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박재영 
| 제목 | 루마니아 잘 다녀왔읍니다. |
|---|---|
| 글쓴이 | 박인기(55) [ inkipark@nownuri.net ] |
| 작성일 | 2003-10-09 |
한의사신문에 보낸 글인데 여기 다시 올려봅니다.
인천공항
장장 19시간의 여정에 오른다. 과연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처음 가보는 나라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출발한다. 나에게 주어진 임무는 시기쇼아라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의료봉사를 가로막고 있는 루마니아 관료주의의 벽을 조금이라도 허물어내는 것.
Air France 비행기는 너무 좋다. 각자 앞에 터치스크린방식의 모니터가 있다.(이런 건 First Class에나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런데 좋아하기에 너무 이르다는 걸 나중에 깨달았다.
드디어 파리의 Charles de Gaulle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가 1시간 가까이 연착하는 바람에 리옹이나 런던으로 가는 승객들은 연결편을 놓쳐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호텔로 간단다. 복도 많지...나같이 복없는 놈은 그 넓은 공항을 빨리 뛰어서 루마니아행 비행기를 타란다. 무슨 우리나라 버스 타기도 아니고...간신히 비행기를 탔다. 조금전 비행기는 한국인 반에 서양인 반이었는데 파리발 부쿠레시티행 비행기에는 일본인 몇명과 나만 동양인이니 시선이 모두 내게로 집중된다. 이제부터 익숙해져야할 시선들이다....
부쿠레시티의 Otopeni공항
가방이 하나 없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옷가방이지만...내 가방이 파리공항에 있단다.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Air France가 짐분실 1위라네. 내일 또 공항에 나가야되는군.
뒤에 도착하는 권교수님을 마중하러 나가니 권교수님 가방도 하나 없다.
Dr.Alice와의 만남
루마니아에서 일정을 같이할 Dr.Alice와 Dr.Gabriela라는 아줌마 의사선생님. 나는 루마니아와 이 두 분을 앞으로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두 분 모두 한국에 잠시 다녀가신 적이 있어 한국에 대한 애정과 한의학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분들이었다. 특히 Dr.Alice는 중국에서 2년간 공부한 적이 있어 중국어에도 능숙하고 우리가 조금이라도 불편할까 배려를 해주셨다. 부쿠레시티에서 시기쇼하라까지 Dr.Gabriela의 능숙한 운전솜씨덕에 한국같으면 벌써 폐차되었을 Dacia자동차의 불편함을 잊고 무사히 도착했다.
학술대회
정확한 명칭은 Romanian Medical Association, Romanian Acupuncture Society, Transsylvanian Association of Integrated Quantum Medicine 주최의 15차 National Acupuncture Congress이다. 루마니아 의사선생님들의 발표와 권교수님의 약침발표가 있었고 특히 Dr.Alice의 한국한의학의 현황에 관한 소개와 수의사이신 일본의 Shimizu Noriko여사의 개에 대한 침구치료와 Homeopathy 치료가 이채로왔다.
기자회견
3일간의 공식적인 학술대회가 막을 내리고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내 순서가 되어서 학술대회에 관한 감상과 KOMSTA에 관한 간략한 소개 및 루마니아 의료봉사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학술대회에서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특히 벨기에에서 온 Dr.Baron Beyens 같은 분들은 ICMART (International Council of Medical Acupuncture and Related Techniques)의 사무총장으로서 영향력이 큰 분으로 알려져 있었고 중국, 일본, 대만 등지에서 오신 분들도 계셨다.
보건당국 관계자들과의 만남
Dr. Dumitru Constantin, Dr. Flolin Bratila, Dr. Corneliu Moldovan, Dr.Iosif Mezei 등 의사분들은 모두 한결같이 한국 한의사들의 의료봉사를 환영하고 도와주시겠다고 했지만 이 분들 역시 정부의 허락이 필수이고 그것이 제일 어려운 난관임을 알려주셨다. 그런데 어느 곳이 공략해야할 핵심부서인지도 모르겠고...
주 루마니아 한국대사관의 김효은서기관님의 주선으로 우선 National Medicines Agency의 장인 Mrs.Magdalena Badulescu 와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에 해당하는 보건가족부의 Dr. Radu Constantiniu 을 만났으나 우리가 사용할 한약에 관한 모든 검증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며 유럽국가들의 규정에 따라서 허용하기가 어렵다는 답답한 이야기만 들었다.
마치 책장수처럼 가방에 잔뜩 담은 자료가 더 무겁게 느껴졌다. 그런데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던가...Dr. Radu Constantiniu 의 말중 한줄기 빛과 같은 희망적인 이야기가 있었다. Institutul National De Recuperare, Medicina Fizica Si Balneoclimatologie 의 Dr.Adriana Nica를 만나서 그쪽에서 의향이 있으면 가능할 거라는 것이었다. 이미 가져간 자료들을 보건가족부 테이블에 다 올려놓은 상태여서 Dr.Nica에게 줄 자료도 없는데...어쩔수 없이 Dr.Constantiniu가 안보는 사이에 올려놓은 자료중 몇개를 슬쩍 빼서 도로 가방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그쪽에서 잡아준 약속일자는 3일 오전 10시...
원래대로면 돌아가는 길에 2일부터 4일까지 파리에 잠깐 들러보려고 했는데 오기전에 준비하고 기대했던 파리에서의 2박 3일이 날라가는 순간이었다. 옆에서 든든한 힘이 되어주시던 권교수님도 떠나가버리고...하지만 어쩌랴...
한국대사관의 개천철행사
마침 한국대사관 주최의 개천철행사가 Crown Plaza Hotel에서 개최되어 Dr.Alice와 같이 참석했다. 한국교민들과 루마니아 정관계 인사들, 그리고 외교사절들로 만원이었다. 나는 오랜만에 먹어보는 한국음식에 약간 제정신이 아니었지만...Dr.Alice말에 의하면 루마니아의 전직대통령, 국회의원들, 장성들 (TV에서 보는 북한장성같은 군복입은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각국 대사들 (우리는 외국대사를 잘 모르는데 Dr.Alice는 저사람은 중국대사, 저사람은 알바니아대사라면서 잘도 알고 있었다)이 많이 참석하였다.
Dr.Nica를 만나러 가기 전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루마니아 말도 몇마디 외우고 갔다.
(정확한 발음을 확인하기 위해 호텔 종업원에게 읽어봐 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Imi pare bine! (만나서 반갑읍니다) 부터 시작해서 준비하고 간 대사들을 외운대로 쏟아놓았다. Dr.Nica는 영어와 루마니아어를 섞어가면서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짬짬이 환자들을 보는지 여러번 나갔다왔다. 그 틈을 타서 Dr.Alice로 부터 루마니아어로 말한 부분을 전해듣고 계속 둘이서 대책을 의논하면서 Dr.Nica가 돌아오면 무엇이라고 대응할 건지 서로 작전을 짰다. 결국 Dr.Nica는 상세한 진료계획과 한국보건당국의 인정서를 빠른 시일내로 보내달라고 했다.
이제 한고비 넘겼다. 앞으로 루마니아 보건가족부의 승인과 의사협회의 승인이 더 필요하지만 처음과 같은 오리무중이 아니라 조금은 가닥을 잡은 것 같다.
루마니아를 떠나기 전날 Dr.Alice와의 farewell party에서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성공의 확률이 얼마나 될까? Dr.Alice는 확신에 차서 이제는 거의 다되었다고, 이제 보건가족부에서 No라고 말할 근거가 없어졌다고 한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내년에 루마니아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나를 상상해본다.
오래전의 유행어지만 "잘 되어야 할텐데...."
P.S. 정말 온 정성을 다해 도와준 Dr.Alice와 Dr.Gabriela 외 루마니아 의사분들, 그리고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내어 격려해주시고 식사까지 대접해주신 주루마니아 한국대사관의 김의기 대사님, 가기전부터 루마니아 당국과 계속 연락하여 주선해주시고 하루일정을 완전히 비워두신 김효은 서기관님...만약 루마니아 의료봉사가 이루어진다면 모두 이분들의 공로입니다.
인천공항
장장 19시간의 여정에 오른다. 과연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처음 가보는 나라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출발한다. 나에게 주어진 임무는 시기쇼아라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의료봉사를 가로막고 있는 루마니아 관료주의의 벽을 조금이라도 허물어내는 것.
Air France 비행기는 너무 좋다. 각자 앞에 터치스크린방식의 모니터가 있다.(이런 건 First Class에나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런데 좋아하기에 너무 이르다는 걸 나중에 깨달았다.
드디어 파리의 Charles de Gaulle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가 1시간 가까이 연착하는 바람에 리옹이나 런던으로 가는 승객들은 연결편을 놓쳐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호텔로 간단다. 복도 많지...나같이 복없는 놈은 그 넓은 공항을 빨리 뛰어서 루마니아행 비행기를 타란다. 무슨 우리나라 버스 타기도 아니고...간신히 비행기를 탔다. 조금전 비행기는 한국인 반에 서양인 반이었는데 파리발 부쿠레시티행 비행기에는 일본인 몇명과 나만 동양인이니 시선이 모두 내게로 집중된다. 이제부터 익숙해져야할 시선들이다....
부쿠레시티의 Otopeni공항
가방이 하나 없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옷가방이지만...내 가방이 파리공항에 있단다.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Air France가 짐분실 1위라네. 내일 또 공항에 나가야되는군.
뒤에 도착하는 권교수님을 마중하러 나가니 권교수님 가방도 하나 없다.
Dr.Alice와의 만남
루마니아에서 일정을 같이할 Dr.Alice와 Dr.Gabriela라는 아줌마 의사선생님. 나는 루마니아와 이 두 분을 앞으로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두 분 모두 한국에 잠시 다녀가신 적이 있어 한국에 대한 애정과 한의학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분들이었다. 특히 Dr.Alice는 중국에서 2년간 공부한 적이 있어 중국어에도 능숙하고 우리가 조금이라도 불편할까 배려를 해주셨다. 부쿠레시티에서 시기쇼하라까지 Dr.Gabriela의 능숙한 운전솜씨덕에 한국같으면 벌써 폐차되었을 Dacia자동차의 불편함을 잊고 무사히 도착했다.
학술대회
정확한 명칭은 Romanian Medical Association, Romanian Acupuncture Society, Transsylvanian Association of Integrated Quantum Medicine 주최의 15차 National Acupuncture Congress이다. 루마니아 의사선생님들의 발표와 권교수님의 약침발표가 있었고 특히 Dr.Alice의 한국한의학의 현황에 관한 소개와 수의사이신 일본의 Shimizu Noriko여사의 개에 대한 침구치료와 Homeopathy 치료가 이채로왔다.
기자회견
3일간의 공식적인 학술대회가 막을 내리고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내 순서가 되어서 학술대회에 관한 감상과 KOMSTA에 관한 간략한 소개 및 루마니아 의료봉사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학술대회에서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특히 벨기에에서 온 Dr.Baron Beyens 같은 분들은 ICMART (International Council of Medical Acupuncture and Related Techniques)의 사무총장으로서 영향력이 큰 분으로 알려져 있었고 중국, 일본, 대만 등지에서 오신 분들도 계셨다.
보건당국 관계자들과의 만남
Dr. Dumitru Constantin, Dr. Flolin Bratila, Dr. Corneliu Moldovan, Dr.Iosif Mezei 등 의사분들은 모두 한결같이 한국 한의사들의 의료봉사를 환영하고 도와주시겠다고 했지만 이 분들 역시 정부의 허락이 필수이고 그것이 제일 어려운 난관임을 알려주셨다. 그런데 어느 곳이 공략해야할 핵심부서인지도 모르겠고...
주 루마니아 한국대사관의 김효은서기관님의 주선으로 우선 National Medicines Agency의 장인 Mrs.Magdalena Badulescu 와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에 해당하는 보건가족부의 Dr. Radu Constantiniu 을 만났으나 우리가 사용할 한약에 관한 모든 검증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며 유럽국가들의 규정에 따라서 허용하기가 어렵다는 답답한 이야기만 들었다.
마치 책장수처럼 가방에 잔뜩 담은 자료가 더 무겁게 느껴졌다. 그런데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던가...Dr. Radu Constantiniu 의 말중 한줄기 빛과 같은 희망적인 이야기가 있었다. Institutul National De Recuperare, Medicina Fizica Si Balneoclimatologie 의 Dr.Adriana Nica를 만나서 그쪽에서 의향이 있으면 가능할 거라는 것이었다. 이미 가져간 자료들을 보건가족부 테이블에 다 올려놓은 상태여서 Dr.Nica에게 줄 자료도 없는데...어쩔수 없이 Dr.Constantiniu가 안보는 사이에 올려놓은 자료중 몇개를 슬쩍 빼서 도로 가방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그쪽에서 잡아준 약속일자는 3일 오전 10시...
원래대로면 돌아가는 길에 2일부터 4일까지 파리에 잠깐 들러보려고 했는데 오기전에 준비하고 기대했던 파리에서의 2박 3일이 날라가는 순간이었다. 옆에서 든든한 힘이 되어주시던 권교수님도 떠나가버리고...하지만 어쩌랴...
한국대사관의 개천철행사
마침 한국대사관 주최의 개천철행사가 Crown Plaza Hotel에서 개최되어 Dr.Alice와 같이 참석했다. 한국교민들과 루마니아 정관계 인사들, 그리고 외교사절들로 만원이었다. 나는 오랜만에 먹어보는 한국음식에 약간 제정신이 아니었지만...Dr.Alice말에 의하면 루마니아의 전직대통령, 국회의원들, 장성들 (TV에서 보는 북한장성같은 군복입은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각국 대사들 (우리는 외국대사를 잘 모르는데 Dr.Alice는 저사람은 중국대사, 저사람은 알바니아대사라면서 잘도 알고 있었다)이 많이 참석하였다.
Dr.Nica를 만나러 가기 전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루마니아 말도 몇마디 외우고 갔다.
(정확한 발음을 확인하기 위해 호텔 종업원에게 읽어봐 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Imi pare bine! (만나서 반갑읍니다) 부터 시작해서 준비하고 간 대사들을 외운대로 쏟아놓았다. Dr.Nica는 영어와 루마니아어를 섞어가면서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짬짬이 환자들을 보는지 여러번 나갔다왔다. 그 틈을 타서 Dr.Alice로 부터 루마니아어로 말한 부분을 전해듣고 계속 둘이서 대책을 의논하면서 Dr.Nica가 돌아오면 무엇이라고 대응할 건지 서로 작전을 짰다. 결국 Dr.Nica는 상세한 진료계획과 한국보건당국의 인정서를 빠른 시일내로 보내달라고 했다.
이제 한고비 넘겼다. 앞으로 루마니아 보건가족부의 승인과 의사협회의 승인이 더 필요하지만 처음과 같은 오리무중이 아니라 조금은 가닥을 잡은 것 같다.
루마니아를 떠나기 전날 Dr.Alice와의 farewell party에서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성공의 확률이 얼마나 될까? Dr.Alice는 확신에 차서 이제는 거의 다되었다고, 이제 보건가족부에서 No라고 말할 근거가 없어졌다고 한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내년에 루마니아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나를 상상해본다.
오래전의 유행어지만 "잘 되어야 할텐데...."
P.S. 정말 온 정성을 다해 도와준 Dr.Alice와 Dr.Gabriela 외 루마니아 의사분들, 그리고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내어 격려해주시고 식사까지 대접해주신 주루마니아 한국대사관의 김의기 대사님, 가기전부터 루마니아 당국과 계속 연락하여 주선해주시고 하루일정을 완전히 비워두신 김효은 서기관님...만약 루마니아 의료봉사가 이루어진다면 모두 이분들의 공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