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MBC라디오 인터뷰 원고  
글쓴이  박인기(55) [ inkipark@nownuri.net ]  / 2003-12-01

MBC FM (95.9 Mhz)에서 오후 6시 ~ 8시 사이에 하는 프로그램인 "2003 가을,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에 나가서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KOMSTA) 에 관한 소개를 하게 되었읍니다. 예정된 날로부터 갑자기 앞당겨지는 바람에 많은 약속들을 희생시킬수 밖에 없었읍니다만 그 덕에 무사히 인터뷰는 잘 끝났읍니다.
혹시 그 방송 들으신 분은 안계시죠? 다행입니다.

아래는 방송에 대비하여 KOMSTA 사무국에서 만든 원고인데 너무 문어체여서 그냥 내용만 참조하여 제 마음대로 대답했읍니다.
한방해외의료봉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아래에 실었으니 한번 읽어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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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FM "2003 가을,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인터뷰 내용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이 조직된 것은 언제입니까?

93년 네팔 의료봉사를 시작으로 올해가 11년이 되었습니다.
KOMSTA는 지금까지 23개국에 51차례의 한방의료봉사를 실시한 600여명의 한의사와 기자, 후원회원 등, 750여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는 순수 민간단체입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1993년도에 몇 사람의 한의사들이 히말라야 등반을 위해 네팔에 갔다가 조그마한 도시, 그러니까 히말라야 등반로 초입에 자리잡은 갸우리샹카라는 곳에 머물게 되면서 의료봉사를 하게 된 것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때만 해도 의료봉사를 목적으로 출국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여행 삼아 떠난 길목에 '혹시 병자들이 있으면 잠시 머물며 치료도 해주면 좋지 않겠는가' 혹은, 자신들의 응급 물품으로 다소 낭만적이며 단순한 생각으로 한의사 몇몇이 침통과 약재를 준비했었는데, 장미회라는 단체가 운영하는 카우리샹카의 돌카병원을 무심코 지나다가, 줄지어 서있는 남루한 옷차림의 네팔인 환자들을 보고 그냥 산행만 고집할 수 없어서 의료봉사를 하게 되었고, 그것이 KOMSTA운동의 효시가 되었습니다.

-주로 어디서, 어떤 활동을 하십니까?

저희 봉사단은 지금까지 23개국에 51차례 의료봉사를 실시하였습니다.
93년 네팔의료봉사를 시작으로 의료봉사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등의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국가, 몽골, 그리고...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의 동남아권 국가, 남미의 브라질,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인도... 까지 많은 국가를 다녀왔습니다.

-최근 활동하고 돌아온 곳이 스리랑카.. 정치적으로 굉장히 불안한 곳인데.. 직접 가보니 어떻습니까..?

이번 11월에 실시된 스리랑카 의료봉사는 수도인 콜롬보가 아닌 대표적 내전지역인 자프나 지역에서 의료봉사를 실시했습니다.
자프나는 타밀반군이 정부군과 대치하고 있는 곳으로, 지난 18년 동안 계속된 내전으로 곳곳에 총성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거나,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들.. 전쟁으로 인한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환자들이 많아 내전의 상처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열악한 상황속에서 자프나에서 의료봉사 기간 중에 스리랑카 대통령이 장관급 3명을 경질시키고, 국회를 해산시켰으며, 전국에 게엄령을 내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워낙 하루에도 몇 번씩 정전이 되는 지역이라 자프나 주민들은 물론 저희 또한 대사관의 연락을 받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습니다만, 대사관의 긴급 철수 명령으로 급히 수도인 콜롬보로 돌아왔을 만큼 상황이 긴급했었습니다.

-지금껏 활동하면서 신변의 위험을 느낀 적도 있을 것 같은데?

KOMSTA의 활동이 의료혜택에서 소외된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의료봉사를 실시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만큼, 전쟁터에도, 공산국가에도 의료봉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숙소 문만 나서면 총알 세례가 있을 만큼 긴박했던 순간도 있었고, 또 공안당국에 잡혀간 적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무척 긴박한 상황이었겠지만, 지금은 다들 웃으며 그냥 하나의 모험담처럼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그러나 최근 KOMSTA의 활동이 대상국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이루어져 신변에 대한 위험은 없지만, 아까 말씀드린 스리랑카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저희도 무척 긴장하게 됩니다.

-가족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봉사활동을 말리지 않을까요?

처음에는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의료봉사를 가서 가족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대부분 나중에는 오히려 KOMSTA 활동에 더 적극적인 후원자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을텐데, 진료는 어떻게 하나요?

실은 그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주로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국가이다 보니...
주로 현지에 계시는 교포분들이 기꺼이 동참하여 통역을 자청하는 경우가 많구요, 아니면 통역을 통해서 진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이 원래 의사와 환자간의 문진을 통해 그 사람의 병뿐이 아닌 그 마음을 보아야 하므로 반드시 정확한 통역을 거쳐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몇몇 단원들 중에는 의료봉사를 위해 영어는 기본이며 러시아어나, 스페인어를 따로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오랜 기간 활동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자원봉사를 하면서 가장 곤혹스러웠던 기억은..?

뭐 별로 곤혹스러웠다거나 어려웠던 기억은 봉사를 떠난 사람으로서 없었구요..
뭐.. 처음에는 항공편이 많지 않아서 갈아타고 갈아타고 갔는데, 진료할 약재가 도착하지 않았다거나 진료 물품들이 도착하지 않은 경우가 가장 당황스러웠구요..
좀 어려웠던 점이라면...
주로 약재통관과 관련된 부분인데요, 대상국의 한의학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종종 의료봉사에 쓰일 과립 한약제제가 종종 마약 같은 약재로 오해받아 세관통관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KOMSTA의 활동이 많이 알려지고 대상국 보사부의 공식 초청장을 접수하고 의료봉사를 실시하여 요즘은 이런 일이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의료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서 환자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은데..?

바로 한의학의 장점이 그것인데요, 침과 부항 등 몇 가지 기본 진료물품만 있으면 어디서든 진료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충분히 초기에 잡을 수 있었던 질병들이 무지, 혹은 방치로 인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환자를 볼 때면 정말 마음이 아프죠.
그리고, 한 두번만 치료받으면 나을 수 있는 환자들이 많은데 그들을 뒤로하고 돌아와야 했을 때 정말 그때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진료권을 받지 못해 돌아서면서 환자들이 울음을 터트리는 경우처럼 더 많은 환자를 볼 수 없다는 것과 환자들을 두고 떠날때가 한사람의 의료인으로써 가장 아쉽습니다. 어차피 봉사를 위해 떠난 저희들에게 달리 힘든 것이 있나요? 그냥 주어진 환경에서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한다는 것 외에는... 봉사하는 며칠동안은 하루가 48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의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

음... 많은 기억들이 있지만 많은 환자들이 빠르게 호전될 때가 가장 보람된 기억으로 남죠. 뭐 휠체어를 타고 진료실로 들어왔던 환자가 진료 마지막 날에는 자전거를 타고 온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KOMSTA 봉사에서는 놀라운 일도 아닙니다.
한번은 눈물샘이 멈추지 않아 계속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 흘려야만 했던 청년이 있었습니다. 생각을 해보세요. 밥먹을때도 이야기 할때도 친구들과 뛰어놀때도 하루종일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습니까. 하지만 몇 번의 치료를 통해 눈물이 멈추었습니다.
환자의 감사보다도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었구나 하는 느낌이 저를 의료봉사로 이끄는 것 같습니다.
또, 한국전에 참가한 국가, 에티오피아나, 인도 같은 국가에 가서 참전용사를 만나 치료를 할 때 오래전의 은혜를 이제야 이렇게 갚는구나 싶을 때가 정말 보람되죠.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지금까지 실시한 의료봉사가 어려운 이웃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즉 의사의 손길을 한번도 받지 못한 환자들에게 병을 고치는 의술이 아닌 인술로서 환자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에게 만족감을 주었다고 한다면, 앞으로는 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에게 나쁜 질병이 생기지 않게 미리 예방하는 의료봉사를 실시하고자 합니다. 그럴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많은 노력들과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야겠지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그러나 저는 확신합니다.
KOMSTA가 설립된지는 10년밖에 되지 않은, 아직까지 많은 발전들이 무궁히 이루어져하는 단체이지만 750여명의 단원들이 지금처럼 함께 생각하고, 바라보고, 나아간다면 뜻을 이룰 수 있는 날이 빨리 다가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 또한 여건이 허락하고, 저희 힘이 닿는 한 계속 의료봉사를 할 겁니다.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고 내가 갖고 있는 무언가를 나눠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제게 주어진 큰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제가 힘들었을때 누군가가 날 도와주었듯이 제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으로 지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KOMSTA와 함께 할 더 많은 단원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어떤일이든지 함께 나누면 나눌수록 어려운 일들은 더 빨리 헤쳐나갈 수 있을 테니까요.
한사람의 열걸음보다 열사람의 한걸음이 나은 것 처럼요.

기타...예상질문 >>>

KOMSTA 봉사활동의 내용은 무엇입니까? 즉 KOMSTA는 어떤 활동들을 하는 단체인가요?

KOMSTA의 본래 설립 취지는 제3세계의 국가, 즉 의료혜택을 잘 받기 어려운 개발도상국의 주민들과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동포들에게 의료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여 삶의 가장 큰 원천인 건강의 증진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목적을 바탕으로 여러국가에 수차례의 의료봉사를 실시하면서 느끼게 된 것은 그들에게 그들의 병을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질병을 예방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건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KOMSTA의 주 사업은 의료봉사이지만 의료봉사와 함께 앞으로는 교육, 보건환경 개선등의 보다 넓은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KOMSTA는 어떻게 운영이 되고있나요?

처음에는 참가하는 단원들이 모든 비용을 자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그러나 KOMSTA의 활동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의료봉사에 필요한 물품 및 약재는 후원을 받고있지만, 아직 항공료와 숙식비는 참가하는 단원들이 부담하고 있습니다.

국가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매년 하반기쯤에 다음년도에 의료봉사를 실시할 대상국을 선정합니다. 물론 그 전에 미리 의료봉사를 실시하고자 하는 대상국에 대한 정보수집이 이루어져야 하지요.
우선 의료활동이 가장 필요한 곳을 최우선으로 삼습니다.
또한 여러차례 의료봉사를 실시하다 보니 또한 한방치료의 효과를 경험한 현지인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그들의 요구로 인해 국가의 정부가 먼저 요청을 하기도 합니다. 이번 터키 의료봉사는 대사관의 적극적인 지원과 에르지예스대학의 초청으로 의료봉사를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KOMSTA 의료봉사 대상국은 정부의 초청으로 이루어지는데 의료봉사 인력과 경비 때문에 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