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대가 병원에서 피서(?) 중이다보니 산행 후기가 없어 두서없이 메모한다.

밤새 술독에 빠져있어도 산행은 가는 영대가
갑자기 새벽에 몸이 아파 못간다면서 문자를 보냈다.
"몸이아파산행못감.형섭양주사당보냄"   #$%&???
전후 사정을 모르는 판에 받은 이 난해한 경찰통신문.....
아무튼 나중에 확인한 사실은 형섭이가 양주 기증했는데 그 아픈 와중에도
와이프시켜 사당역으로 보낸다는 내용이었슴.

3호차 제일 구석에 쪼그려있는 조주영과 55회 단둘이 51회 선배들 비난과 격려를 받으며
화양구곡에 도착, 부산 동기들과 같이 산행을 하려했으나 도착시간이 늦다고 해서
먼저 재경망월이 먼저 산행 시작함.
주영이 채칙을 맞아가며 일년 흘릴 육수 다쏟아내고 무사히 정상에서 "망월"외치고 하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대자연의 신비로움은 정말 말로 설명못한다.  단아한 산봉우리들과
전날 쏟아진 비로 불어난 계곡물의 굉음, 웅장한 바위, 그리고 산행 중 거의
하늘을 볼 수 없을 정도의 울창한 숲 양산. 그리고 행복해보이는 등산 정경들...
이번 여름 가족 산행을 한번 더 시도해보고픈 생각이 절로 들더라.

하산 후, 베이스캠프에 마련된 동래고 잔치마당에서 부산 동기들이 마련한 푸짐하고 맛갈스런
수육, 싱싱한 횟거리, 산성막걸리 등등등..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새벽까지 비가와서인지 많이 참석을 못했다는 동기들 숫자가 무려 19명. 참 부럽고 고맙더라.
서울에서 많이 참석할 것 같아 충분히 준비했다는 진택 동기의 바쁘고 능숙한 서비스에
따스한 정감이 느껴지며, 다시 싸가지고 가는 모습에 고개가 숙여지더라.

형섭이가 찬조한 양주 두병만을 부산 동기들에게 전달하고 아쉬움을 달래며 내년에는
많이 참석하겠다 약속하며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귀경 차속에서 잔치마당에서 알딸딸하게 흥이 난 노 선배들(34회 ~ )을 위해
즉석 노래방을 꾸며 51회 선배가 양주잔을 돌리고 55회는 안주 쟁반들고 따라다니며 써빙.
흔들리는 찻속에서 힘은 들었지만 어느 노 선배님이 "니들도 며느리, 사위  볼 나이 인데
아무튼 고맙데이!, 한잔 받아라." 하며 주시는 잔을 비우니 피곤함까지 몽땅 비워지는 느낌이더라.
형섭이 찬조한 양주 덕분에 선배들 칭찬 대신 받았다.  고맙데이.

오랜만의 산행이면서도 힘들지 않고, 마음 뿌듯하게 다녀올 수 있어 너무 좋았다.
건강도 챙길 겸, 벗과 허물없이 살아가는 얘기도 나눌 겸
자주 산행을 해야겠다고 영대 병문안 하면서 넉두리 늘어놓았다.

영대가 지 아픈 얘기 소문냈다고 지랄 안할런지 모르겠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