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7일(토) 부터 4월19일(월)까지 2박 3일간의 39회 동기회 주관으로 회갑년 기념 대마도 여행을 갔다. 동기 여러분의 협조로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3일간의 여행이지만 의미있는 여행이였습니다. 간단히 요약해보겠습니다.  

여행 첫날

4월 17일 맑은 날씨에 부산 중앙동 국제 여객부두에는 동기들 부부와 싱글 동문들이 여행 보따리를 꾸려 모이기 시작했다. 울산에서 3팀, 서울에서 김달웅부부가 참석하여 전국의 동문이 모인것과 같다. 참석동기 가족이 28명이다. 이 중에 나와 박길성, 송융부, 천철웅이가 싱글이다.

여행이 시작되는 공항이나 부두 터미널은 항상 마음이 설레이는 곳이다. 뱃고동 우는 부두는 더욱 낭만적이다. 대마도도 외국인지라 여권도 있어야 하고 일본 비자도 받아야 한다. 이날 우리를 테운 공기부양선 씨플라워호는 바다오륙도를 뒤로하고 색갈이 시꺼먼 현해탄을 힘차게 달린다. 한시간 여 배의 오른쪽에 대마도 (쯔시마)가 보인다. 대마도 해안선을 따라 우리가 입항하는 이즈하라 항 까지는 다시 1시간을 더 가야한다. 공기부양선이지만 파도위를 스치고 가니 약간의 흔들림이 있다. 배가 고프다.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배안에서 점심을 먹는다.

대마도(쯔시마)의 남쪽 여객항인 이즈하라 항에 도착한다. 타고온 100여명의 승객들이 입국수속을 받는다. 대부분이 한국인으로 우리 팀을 제외하고는 여객들이 낙씨대를 메고 있는 것으로 봐서 대어를 꿈꾸는 釣士들인 듯 무덤덤하다. 입국심사대의 일본인 관리도 무덤덤하게 맞이 한다.

상륙을 하니 신선한 바다 내음이 우리 나라 거제도에 내린 기분이다. 풍경도 그 정도다, 외국 같은 기분은 하나도 없다.
쯔시마는 동경129' 북위 34'로 부산과 시모노세끼사이에 위치한 우리나에 더 가까운 섬이다. 부산에서 49.5㎞ (일본 후쿠오카까지 138㎞)밖에 되지 않으니 울산 정도의 거리다. 면적은 708㎢ (울릉도 10배, 섬 전체 89%가 산림지대며 동서 폭 18㎞, 남북 길이 82㎞며 본 섬 외에 107개의 섬이 있고 그 중 5개 섬이 유인섬이다. 본 섬은 두 개의 섬으로 나눠져 있고, 이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1市 6町 (쓰시마市, 즈하라마치, 미츠시마마치, 토요타마마치, 미네마치, 카미아가타마치, 카미쓰시마마치) 으로 전체인구는 겨우 4만 1천명이다.

이들은 주로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한국관광객이 뿌린 돈이 수입의 상당부분 찾이 하고 있단다. 우리 일행은 도보로 이즈하라시를 돌아보기로 했다. 중심부에 유흥가가 있고 여기는 한국사람이 주로 이용하는지 일본어 보다 한글 안내판이 더 크다. 일본 본토 관광객은 얼마 없다고 한다. 길가에 동전을 넣어 돌리는 세탁기가 눈에 띄인다. 사진관, 병원, 카센타도 있다. 차들은 전부 소형차다. 섬이 좁아 큰차가 오히려 불편할것 같다. 승용차의 번호판이 소형은 노랑색바탕. 중형부터는 흰색이다.  

시내에서 걸어서 5분이면 닿는 곳에 수선사(修善寺)가 위치해 있다. 수선사는 면암 최익현 선생의 시신(屍身)이 일시 안장되었던 곳이다. 동내 골목길에서 십여개의 계단을 올라 경내에 들 어서자 바로「대한인최익현선생순국지비」(大韓人崔益鉉先生殉國之碑)가 시야에 들어왔다. 수선사 뒷 뜰에는 약 백여 기(基)의 묘가 안장되어 있는데 면암 선생 순국비는 경내의 가장 좋은 자리에 위치해 있다. 순국비를 세울 때 주민들의 반발이 우려되었으나 다행히 큰 소란없이 비를 세웠고, 비를 세운 단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해재단이다. 면암선생님은 대마도에 귀양을 올때 일본땅을 밟지 않겠다고 버선안에 조국의 흙을 깔고 오신 분이란다. 우리 일행은 묵념으로 참배했다.

약간 무더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이즈하라 시가 훤히 보이는 서산사에 들리니 절을 증수 한다고 목공들이 분주히 작업하고 있다. 일본에는 절에 무덤이 많다. 이들 무덤에는 한국쪽에서 떠내려온 시신을 매장해두는 곳도 있단다. 이즈하라 시청을 경유하여, 조선왕조 고명딸로 태어난 비운의 황녀(皇女)가 된 덕혜옹주가 망국볼모의 치욕속에서 비극적 일생을 살았다는 가슴 아픈 전설이 담긴 금석(金石)성터를 찾았다. 입구의 성문 돌담은 우리나라 성곽과 흡사하여 백제인들이 구축한 것으로 보였고 덕혜옹주 기념비가 있는 곳까지는 접벗꽃이 만개하여 황녀의 가슴 아픈 사연을 아는듯 모르는듯 우리들을 맞이한다. 기념 촬영을 하고, 대마역사 자료관으로 간다.

나가사키 현립 대마역사민속자료관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일본인인듯한 관광객이 먼저 들어가 우리는 자료관 입구에 세워놓은 조선통신사지비(朝鮮通信使之碑)라고 새겨진 크다란 비석 앞에서 부산에서 만들어간 동기회갑년 기념 대마도 시찰단이란 프랑카드를 펼치고 사진을 찍었다. 자료관은 별로 크지 않은 건물이다. 이층에는 대마일기를 적은 사료가 가득있지만 한국사람 어느구구에게도 공개를 하지않는 극비 문서들이란다.

1층 복도에 유리관을 만들어 보관해둔 유물들에서도 우리나라에서 늘 볼수 있는 옛날 다리미 등과 같은 우리 선조들이 사용한 친근한 유물들로 꾸며저 있다. 이곳에는 조선에서 간행된 훈몽자회가 보관돼 있고 조선통신사와 관련된 인상적인 그림 두루마리가 있다. 16.58m의 두루마리의 일부분을 펼쳐놓았는데 채색으로 그린 조선통신사의 행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림에는 관복을 갖춰입은 우리 통신사가 8명의 일본인이 들고가는 가마에 올라 앉아 있고 그 뒤를 따라 말을 탄 통신사 일행들이 뒤를 따르고 있다. 또 각각의 말에는 두사람씩의 일본인들이 경마잡이를 하고 있다. 일본인들이 우리 통신사를 칙사대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이런 것을 보면 그때 우리가 대마도를 좌지 우지 했음을 알수 있다.

자료관 마당에 대기하고 있던 미니 버스을 타고 조금 이르지만 첫날 숙박할 공항호텔에 도착했다. 공항호텔은 간판에 일본어로 空航INN이고 영어로 공항호텔이라 적혀있다. 우리 나라의 여관급이다. 미리 준히 해둔 저녁을 먹기전에 집행부는 근처 수산물 센타에서 스치로폴 도시락에 썰어 넣어둔 횟감을 사들고 왔다.  소주 안주로 적격이다. 소주가 배속으로 들어가니 찌리~한것이 하루의 여독이 확 풀린다. 이자리에서 친구 부부 소개도 하고, 기념 촬영도 했다. 싱글들은 멍하니 처다만 보면 굴꺽 굴걱 침만 삼켰다. 저녁을 먹은후 열린관광의 홍소장(동고 57회)이 우리를 일본 가라오케에 초대한다. 우리 나라와 노래방과 같다. 크지 않는 노래방에 일본인 젊은이들도 몇몇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초저녁이라 반정도 찻다. 우리는 방을 3개 빌렸다. 먼저온 일행이 울고 넘는 박달재를 부르고 있다.

노래방에 비치되어있는 가사집은 한글과 일본어가 병기되어있는데 우리 노래가 전부 수록되어 있다. 여기서는 부부가 따로 놀기로 하고 방을 그렇게 배치했다. 밤이 이슥하도록 노래를 부르고 맥주를 마시고 돌아오니 아직 신이 풀리지 않는지 술꾼들은 싱글로 온 4명이 배치받은 큰 다다미방에 몰려와 뒷풀이를 한다. 도저히 잠을 잘수가 없다. 아마도 밤 1시가 넘어서 잠을 청하는데 동기 한명이 보이지 않는다며 호텔 전체를 뒤졌지고 있다. 호텔 주변 길가에도 없고, 개울, 다리밑 까지 뒤진다. 하는수 없이 경찰에 신고를 했더니 경찰이 찾아주겠다면 출동하는 사이에 주방뒤에서 술이 취해 자고 있던 친구를 찾았다. 이런 소란이 있고나니 새벽 2시가 넘었다. 내일을 기약하며 잠에 빠저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