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지쟁이 편   ***


그 넘은 진작부터 하라는 공부엔 영 취미란게 없었고 여학생들 꽁무니나 열심히 쫒아 다니느라 그랬던지 외모만은 지극 정성으로 갈고 닦은 덕으로

늘 공부에 주눅이 들어 풀 먹은 급우들의 몰골에 비해 단연 돋보이었던 녀석이었다.

그런 연유로 인해 그랬던지 쉬는 시간은 그 넘의 활동 시간대이었고 공부 시간은 놀거나 모자라지도 않을 것 같은 수면 보충 시간대이었다.

모두들 하나같이 공부하다 죽은 넘은 가문의 영광으로 길이 기억되어질 것이란 득달같은 독려가 유독 그 넘에게 만은 건너 뛰어버린 예외지역 이었지.

그러다 보니 선생님의 눈에 비친 그 넘은 썩 탐탁치가 않았었으리라.

하긴 다 커버린 망아지에게 강제로 물멕이려니 안 먹겠다고 버티는 넘을 우째 멕이겠누 ?

요즘 같으면 뽐뿌라도 목구멍에 디립다 집어 넣어 먹일 수야 있겠지만 그 시절엔 불행히도 그 딴 것들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조차도 모르겠지만 그럴 만큼이나 난리들은 피우질 않았었지.

그러다 보니 그는 늘 선생님의 감정의 파고에 따른 세찬 파도를 늘 온 몸으로 맞아야만 하였었지.

그럼에도 그는 굳건히 버티면서 자신의 고집을 꺽진 않은 듯 하였었다.

드디어 선생님의 작전개시가 시작 되었나 하는 징조가 보이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아마도 작심을 하신듯 강의 도중 책을 든 채 이리저리 다니시다 그 넘 옆에 서서 공부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처럼 하다 기어이 작은 꼬투리 하나를 찾아 내시었다.

그 넘은 자신의 주제에 걸맞지도 않게 손가락에 반지를 끼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당시야 신고 다니는 운동화 색깔만 눈에 들어와도 먹물을 부어 버리거나 바꿔 신어야만 하였고 신은 양말의 색깔이 눈에 거슬려도 벗겨버렸던 시절이었으니까.

느닷없는 선생님의 왕림하심과 오래토록 옆에 서 계심에 벌써 주눅이 들어버린 그 넘에게 선생님의 일갈이 있으시었다.

" 마 ~ 이노마야 ~  "

"  ....  ?    녭 ~  ? "

" 머스마 새끼가 반지가 머꼬 ? "

" .....  "

" 이노마 자슥아 ~ 니는 인자부터 반지쟁이 다 ! "

하심과 동시에 " 초강력 꿀밤 " 서너 개를 순식간에 하사 하시었고 끼고 있던 반지는 " 물증 확보 " 차원에서 인지 압수 당해 버리었다.

열심히 공부하는 척 하던 주위 넘들은 이 갑작스런 소리에 놀라고 반지쟁이 라는 선언문 낭독에 다소의 긴장들이 풀리면서 갑자기 폭소의 한마당으로 변해 버렸었다.

그 넘은 그 넘데로 영광된 " 오늘의 스타 " 로 떠오르고 다시 " 반지쟁이 " 라는 다소 우스꽝스럽긴 하지만 작위까지 하사 받으매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모든 급우들의 우정어린 위로와 축하까지 받긴 했었지만 ...

글쎄 얼마나 아 넘을 쎄게 쥐어 박았으면 그 민둥머리엔 공동묘지 처럼 울퉁불퉁 튀어나온 혹들은 주변 모든 급우들이 쓰다듬어 줬슴에도 며칠 동안이나 그대로 였었으니까 ...



그나저나 그 넘이 이 글을 읽으면 난 죽은 목숨인데 .....

안되겠다 ~

나도 살고 봐야재 ~

일딴 토끼고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