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들아! 잘 지내지? 여기 모스크바는 상쾌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어제는 만석이가 와 있는 화학 특수학교에 갔었다. 학생들 20여명을 인솔하여 열심히 지내고 있더라. 모스크바에서 동기를 만나는 일은 항상 흥분되고, 즐거운 일이야. 조만간에 회포를 풀기로 하고 일단은 인사만 하고 왔어.

 

오늘은 내가 발견한 재밌는 얘기를 하나 할까 한다. 집 옆에 프랑스 수퍼가 있는데, 꽤 비싼 곳이야. 그런데, 참 재밌는 것을 발견했어. 우리나라의 '그린...'라는 곳에서 생산한 팽이버섯(한국 마트에서 3개에 1000원하는 것)인데, 한국말로 모든 것이 설명되어 있는 바로 그 팽이버섯이야. 문제는 가격인데, 1개에 395루블에 팔리고 있더라고... 지금 꾸르스가 25. 60정도 되니까 16000원 정도에 팔리고 있는 것이지... 한국보다 50배가 넘는 가격에 이 버섯이 팔린다는 것... 참 신기하지 않니? 그러고 보니까 다른 것들도 이상하게 보이기 시작하는거야. 싱싱하지도 않은 그 팽이버섯을 소중하게 요리해서 귀하게 여기면서 먹을 러시아인들을 생각하니 좀 그렇더라고... 마음같아서는 이 제품이 한국에서 얼마에 팔리는지 알려주고 싶었지만 장사를 방해하는 행위가 될까봐 그러지는 못했네...

 

상업이란 것이 결국 이윤을 남기는 것이지만 '사기'라는 생각도 좀 드는 순간이었어. 요즘 세상이야 뭐든 공개되어 있으니 그럴 여지는 좀 적긴 하지만 결국 정보가 없는 곳에서는 그 가격이라는 것이 허무맹랑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예이겠지...

 

동기들아! 명품을 비롯하여 우리가 귀하게 여기는 것들도 결국은 허구이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 가지는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가치가 되겠지...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것을 지키면서 살기엔 너무 물질적인 세상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무엇보다 소중한 마음에 스스로 상처주는 하루가 되지 않길 바래.

 

모스크바에서, 벗, 성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