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여행 둘째날

어제 저녁을 먹고 모여앉아 진로소주(부산에서 2박스 준비해갔음)를 까고 늦게 잔 때문인지 일어나지 못한 친구도 있고 부지런한 새벽형 인간들은 벌써 공항호텔주변의 산에 올라 몸을 풀고 마당에서 웅성거린다. 호텔식당에서 일본식된장국으로 아침을 먹으며 속을 풀었다.

오전 9시 2일째 관광을 위해 호텔 승합차로 출발이다. 차안에서는 싱거운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문광윤 동기는 인체기구중 2가지 용도로 사용하던 물건이 이제 나이가 들어 하수처리 배출구로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고 하여 한바탕 웃었다.

카미자카 전망대에 도착했다. 표고 385m의 전망대로, 일본을 대표하는 리아스식 해안(육지의 침강으로 생성된 해안)인 아소만이 눈 아래에 펼쳐지며, 멀리 큐슈 본토와 한국의 산들이 보이는 국경의 섬 대마도에서만 볼 수 있는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대마도에서 한국으로 휴대폰이 된다는 말을 듣고 모두들 휴대폰을 들고 나왔다.멀리 수평선쪽으로 손을 뻗어 이리 저리 휴대폰을 들고 흔들어 보지만 아무도 통화를 한 사람은 없다.

논가운데 이시야네(石屋根,돌 지붕)라하여 대마도에서 채석된 판형의 돌로 지붕을 이은 고상식(高床式: 기둥을 세워 바닥을 지면에서 높이 올려 설치하는 가구구조)의 건물로 창고로 사용되는 일본에서는 대마도의 시이네(椎根)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건축물이다. 본채에서 떨어져 위치해 있는데 그 이유는 풍수해나 화재의 피해로부터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지혜이다. 마을 아낙내가 이시야네의 나무문을 열고 곡식을 보관한다. 아직도 이 시설을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에는 대마도의 땅끝마을인 쯔쯔마을에 도착하니 미녀총이 있다. 일본 관가로 끌려가기 싫어 자살했다고 하여 동내 사람들이 쯔쯔 혀를 찻다고 하여(믿거나 말거나) 여기를 쯔쯔마을이라 했고 여기에 쯔쯔자키 공원이 있다.
거친 바다 위에 점점이 떠있는 작은 섬들과 암초들이 절경을 이루며, 저편에 새 하얀 등대가 서 있다. 이 주변은 대한해협과 쓰시마 해협의 경계에 해당하며 해류가 빨라 예로부터 거친 수로(水路)로 유명하다. 바람이 좀 세지만 포근하여 산책하기에 적당하다. 쯔쯔공원을 내려오는 숲길에 왼 차들이 숨어있나 싶어 자세히 보니 일본인들도 인간인지라 녹슨 소형 승용차며 화물차를 폐차하지 않고 여기에 끌고와 버린것으로 보인다. 관광지 주변에 이런 몰골을 보이는 것을 보니 일본도 대마도를 별볼일 없는 곳으로 취급하고 있음을 단면으로 보여준다.  

아유모도시(鮎もどし) 자연공원은 연어가 알을 깬후 태평양으로 나갔다가 돌아오는 계곡이라 하여 여기에 자연공원을 만들어 놓고 캠프장,스포츠 슬라이더, 골프연습장, 만남의 광장 등이 있어 가족단위로 휴식할 수 있는 레크레이션 장소이다. 그러나 시즌이 아니라 그런지 관리인도 없고 관광객도 없이 텅텅비어있다.

점심을 먹기위해 한참을 산길을 돌아오니 식당이 나온다. 여기에는 일본인 관광객도 몇 팀 보인다. 정원이 잘정돈된 일본식 식당으로 메뉴가 강원도의 올챙이 국수보다는 조금 길게 솓아놓은 은 시꺼먼 소바(모밀)에다. 밥이 나오는 정식이다.

열린투어 홍소장에게 한국 관광객이 많으니 이근처에 식당을 하나 차려라고 하니 여기는 한국인들이 투자를 할수 있는 곳이지만 아직 투자하기에는 관광객이 그렇게 많디 않다고 한다.

작은 산맥을 횡단하는 정상에 목조 전망대가 있다. 배가 붉은 매 관측소란다. 대마도는 여러 야생 조류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인데 붉은 가슴 매는 그 대표적인 야생 조류의 하나이다. 1997년 9월에는 우치야마토우게(內山峠)에서 127마리의 붉은 가슴 매가 발견되어 일본 제일의 서식지로 알려지게 되었단다.

이 관측소올라 보니 대마도의 동서쪽의 바다가 보이 언덕에 올라온 느낌으로 섬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대마도는 원래 우리땅이였는데 그때 관리들이 쓸모없는 땅이라 돌보기를 꺼렸고 그틈을 노려 왜구들이 자주 노략질을 하니 한국인들이 왜구화 되므로 일본말을 하는 섬사람이 많다고 일본이 자기 땅이라 우긴 것이 아닌가 싶다. 내가 한 이말이 국토 외교분쟁의 씨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호텔로 돌아오며 버스 안에서 서과장(열린투어직원)이 대마도에서 유명한 특산물로 선물하기에 적당한 카스마키를 구입할 사람은 신청하란다. 한통이 900엔이고 두통짜리는 1700엔이란다. 카스마키는 약 35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특산물로, 얇은 카스테라풍의 빵 속에 팥소를 넣어 말아 만든 대마도의 전통과자로 대마도 여행 선물로 제격이란다. 나도 2개를 신청했다. 고국에 계신 어머니와 아내 생각이 난다.

둘째날 묶을 호텔은 한국인이 경영하는 쓰시마 대아호텔이다. 비가 오는 태평양이 멀리 보이고 오가는 여객선들이 그림같이 보이는 전망좋은 호텔이다. 어제 묶었던 공항호텔에 비하면 지옥과 천당이다. 특히 싱글로 온 친구들도 2인 1실이니 오늘 밤은 푹 잠들수 있구나 싶어 더욱 좋다.

저녁을 먹고 쇼핑을 갔다. 이즈하라에서 제일 큰 마켓이다. 물건값을 둘러보니 비싼것도 있지만 싼것도 있다. 나는 스텐으로 된 삐삐 주전자(2.2리터)를 우리돈 8천원에(한국에서 18,000원정도) 구입했다. 알카라인 건전지는 4개 1,000원이다. 한국에서는 2천원이니 반값이다. 내일이면 필요없는 호주머니의 동전으로 5개나 구입했다.

쇼핑에서 돌아와 호텔식당에서 소주파티를 한다. 식당을 우리가 정리해주는 조건으로 잠시 빌려 남은 소주를 비운다. 얼큰해지니 한명 두명 방으로 간다. 안영길 총무가 설것이를 맡았다. 나는 1층 로비 옆에 있는 대형 목욕탕에서 피로를 풀고 깊은 잠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