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다리가 풀리지않고 뻐근해서, 광화문으로 가는 길이 편칠않다.
시합을 3일 앞두고 동네 산책로를 12키로로 몸을 풀었어니...
그동안 고구려 마라톤, 밀양하프마라톤,경수와 동네산책로 등지에서 준비를
해 왔지만, 가게 정리후 4년만에 도전하는 풀코스라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혹, 저쪽(?)에서 바라던대로 내가 구멍(?)이 되어 버린다면 ????
 
저번 일요일에 있었던 동아마라톤대회는 우리기수와 56 선배들과의 5대5 맞대결로
내기가 걸린 대회였다.
작년 경부이어달리기에서 종호와 56기 김영환선배간의 설전(?)이 현실화된것이다.
처음엔 100만원을 걸었는데, 부상을 염려하신 노선배님들의 만류로, 각5만원 25만원을
걸고,중간 탈락없이, 빨리들어오는 순서로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56기에는 벌써 서브4를 달성하고, 개인최고 기록에 도전하는 김영환선배를 위시해서,
다수의 풀코스를 완주하신 최양경, 손동근, 변영섭선배, 그기에다 갑자기 한선배의
이탈로 55기의 자존심 조주영선배가 56기의 대체선수로 나선 상황이다.
그런데 배뿔룩이 권익현, 처음 풀에 도전하는 홍성호는 고구려마라톤에서 무리하다
다리 부상까지 당했단다.
그기에다 새벽시장 나가고는 절대적으로 연습량이 적었던 나였기에, 경수와 종호를
제외하고는 3명모두가 구멍이었던터라, 마라톤 선배들은 이구동성으로 56의 승리로
단정짓고 계신 상황이었다.
 
마라톤을 시작하고 이렇게 좋은 날씨는 처음 만나는것 같다.
2만여명의 인파속에서 우리 5명은 제일 뒤에서 출발했다.
마라톤 아카데미에 출근(?)하면서 개인기록갱신을 목표로 하는, 종호를 먼저 보내고 경수와나,
익현이아 성호는 기록보다는 완주를 약속하고 ,꼴찌부문에 묻혀 한팀한팀 추월해 나갔다.
성호와 익현이를 뒤로 하고, 경수와나는 속도를 조금 높여서, 먼저 치고 나간 선배들을 찾아
나섰다.
"개안나????"
대회때마다 처음에는 잘나가다가 30키로가 넘어서는 헤매왔던터라 , 경수놈은 계속 속도를
조절하면서 묻는다.
걱정했던 다리는 경수말대로 10키로가 지나면서 좀 풀리는것 같다.
25키로를 지나니까 경수예상대로 선배들이 시야에 나타났다.
제일먼저 손선배가 바닥을 보면서 힘들게 뛰신다. 아무말 없이 그냥 지나갔다.
30키로가 가까와지니까 평소대회에서는 카메라로 동문들 모습을 담아가면서 뛰던, 최양경선배의 다리가 무거워 보인다. 내가 옆에 바짝 붙어니까 깜짝 놀래신다.
곧바로 55기 조주영선배가 보폭을 좁혀가면서 힘들게 나가신다.
손을 흔들면서 크게'화이팅..."을 외쳐보였다.
나도 잠실대교를 지나면서 종아리부터 서서이 쥐가 올라왔다.
길가 전봇대를 힘껏 밀면서 뒷다리 근육을 이완시켜본다. 뛰기가 훨씬 수월하다.
이후 전봇대, 가로수, 중앙분리대 가리지 않고 몇번이고 고양이(?)를 찾았다.
아시아 선수촌아파트가 보이고, 곧바로 학생실내체육관이 보이더니, 그토록 보고싶었던
잠실주경기장이 4시간30여분만에 시야에 나타나서 나를 반겼다.
전광판에 나타난 나를 보면서, 트랙을 한바퀴 돌면서 이런 계기를 만들어준 종호아 영환선배
게 감사했다. 또 완주해준 내 자신에게도 고마와 하면서 골인지점에 안착했다.
그런데, 주로에서 오줌누러갔다가 사라진 경수놈이 벌써 들어와서, 나를 기다리다  와락
끌어 안는다.
내가 들어온지 10분도 안돼서 익현이가 들어왔다.  대단한놈이다.
작년에 비해 1시간이상을 단축 시켰다.
3시간 20분대로 들어온 종호가, 40분대에 들어온 영환선배를 따돌렸고, 경수와 내가 3선배보다
빨랐고, 변선배가 무릎이상으로 기권한 상황이라 , 성호가 걸어서라도 들어오면 우리가 이긴다.
그런데, 1시간 이상을 기다려도 이놈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포기하고 버스라도 탔어면 통화라도 될텐데...
하는수없이 격려차오신 선배님한테 이놈을 일임하고, 종호가족과 운동장을 나서는데.....
저 멀리 성호가 천근만근 몸을 이끌고 경기장 입구에 나타났다.
마치 전장에서 살아돌아온 형제가 만난것 처럼, 우리는 하이파이브를 하고 주로에서 펄쩍펄쩍
뛰었다.
5놈은 무사히 완주했다.
선배들이 첫판이니까 양보해 주셨다.
다음판에는 안봐 주시고, 3판째 제대로 결승전을 하자신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친구들의 열정이 고맙고, 너그럽게 후배를 포용해주신 선배님들이
더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