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스크의 미국 대사관 직원들은 리투아니아의 빌늬스로 시장을 보러 가기도 한다는 말을 듣고 지난 주말(토요일)에 빌늬스를 갔다가 일요일에 돌아왔다. 국경을 넘어 시장에 간다는 말을 처음 듣는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실천으로 옮기기는 처음이었다.

리투아니아는 최근에 유럽연합에 가입했기에 그 변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겠거니 생각도 했었다. 국경통과는 너무 쉬웠다. 여권검사가 있었지만 5~10분정도의 시간으로 충분했다. 빌늬스는 조그마한 수도였다. 도시는 민스크에 비해 더 나을 것도 없었지만 쇼핑몰이나 호텔 등은 더 나았다. 무엇보다 먹거리가 민스크보다 더 풍부했다. 민스크에서의 답답함이 좀 풀리는 듯한 기분이 그렇게 느끼게 했을지도 모르지만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친절했다. 민스크에서는 러시아어가 자유롭게 이용되는 것에 반해서 빌늬스에서는 영어를 써야 할 때도 있었다는 점이 좀 큰 변화였다고나 할까... 유럽의 물건들이 민스크보다 훨씬 쌌기 때문에 한 2주간 먹을 양식을 샀다.

그리고 반가웠던 것 중의 하나는 빌늬스에 골프장이 2개나 있다는 것이었다. 겨울이라 하지는 않았었는데 여름에 오면 큰 낙이 되지 않을까 싶다. 1박 2일동안 한 것이라고는 중국집, 일식집에 가서 실컷 먹은 것과 생필품을 구입한 것 밖에 없지만 나름대로 여행의 기분을 느낀 이틀이었다.

두 가지 에피소드.

1. 빌늬스의 수퍼마켓에 김을 팔았는데, 한국에서 생산한 스시용(우리 김밥용) 김이었다. 내가 한국에서 많이 사왔는데, 안 사와도 될 뻔했다.

2. 일식집에 갔는데, 매운 소고기 요리의 소스가 아무래도 고추장인 것 같아서 희영이가 주방장에게 "한국사람이예요?"하고 물었더니, 보기에도 일본사람처럼 생긴 사람이 고개를 잘레잘레 흔들었다. 다시 "Are you japanese?" 라고 물었더니,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럼 누구지? 영어 못하는 일본인이거나, 태국 등의 일본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