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정태년 
| 제목 | 김재규(金載圭)는 왜 박정희(朴正熙)를 살해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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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그때그시절 |
| 작성일 | 2004-11-16 |
김재규.gif(53.2 KB) | 박정희(朴正熙,1917 ~ 1979). 일제강점기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하여 전형적인 일본 군인의 길을 걸었던 인물. 일본인보다 더욱 일본인처럼 되기 위해 노력했고 자신의 조국과 민족보다 일본을 더욱 사랑했던 인물. 해방 이후 광복군 장교로 위장하여 귀국, 형인 박상희(朴相熙)를 따라 좌익활동을 하다가 1949년 여수,순천 반란사건으로 체포되어 사형을 언도받았지만 김창룡(金昌龍) 등의 구명운동으로 간신히 석방되었다. 1959년 서울군관구 사령관, 1960년 부산 군수기지 사령관을 역임하다가 1961년에 5.16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군사혁명 위원회와 국가재건 최고회의를 설치하고 1963년부터 대통령에 취임하여 20년 동안 장기집권을 시작하였다. 1965년 굴욕적인 한,일 협정을 체결하고 일본 정부와 기업들로부터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아 챙겼으며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들과 종군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측의 책임과 배상을 스스로 봉쇄하였다. 일본 제국주의 국가총동원 체제를 도입하여 만주괴뢰국의 통치방식으로 \'새마을운동\'을 실시하였고 3선개헌과 유신헌법(維新憲法)을 제정하여 민주주의를 퇴보시키고 인권을 억압하면서 독재정권의 기반을 확고히 하였다. 외국 자본에 대한 무분별한 도입으로 일본 독점 자본의 유착을 예속화시켰고, 대내적으로는 재벌의 독식을 눈감아주며, 그들과 함께 이권을 나눠먹는 정경유착 구조의 거품 경제 체제를 형성하여 오늘날 한국 경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뿌리를 내리게 하였다. 신문통신등록법, 국가재건 비상조치법 등으로 언론 통제와 시민운동 탄압에 나섰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박탈했으며 국가보안법이라는 이름 아래 민주주의 회복운동에 나서는 반독재투쟁(反獨裁鬪爭) 인사들과 항일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을 공산주의 추종세력으로 몰아 탄압하였다. 특히 1974년 인혁당사건(人革黨事件)을 조작하여 수많은 인명(人命)을 학살하였다. 또 연예인을 비롯한 미녀들을 청와대를 불러들여 국정을 혼탁하게 하였다. 그런데 그런 박정희가 1979년 10월 26일, 오랜 측근인 중앙정보부장 김재규(金載圭,1926 ~ 1980)의 총격으로 사망하게 된다. 보안사령관, 제3군단장을 지내고 1976년부터 중앙정보부장에 임명되어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의 핵심 간부로 활동했던 김재규는 누구보다 박정희에 대한 충성심이 강했던 인물이었다. 박정희를 존경하고 사랑했다는 김재규는 어째서 박정희를 암살했던 것일까? 제2공화국 대통령이었던 윤보선(尹潽善)은 \"김재규 장군은 한국 침략의 원흉(元兇)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안중근(安重根)처럼 의사(義士)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규는 의인(義人)이라는 것이다. 1979년 10월 26일 당시 김재규는 권총을 들고 있었고, 총탄에 맞아 쓰러져 있는 박정희의 심장과 머리를 향해 확인사살을 했다. 1980년 1월 24일 항소 이유서에서 김재규는 최후진술을 통해 \"박 대통령은 나 개인에게 있어 사적으로 친형제나 다름없었다. 나는 나의 정분을 야수와 같은 마음으로 끊었다. 나는 처음부터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나의 생명을 독재정권과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또 각오하였다. 민주화의 과정에서 희생은 불가피한 것이었고, 그 희생을 줄이는 것이 나의 대의(大義)였다. 생명은 고귀한 것이며 누구나 똑같은 것이다. 많은 사람을 희생시키는 것보다는 한사람의 생명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재규는 \"나는 유신체제의 심장을 쏘아 독재의 사슬을 끊었다. 유신체제는 그 자체가 꽉 짜여진 억압과 폭력의 조직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풀 수 있는 길이 없었다. 나의 생명을 걸지 않고는 그 누구도 그것을 타파하고 회생시킬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당시 보안사령부 내에 있던 국군통합병원의 병원장은 \"국립묘지에 묻혀있는 박정희 유해(遺骸)의 머리에는 지금도 총탄이 박혀 있다.\"고 말했다. 김재규가 박정희의 심장과 머리에 확인사격을 했던 총탄을 뽑지 않은 이유는 유가족들이 머리에 칼을 대면 고인(故人)을 두번 죽이는 격이라면서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980년 1월 28일 항소이유 보충서에서 김재규는 박정희를 사살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본인이 결행한 이번 10.26 거사(巨事)는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혁명이었다. 5.16 쿠데타와 10월 유신을 거쳐 완전하게 말살시켜 놓은 민주주의를 회복시켜 놓기 위한 혁명이었다. 첫째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으 자유민주주의다. 우리 대한민국(大韓民國)의 국기(國紀)요 국시(國是)이다. 6.25 전란을 통해 많은 고귀한 피를 흘리면서 지켜온 것이다. 4.19 의거의 희생 역시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것이었다. 이 자유민주주의가 완전히 말살되고 1인 독재체제를 구축한 것이 10월 유신이었던 이상, 유신체제를 철폐하고 자유민주주의를 회복시키는 것은 당연한 명제이다. 둘째 자유민주주의 회복은 온 국민이 열망하는 것이다. 유신체제 7년 동안 이 체제에 대한 도전과 항거는 온 국민의 생각 속에 팽배해 있었다. 셋째 우리의 우방에서도 자유민주주의의 회복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었다. 넷째 만일 우리가 자유민주주의를 회복시키지 않는다면 북한과 싸워 이길 수가 없고 궁극적으로는 적회되고 말 것이다. 독재체제로 북한을 닮아서는 절대로 적을 이길 수가 없다.\" 김재규의 아우였던 김항규는 \"형님은 자신의 나이 한 10년이나 20년을 끊어 바치더라도 자유민주주의를 회복시켜 놓자는 마음을 다지고 있었다. 나는 대통령의 참모인 동시에 대한민국의 고급관리다. 그렇다면 이 나라에 충송하고 이 국민에게 충성할 의무가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재규가 사형을 당하기 하루 전인 1980년 5월 23일, 김항규는 가족을 데리고 육군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김재규에게 마지막 면회를 왔다. 김재규는 가족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절대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 나를 혁명운동가로 불러다오. 나의 최후진술을 자자손손 전해다오. 그 속에 나의 진실이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