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일이면 만석이가 뻬쩨르부르크로 떠난다. 모스크바의 화학 리쩨이(화학을 특화해서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학교)에서의 연수를 마치고 관광을 위해 들렀다가 한국으로 간다고 한다. 20 여명의 학생을 인솔하여 무사히 잘 마치고 돌아가는 만석이를 만나고 와서 이 글을 쓴다.

지난 주에 한 번 만나서 모스크바의 한 중국 식당에서 보드카 한 병을 나누어 마신 것이 대접의 전부였던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모스크바가 궁극적으로 관광이 아니어서 나름대로 만석이도 바빴고, 나 역시도 여러 사람들의 초대를 받아서 다니느라 바빴기에 자주 만날 수가 없었다.

모스크바에 온 뒤로 수염을 깍지 않아서 조금은 터프하게 보이는 만석이는 모범생답게 참으로 열심히 모스크바 생활을 한 듯하더라. 어제는 지도 한 장을 달랑 들고 지하철을 직접 물어 타고 다니면서 발레 극장을 찾아 가서 발레도 보았다고 하더라. 정말 체질이다. 나에게 전화를 했으면 데려다 줬을텐데... 기회가 되면 다시 온다고 하니 다음 번엔 더 자주 만나야겠다. 러시아 음식이 입에 맞아서 준비해 와서는 먹지 않은 라면과 '과학영재학교'에서 준비해 온 멋진 명함집 2개도 선물로 주었다.   

만석아! 뻬쩨르부르크 관광 잘 하고, 건강하게 한국에 돌아가기 바란다. 한국에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