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이가 되면 . . . . . . .

늙은이가 되면 설치지도 말고 미운 소리 우는 소리 헐뜯는 소리 그리고 군소릴랑 하지도 말고 조심조심 일러주고 알고도 모르는 척 어수록하소!

그렇게 사는 것이 평안하다오. 이기려 하지마소.
져주시구려 한걸음  물러서서 양보하는 것이 지혜롭게 사는 비결이라오.

돈, 돈, 돈 욕심을 비우시구려, 아무리 많은 돈 가졌다 해도 죽으면 가져갈 수 없는것

많은 돈 남겨 자식들 싸움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있는 동안 많이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구려.

정말로 돈을 놓치지 말고 죽을 때까지 꼭 잡아야 하오. 옛 친구 만나거든 술 한잔 사주고, 손주 보면 용돈 한 푼 줄 돈 있어야 늘그막에 내 몸 돌보고 모두가 받들어 준다오.

빈 손 공치살랑 아무런 소용없소. 우리끼리 말이지만 사실이라오. 옛날 일들일랑 모두 다 잊고 잘난 체 자랑일랑 하지 마소.

우리들의 시대는 지나갔으니 아무리 버티려고 애를 써 봐도 이 몸이 마음대로 되지를 않소,

그대는 뜨는  해, 나는 지는 해 그런 마음으로 지내시구려. 나의 자녀, 나의 손자, 그리고 이웃 누구에게든지 좋게 뵈는 늙은이로 살으시구려,

자식은 노후 보헌이 아니라오, 해주기를 바라지 마소, 고집하지 말고 시새움도 하지 마소. 당황하지 마소. 성급하지 마소.

뛰지 말고 넘어지지도 말고, 감기에도 걸리지 말구려. 의리를 찾지 마소, 수중에 가진 돈 없고 내 한 몸 아플작시면 그 누가 제 몸처럼 날 돌볼까.

아프면 안되오, 멍청해도 안되오, 늙었지만 바둑도 배우고 기체조도 하시구려,

속옷일랑 날마다 갈아입고 날마다 샤워하고 한 살 더 먹으면 밥 한 숟갈 적게 먹고

또 한 살 더 먹으면 또 한 숟갈 줄여서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구려 듣기는 많이 하고 말은 적게 하소, 어차피 삶은 환상이라지만 그래도 오래 오래 사시구려.

자료제공 : 박진호