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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6:40 --- "꽝"소리에 잠을 깨니,무언가가 침대밑에 박살이 나있다.엊저녁의 [토요소주]후유증에 몸을 뒤척이다,침대옆 SIDE-TABLE에 있었던 장식용 사기접시(마티스의 여자누드가 그려져 있었던)를 깨뜨려 버린것이다.사업하는 사람 집의 아침이 왜 이럴까(?)마누라가 접착제로 붙인다고, 왔다 갔다 하는 통에 완전히 잠을 깨버렸다.
****[토요소주]:한 주간의 음주회수가 좀 적었다고 판단됐을 때 차려지는 우리집의 토요일 술상 - 결정권은 마누라 혼자에게만 있음(나 요즘 이렇게 산답니다......)

2. 07:50 ---오늘은 일요일인데도 큰놈/작은놈(?) 두 놈 다 시험치러 간다고 일찍 집을 나간다.저녁때가 되야 다들 들어 온단다.
***1)큰 놈:대입 수능대비 모의고사/고2인데, 너무 빨리 애를 혹사시키는 겄은 아닌지 자문해 볼 때가 많다.(애들 공부에 대하여 내 의견이 무시된 것는 오래 전의 얘기다.)
***2)작은놈:외국어 고등학교 시험대비 모의고사/얼마전 어버이날에 대학 동아리카페의 게시판에 몰래 침투했었던 놈이다.나에게 수영장 달린 집을 사주겠다고 했으니 마냥 지켜볼 따름이다.

3. 10:40 ---닭죽에 유부초밥 4알/아침겸 점심이란다.(우리집말로 아점)안 먹으면 죽기 때문에 항상 열심히 먹는다.마누라가 음식을 잘하는 편이기도 하지만,먹는 것에 대하여는 비평을 허용하지 않는다.

4. 11:00 ---즐겨보는 TV프로 [진품 명품]:오늘따라 골동품가격이 영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옆에서 마누라가"나이들어 총기가 떨어졌다."고 한다.어찌 떨어진게 총기 뿐이랴....

5. 13:20 ---얼마전 신문에서 봐두었던 벼룩시장[희망시장]을 가기위해 집을 나섰다.전철역까지 걸어서 10분 남짓 걸리는데,오늘은 역까지 차로 마누라를 모셨다.희망시장까지 차로 모시지 않는 것이 섭섭한 눈치였으나,주차사정 등을 감안할때 어쩔 수가 없다.
****[희망시장]:홍익대 정문앞 공원에서, 매주 일요일 오후2시에서 6시까지 반짝 열리는 벼룩시장/황학동이나 인사동에 비해 규모는 훨씬 적으나, 젊은 분위기를 동시에 느낄수 있는 거리라는 점을 감안할 때는 가볼만한 곳임.

6. 14:00 ---반지,귀고리,보석함,열쇠고리,머그잔,접시,풍경,종,그림,책자,레코드,CD,신발,모자,옷가지,목각제품,가죽제품,도자기 제작시연,즉석 공연등...규모는 적지만,이것저것 구경하다보니 한시간은 후딱 지나갔다.문에 달 종(딸랑딸랑)과 애들이 친구들에게 선물할 일이 있으면 요긴하게 쓸수 있는 보석함등/ 총6점을 일금 오천원(\5,000)을 주고 샀다.그나마도 원래는 육천오백원이었는데 마누라가 깍아서 산 겄이다.시장끼가 돌아 뭐 좀 먹자고 하니, 집에가서 축구보며 먹잔다.이래 놓고는 맨날 하는 말이 "밖에 나가 밥 사주는 법이 없다."고 한다.억울하기가 한이 없다.전철역까지 걸어가는 길주변의 홍대 분위기가 너무 좋다.술 한잔 하자고 하고싶은데 말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에이! 그냥 가자.

7. 18:00 ---성남일화와 폴란드/한국대표팀과 프랑스대표팀:두 경기 다 근래에 보기 드물었던, 흥분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축구이야기를하면 말이 너무 길어지니까, 이 정도만 얘기하자.다만 고교후배인 최용수가 얼마 뛰어보지도 못하고 쫓겨나는 바람에, 누구엔가로부터 또 한마디 들었다는얘기는......후배들아!선배 생각해서라도 좀 잘 해라.....
아이들이 오면 밥을 먹으려했는데,전화가 와서 하는 말이 밥을 먹고 들어 오겠단다.오늘 저녁메뉴도 그리 기대할게 없겠네...

8. 24:00 ---희망시장에서 조금 걸은 것이 피곤함으로 이어져 온다.오늘도 다른날과 별 다른게 없은 것 같다.자자.내일을 위해.낮은 베게 높이 베고......내일은 뭐 좀 좋은 일이 있을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