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방화사건 브리핑때 TV를 보고 많은 지인들이 격려해 주셨는데,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

'범인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 화재당일 현장에서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기왓장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 답답하고 막막했는데 정말 운이 따라 사건발생 만 하루만에 범인을 검거했습니다.

범인이 깊숙히 잠적하지 않고 태연히 동네에 있었던 것도 운이 좋았고, 수사과정에서 부인하거나 침묵하지 않고 하룻밤새 줄줄 진술해 준 것도 나름대로 운이 따랐습니다.

어쨌거나 경찰로서 소임을 다하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지만 무너져버린 국민들의 마음은 그 무엇으로도 치유되지 않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작년 연말 맹추위 속에 총기탈취범이 돌아다니고 있는 가운데 치러진 대선후보별 유세장(서울역광장, 시청광장, 청계천, 숭례문 광장, 명동입구, 명동거리, 남대문시장 등) 경비 때부터 감기로 목이 잠겨있다가 재야의 종 타종 행사 경비 마치고 1월1일 새벽 두시에 집에가서는 몸살까지 겹쳐 완전히 뻗었습니다.

새해들어 계속되는 당선자 경호경비(L호텔), 태안주민 3,700명 서울역 상경집회, 대통령 취임식 경호경비, 그 와중에 발생한 숭례문 화재...  정말 쉽지 않은 나날들이었습니다. 경찰서장으로서 넘겨야 했던 아슬아슬했던 고비가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숭례문 방화범 검거를 끝으로 저의 남대문서장 스토리는 막을 내리고 이제 또 자리를 옮겼습니다.

지난 25일 취임식 경호를 마치고 그날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일을 열심히 하시는 대통령 아래 실장이하 비서실 전 직원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휴대폰 번호도 바뀌고 해서 당분간 연락이 잘 되지 않을 겁니다.

양해해 주시고,  우리 동기들 짝삼수(짝수달 셋째 수요일)때 봅시다.

무소식이 희소식!     운동 많이 술담배 적게!!     건강하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