘에 든다-니가 어케 고걸 터득핸니-터키랑 한국이랑 어쩌고 저쩌고-그래 그래 다 안다 고마해라 마. 말하는 꼬라지랑 교양있어 보이고 덜 떨어진 인간같지는 않다. 오늘도 마누라는 앙카라에 있고해서 프리하고 나도 프리하고 우리 같이 프리하니 같이 놀러갈래 한다. 그걸 왜 내가 마다하겠니. 그래 우데 갈끄고-지가 아는 단골집이 Galatasaray에 있으니 자기 승용차 도요타로 가자 한다. 지 호텔은 저 밑에 있고 차도 그 근처에 있단다. 호텔은 애들이 알아서 잘 운영하고 있으니 지는 별 신경 안쓰고 그냥 놀면 된단다. 이런 팔자 늘어진 놈이 인나. 그라믄 엉아한티 잘 좀 혀바라. 차로 2-30분 거리다. 미리 예약 안하면 자리가 없다면서 휴대전화로 찜한다. 단골이라서 가게 입구가면 아그들이 허리를 굽히고 조아릴 것이니 놀래지 말래나. 야야 그딴 거에 왜 놀래니 걱정말고 어여 운전해~ 기도들의 환대를 받으면서 자리하자마자 역시나 러시안걸이 옆에 달라붙는다. 안주가 나오고 술이 돌고. 순간 확인하지 않은 것이 있다 싶어서 나는 오늘 새벽 첫차로 공항에 가야하고 컴백홈이다. 돈도 없고 바로 가야 한다 했더니, 자기 카드가 한도가 있으니 우선 한도까지 결제하고 나머지는 1/N 하잔다. 그러고는 지 카드를 뽀이한테 준다. 이 자식 참 매너 있구나. 그래 그렇다면 한 두잔 더한다고 얼마나 나오겐니. 그러자. 근데 이 놈 카드 한도가 얼마길래 얼마 먹지도 않은 것 같은 데 대뜸 아가씨 잔에 술이 비자 나한테 잔을 더 채워도 되냐고 묻는다. 일단은 부어라. 금방 지나서 또 채운다고 한다. 그리하라. 짐부터 제 정신 돌아오기 시작한다. 약간 이상하다. 일단 여기서 스탑. 계산서 가져오느라. ‘6,600리라’ 물경의 숫자 날벼락처럼 골통을 부수고 뇌리에 박힌다. 우리 돈으로 500만원 쯤 된다. 요컨대 뿜빠이 하기로 한 두 잔의 값이라는 것이다. 그럼 한잔에 2-300만원이라는 거냐. 이건 아니다. 같이 사무실로 간다. 헤비급 격투기에나 나올만한 떡대 한 놈 그 밑에 쫄다구들 4-5명 대기하고 있다. 아 이런거구나. 요거이 비명횡사라고 하는구나. 뇌가 하얗게 비는 순간이다. 6,600인디 툭 짤라서 4,400으로 하고 요거도 반으로 짤라 2,200만 계산하라는 것이다. 이 놈들아 외 아예 다 달라 그러지 뭘 봐주고 그르냐. 내가 그 돈 있으면 이런데 외 오니. 프랑크푸르트 오아제나 한 번 더가고 말지. 계산 못하겠다면 어쩔건데. 현금 있나-없다-확인해도 되나-안 된다-외 안되냐-내가 계산은 할 수 있으나 정확한 샴페인 값만 내겠다-그게 얼마냐-내 인생에 1-2만원짜리 이상은 마셔 본 역사가 움따, 하여 30리라만 가능하겠다-니가 짐 장난하냐-싸데기 올라온다, 바닥에 패대기친다, 이러케 골로 가시는구나-하는데까증 함 해바라-뜯어 말린다-마지막 5분을 줄테니 준비하란다-3분도 안되서 다시 들어와서는 한국이랑 터키랑 어떤 사인데 우리가 이러냐, 우리는 서울에도 가봤고 투르크가 어떻고...줄줄이 씹어댄다-그래서 뭐 어쨌다는거냐, 경찰 불러라, 폴리스 앞에서 계산하겠다. 순간 여러 놈이 달라 붙는다. 마지막 외마디 절규 NO!!!!!!!! 죽음에 가까운 공포와 살아야 한다는 절박한 외침이었다. ‘오늘밤 죽음이 찾아 온다면 아주 웅대하고 장엄하리라’ 빡빡이가 들어오더니 귀에다 침 뱉고 똥침 연속한다. 그래 X쉐이야 계속함 해바라. 그래도 난 간다. 상황 종료. 새벽 3시 반경이다. ‘청춘의 갈 지자처럼 흐느적거렸다’ 이국 땅에서 폴리스도 엠버시도 엄는 밀실에 꿀먹은 벙어리되믄 지대로 만방에 개쪽 파는거다. 그대로 골로 가시는거다. 나라 체면도 있고 한데 어디 훈족 흉노한테 비하겠니...왜 니들이 트로이 목마에 농락당했는지 대충 알 것도 같다. 그케 잔대그빡 굴리니까 쉽게 당하는그야. 자본이 한창 광란의 불춤 추는 이스탄불, 투르크 대사 불러서 주의 좀 주라. 우둔함이 인간의 본질적인 조건이라 했던가. 1-2시간 갇힌 시간이 1-2년은 되는 것 같다. 제대로 맛도 못보고...

‘...나 같은 남자, 그러니까 사랑과 고통, 행복과 가난을 영원한 외로움의 핑계로 삼는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에게는 삶의 커다란 기쁨도, 커다란 슬픔도 없다는 것을. 그런 감정들 때문에 영혼이 망가진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정반대로 나는 그런 감정을 깊이 경험한 사람들을 아주 잘 이해한다. 다만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럴 때 우리 영혼 안에서 이는 이상한 동요다. 우리의 정신과 마음을 어둡게 하는 그 고요한 동요는 우리가 느껴야 할 진정한 기쁨과 슬픔을 대신한다’

택시타고 소피아 앞에 오니 할아부지 기사가 차 닦고 있다. 공항까지 얼맨교-30리라 달란다-20에 갑시다-실랑이 하다가 20에 낙찰. 숙소에서 짐 챙기고 샤워하고 눈 한 번 못 붙이고 바로 나온다. 주머니 다 뒤져도 20리라가 안된다. 트램 토큰이랑 다 털어도 모자란다. 밀어 부쳤다. 서울에서 인천 공항까지를 단 돈 만 원 정도에 택시를 타고 간 셈이다. 할아부지 어이 없어 한다. 우짜겐는교. 내가 좀 전에 당신 나라에서 당한그 생각하믄 공짜로 가도 성이 안찬다우 멀 모름 조용히 갑시다 할배요...율한테 빠이빠이도 몬하고 손도 몬 잡아보고 안아보지도 몬하고 가는 내 심정을 아우. 설 가서 전화하마. 언제 터키어 배우고 이제 가면 언제 다시 오니...‘하나도 순하지 않은 나는 두리번거리며 씨발씨발 지나온 길...’

...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이근배, 살다가 보면)

파김치가 되어 아무 생각이 없다. 단지 살아서 가는구나...공항에 도착하니 안개 자욱하고 춥다. 이 안개는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까. 잠바 꺼내 입는다. 가방 내리고 자리 잡고 앉았는데 맞은 편 구석에 공항 여경이 졸고 있다. 사진 찍으니까 깨어서 나한테 오더니 플래시 누르면 안 된다 하면서 여권 보자 한다. 한국인 확인하고 씩 웃고 간다. 속 없기는...그럴 걸 모하러 오니. 선물용 터키 담배 사려는데 카드 안 된단다. 가게 간 사이 없던 줄이 10미터 이상이나 늘어서 있다. 비하인드 갤리 자리는 날라 갔다. 대신 맨 뒤 창가로 달라했다. 터키야 이스탄불아 잘 있거라. 내 비록 비록...했다마는...않겠노라...

파리 드골 공항에 내려 셔틀 두 번이나 한다. 검색대 앞에는 문자 그대로 인해를 이루어 한 발 앞도 다가서기 힘들다. 공항에 안개로 계속 연착한 모양이다. 한 시간 이상을 지체해 겨우 통과해 보딩하러 가니 금방 인천행 에어프랑스는 떠났다 한다. 시간 되서 갔다는 것이다. 8시간 후에 있는 한국비행기로 가라 한다. 자리를 마련해 준단다. 그건 당연한그고 보상은 어떻게 할꺼니-그건 모른다, 보상은 별도로 없다-정 필요하면 한국가서 서울사무소에 알아봐라. 이것들이 짐 장난하나, 내가 지금 무신 꼴을 당하고 온 건지 몰라서 요로코롬 끝까증 꼭지 돌리냐. 그래 니가 멀 알겠니. 알따 설 가믄 먼가를 보여주마, 분이 목에 차오른다. ‘이 길이 왜 이리 멀고 아프냐’ 계속되는 프랑스와 악연...같은 꼴을 당한 한국인 신혼부부 별로 반응이 없다. 참 오지랖도 넓은 애들이구나. 기다리는 동안 캐나다에서 여행 온 가족 만나다. 딸보고 몇 살이냐 하니 완전 핏덩이다. 16살 하이스쿨이라네. 지 애비보고 야 클 때까증 3-4년은 기다릴 수 있다고 했더니 10년은 더 기다려야 한단다. 아이고 그거는 안돼요, 나 늙어 죽소. 식당에서 만난 캐나다 노인과는 달리 이 가족들은 이구동성으로 반미성향에다 부시는 에니미 수준으로 성토다. 세계시민이 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이 미국과 이스라엘, 부시 그리고 자본이다. 좀 없어져주면 안되겠니...인천공항 앞두고 아침 기내식이 죽이다. 먹을 만하다. 김포 들녘 논바닥에 가을이다.

‘...

사랑을 불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러한 생각이 불멸인 것이다.

도무지 사랑은 치열하지만 도무지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

돌궐족처럼 사랑이 창궐하던 시절, 나는 내 사랑을 잃었다

...’

(박정대, 아무르 기타)

‘...사랑은 자명하지 않다. 사랑은...문화에 의해서 해석된다...사랑은 사회에 의하여 구축되고 규정된다...그리스인들은 동성애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다. 기독교인들은 몸을 배척하고 대신 영혼을 에로틱하게 만들었다...오늘날 사랑은 근대 자본주의에 의해서 생명을 유지하는데, 그 목적은...자본주의는 달리 부여할 동기가 없기 때문에 사랑이라는 동기를 부여하여 개인들이 남편-아버지와 아내-어머니라는 자리를 차지하는 핵가족을 구성하도록 유도한다. 핵가족은 재생산과 사회화에 필수적일 뿐 아니라...그럼으로써 이 체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사랑이라는 습한 이름의 뒤안길, ‘사리처럼 박힌 단단한 그리움’ 어느 날 다시 ‘불타게 하소서’ 열흘간의 여수 끝.

 

참고

한명희, 내 몸 위로 용암이 흘러갔다

이은채, 봄은 소주를 마신다

알랭 드 보통, 우리는 사랑일까

아니 에르노, 단순한 열정

가와바다 야스나리, 설국

캐롤린 하일브런, 글로리아 스타이넘

호메로스, 일리아스

이승희, 저녁을 굶은 달을 본 적이 있다

황학주, 상처학교

함순례, 뜨거운 발

글로리아 스타이넘,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공지영,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이승철, 당산철교 위에서

아샤르 케말,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

오토 뵈머, 운명적 영감에 빠진 문학가들

알베르토 망구엘, 독서일기

토마스 불핀치, 그리스∙로마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