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포럼에서 벙개에 참석했다가(강남포럼 참조) 학창시절 '군봉'지에 관한 얘기가 나왔죠. 최연교는 알끼다. 우리가 창간안했나.그래서 가끔 문화에 관한 주제로 얘기를 올리기로 했습네다. 누구라도 좋으니 문화에 관한 주제로 토론에 참석하입시다. 오늘은 시중에 상영중인 일본영화 '사토레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남이 알고있는 내 마음->
               - 영화 ‘사토레라’의 엉뚱한 스토리 설정에 -
‘좀 예쁠 줄 알았는데 이거야 원! 노계잖아’
어렵게 만난 젊은 남녀가 데이트 첫날 속으로 느끼는 감정을 상대방이 속속들이 읽고 있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그럼에도 정작 본인은 모른 채 엉뚱한 말과 행동을 계속한다면 보는 사람들의 기분은 어떨까.
‘사토라레’라는 일본영화의 조금은 바보 같은 스토리 설정이다.
영화는 이러한 바보를 등장시키고자 비행기 사고를 일으키면서 유일한 생존자로 3살짜리 남자아이를 탄생시켰다.
정신적인 충격은 느끼고 생각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순수한 인성을 갖춘 ‘사토라레’를 탄생시켰으며 거짓을 모르고 본성대로 행동하는 인간에게 ‘국가재산’이라는 명목 하에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비밀리에 타인의 관리를  받게 된다는 설정이 관심을 모은다.
부모를 잃고 할머니에 업혀 살아온 오면서 우수한 성적으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로 성장하기까지 감시체제 속에 살아가는 그는 주위를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말과 엉뚱한 행동들을 코믹한 연출로 처리했다.   사랑하는 여인이 꾸며진 각본에 의해 순수한 감정이 놀아나야 하고, 엉뚱한 행동으로 병원을 난장판으로 만들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의 행동을 모른다.
연이어 벌어지는 소동이 본인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모르는 화면들에서 호기심과 재미를 더하게 한 비현실적인 현상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바보 같은 이 같은 해프닝은 끝내 죽음을 앞둔 할머니를 업고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을 장식하는 벚꽃에서 가슴에서 뭉클한 눈물을 요구한다.
영화가 지녀야할 예술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노리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럴 수밖에 없다는 감성에서 당위성을 강조하는 스토리 설정인 것이다.   일본인의 근성은 국가를 위해 벚꽃 날리듯 목숨을 버리는 충성과, 회사의 이익이나 상사를 위해서라면 노사가 타협하고, ‘오야붕’을 위해서라면 배신보다는 활복을 선택하는 조폭문화를 그들은 일본인의 정신이라 부른다.
‘대’를 위해서는 ‘소’를 희생되어야하는 이런 태도를 부정보다는 긍정적으로 여기기 때문에 두 번씩이나 큰 전쟁을 일으키고 남의 나라를 침략하는 기본정신이 되는 것이다.
그들이 자랑하는 이 같은 정신은 실제 그네들의 정신이기에 앞서 그 근본이 독일의 철저한 민족 우월론을 모방한 위선이라는 게 문화인류학적인 분석이다.
명령에 의해서만 이뤄질 수 있는 사무라이나 가미가제 같은 통제가 배제된 채 상관의사가 자신의 위선을 반성하면서 사토라레에게 할머니의 중병 수술을 맡기는 위험한 행동은 실제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위계질서임에도 영화라는 도구를 통해 보여주는 위선인 것이다.   이러한 조작은 척박한 여건 속에 살아남으려는 섬나라 특유의 삶의 투쟁방식이며 모래알 같은 철저한 개인주의를 콘크리트로 위장한 천사일뿐이다.
잘못된 인식이면서도 긍정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또 다른 위장인 것이다.   그러한 바보가 있기에 진실은 더욱 순수하고, 사랑하는 마음과 행동은 더욱 영롱한 빛을 발하는 영화상의 가면으로 해석해본다.   대기업의 비자금이 10억, 100억씩 정치권으로 흘러 들어간 것이 밝혀졌다.  
관련 정치인은 ‘단 한푼도 받지 않았다’고 말할 것이라는 예상이 틀려본 적이 없으며, ‘받긴 했으나 개인적으로 쓴 적은 없다’라고 주장하다가 사실이 확인되면 ‘자금을 요청한 적이 없었다’,  ‘우리 당만의 관습이냐’면서 오리발이 문어발로 탈바꿈하는 게 철새 사촌만도 못한 사람들의 정해진 행동이다.
차라리 영화에서나마 위선을 감춘 ‘사토라레’의 바보 같은 심성이 오히려 솔직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 031121(금) 지종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