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우리 부모님은 책을 모르고 돈만 버셨던 분이라 책에 대한 개념도 없으셨고 그래서인지 책만은 잘 사주지 않으셨다.

초등학교 때는 고작 이순신, 세종대왕 위인전이 집에 있는 책의 전부였다.

어릴 적 읽을 책이 부족한 난 그래서 늘 책을 갖고 싶었다.

 

중학교에 입학하자 마자 이소룡을 알게 되었고 이소룡을 닮고자 이소룡에 관한 책은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구해서 보고 읽고 또 읽었다.

지금도 35년이나 된 이소룡책들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

이소룡에 관한한 심지어 그의 생일까지도 외우고 다니고 이소룡 훈련법을 그대로 따라하고자 집에다가 내가 손수 훈련도구를 본따 만들었었다.

 

이소룡의 번개같은 스피드는 잘 발달된 복근에서 나오는데 나도 그 복근이 부러워서 공부 대신 복근 운동을 무지했었다.

중학교,고등학교 때 30초에 29회가 만점인 윗몸일으키기 측정에서는 42회까지 기록하여 체육선생님으로부터 " 너처럼 윗몸 일으키기 잘하는 놈은 처음봤다"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이런 복근은 싸움에서 상대를 제압하는 결정요인이 되었다.

싸움도  많이 해 봤지만 내 기억으로는 30초 이상을 넘겨 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하도 싸움에 자신이 있으니 최충일 권투도장을 찾아가 권투에 입문하려고도 했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서유기 전집을 읽었었다. 서유기의 주인공이 손오공인데 손오공은 흔히 만화로 접하는게 일반적이고 중국고대소설 번역본을 그대로 읽어 본 사람은 거의 없을 듯 하다.

 

내가 재수를 하고 있을 땐 참고서 아닌 책을 읽고 싶었는데 나에게 그런 한가로운 시간이 없었다.대학만 어서 붙고 보자라고 이를 악물고 참고서만 읽다가 드디어 학력고사를 마치고 맨 먼저 잡은 책이 김찬삼 세계여행 전질이었다. (김찬삼 교수님은 이미 타계하셨다.)

이 때 이 책을 읽으면서 세계여행의 꿈을 키웠었는데 내가 지금까지 가본 난라는 약 40개국 정도이고 일본은 약 30회 정도 다녀온 것 같다.

 

대학에 입학하여서는 일본문화에 관한 책에 심취하였다.

그 중에 이어령교수님의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나에게 큰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한국 사람이 1년간 일본문화를 연구하고 집필한 책이 이토록 통찰력을 가질 수 있는가에 감탄에 또 감탄하였다 .

 

그리고 청와대 비사를 비롯한 근대 정치사와 시라소니, 김두한, 조양은에 관한 주먹들의 얘기는 거의 전문가 수준일 것이다.

깡패 이야기라면 5시간 정도 쉬지 않고 이야기 할 수 있다.

한번 이야기를 풀어 놓으면 모두 넋을 놓고 내 이야기를 들어 준다.

 

대학교 때 휴학을 하고 방위 입대전까지 약 5개월간의 공백기가 있었는데 이때는 정말 밥만 먹고 나머지 시간은 책만 읽었다.

음악, 정치, 역사... 매일 책한권씩 독한 마음으로 책만 읽었었다.

책살 돈이 없어서 보수동 헌책방을 찾아가 헌책을 한보따리 사다놓고 읽기도 하였다.

 

다방면으로 책을 읽게 된 것은 김대중의 " 행동하는 양심으로" 를 읽으면서 김대중 전대통령의 다양한 방면의 풍부한 지식에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용재야 미안하다 섭섭한 말(니나 마니 읽어라)을 해서...

 

책 많이 읽기로는 세상에 용재를 따를 자가 없는데 내가 너무 아는체를 했나보다.(용재는 고등학교 때 도서부)

 

이런 것을 두고 창녀 앞에서 빤스 벗는다 라고 표현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